2019년 초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에서 출시한 킹덤 하츠 3(Kingdom Hearts III)는 현세대 콘솔에서 가장 주목받은 게임입니다. IGN은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아직 시리즈에 킹덤 하츠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는 걸 보여주는 프랜차이즈의 진화와 결단이 담긴 작품입니다.”
타이틀 개발에 착수할 당시, 스퀘어 에닉스 개발팀은 제작 목표에 대한 확고한 비전이 있었고 상징적이고 다양한 디즈니와 픽사 세계를 킹덤 하츠 브랜드에 맞게 녹여내면서 어떤 문제를 접하게 될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환경 아트 디렉터 사이토 에이지(Saito Eiji)는 말합니다. “킹덤 하츠 3에는 디즈니, 픽사, 그리고 킹덤 하츠의 독자적인 세계까지 10개가 넘는 세계가 있습니다.” “세계마다 고유의 디자인과 독특한 분위기가 있고 저마다 너무 달랐기 때문에 세계별로 고유한 에셋을 제작하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세계마다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에셋을 제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개발자들은 캐릭터와 세계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상호작용이 가능한 몰입감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전투 디렉터 시바타 토모카즈(Shibata Tomokazu)가 말합니다. “가장 큰 목표는 당연히 디즈니의 세계를 재현하는 거였지만, 디즈니랜드처럼 만들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개발팀은 시리즈의 오랜 팬도, 킹덤 하츠 입문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경험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최대한 쉬우면서 접근성도 뛰어난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할 때는 완급도 정말 중요합니다. 개발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건 이런 것들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목표는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경험하는 상호작용으로 이어졌고, 이런 상호작용은 등장하는 세계와 잘 어울리도록 설계됐습니다. “저마다 독특하면서도 고유의 재미가 있는 세계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 세계에서는 배에 탈 수 있고, 토이 스토리(Toy Story) 세계는 장난감 상자처럼 보이게 만드는 등 세계마다 고유의 분위기를 재현하려 했습니다.”라고 레벨 디렉터 우노 카즈키(Oono Kazuki)는 말합니다.
물론 이런 캐릭터, 세계, 그리고 상호작용을 창조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에 팀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방법을 고안해야 했습니다. “아트팀에서는 모든 아티스트가 리듬을 사용하여 머티리얼을 제작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습니다.”라고 프로그래머 요시오카 쿠니타카(Yoshioka Kunitaka)는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아티스트가 마음대로 머티리얼을 만들도록 했지만, 전권을 위임했다가는 머티리얼이 너무 무거워져서 많은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스 코드 액세스 권한은 리드 직급으로 제한하고, 프로그래머팀은 머티리얼 관련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다행히도 언리얼 엔진에서는 소스 코드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므로, 게임의 각 요소에 대한 이미지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독특한 표현이나 시각 요소를 넣으려다 보니, 소스 코드를 대폭 커스터마이징해야 했습니다. UE4의 소스 코드 액세스 없이는 우리 팀이 표현한 고유의 요소를 대부분 실현할 수 없었을 테니, 이번 개발에 이 기능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라고 쿠니타카가 말합니다.
킹덤 하츠 III를 플레이해봤다면 이펙트에 높은 수준의 세부 표현과 폴리싱이 적용됐다는 걸 눈치채셨을 겁니다. 개발팀은 이펙트의 소스 코드에도 자유롭게 액세스할 수 있었습니다. VFX 아티스트 리드 하야시 타케루(Hayashi Takeru)가 말합니다. “엔진을 커스터마이징하지 않았다면 여러분이 킹덤 하츠 3에서 보셨던 수준의 이펙트를 실현할 수 없었을 테니, 소스 코드 액세스는 이펙트팀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머들에게 UE4 엔진을 대폭 커스터마이징해달라고 요청했고, 소스 코드 액세스 기능이 없었다면 지금 킹덤 하츠 3에 사용된 폭넓은 이펙트는 구현할 수 없었을 겁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이펙트의 구현 방식이 구상이나 계획했던 것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소스 코드를 따라가서 내부 상황을 지켜보며 디버깅하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모션 이펙트나 표현 이펙트가 발생할 때도 소스 코드 액세스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모든 팀 구성원이 소스 코드를 직접 다룰 수 있는 건 아니었으므로, 블루프린트 비주얼 스크립팅도 킹덤 하츠 3 개발팀에 도움이 됐습니다. “UE4의 가장 큰 이점은 바로 함수별로 작업을 편리하게 세분화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프로그래머 요시다 타케시(Yoshida Takeshi)가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개발 방식을 고수하게 되면 프로그래머의 부담이 상당히 늘어나 팀 전체에서 병목 현상이 생길 수 있지만, UE4를 활용하면 아티스트나 디자이너가 프로그래머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개발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
각 세계의 이미지와 분위기를 경험으로 구체화할 때 활용할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아주 많았고, 프로토타입 제작과 반복처리 시간도 개발팀이 블루프린트를 쓰기로 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팀원들은 각자 다양한 목적으로 블루프린트를 사용했는데, 게임 디자이너는 블루프린트를 통해 주로 게임의 전체 흐름을 설정하고 블루프린트로 만든 목업으로 프로토타입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블루프린트 목업으로 아이디어를 점검한 다음, 프로그래밍팀이 퍼포먼스 최적화를 통한 퍼포먼스 개선 작업으로 아이디어를 폴리싱합니다. 요소 간 통합이 빠르다는 게 블루프린트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라고 타케시는 말합니다. “프로그래밍팀의 작업 시간을 많이 뺏지 않으면서도 게임플레이의 재미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었고, 빌드를 자주 제작할 필요 없이 블루프린트 기능만으로도 아이디어를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