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주요 음악 매체에서 ‘2000년대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된 음반이라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논의와 정성스러운 리뷰가 이뤄지면서 이 앨범은 그 스토리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모든 관점에서 낱낱이 분석되고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음악 자체는 물론 서사 측면에서도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있어 왔습니다.
특별히 중요한 기념일을 맞은 이 밴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프로젝트의 의미를 규정하고, 궁극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지 결정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두 앨범 키드 에이(Kid A)와 앰니지액(Amnesiac)은 본질적으로 수수께끼로 가득합니다. 이 앨범들이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는 내용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매혹하는 힘이었습니다. 이처럼 열린 가능성은 경이로운 이 앨범을 살펴볼 동기를 부여하고 격동과 혼란 속에서 길을 잃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보상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아티스트에게도 독특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작품이 하나의 해석에 결부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새로운 맥락을 부여하여 팬들에게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살펴볼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현재 PC, Mac, PS5에서 이용 가능한 키드 에이 엠니지아 익스히비션(KID A MNESIA EXHIBITION)은 팬들을 위한 헌정 게임입니다. 이 가상 미술관에서 팬들은 21년 만에 새롭게 만들어진 두 앨범과 관련 아트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미술관은 [네임더머신(namethemachine)]과 아비트러릴리 굿 프로덕션즈(Arbitrarily Good Productions)가 라디오헤드와 에픽게임즈의 지원을 받아 개발했습니다. 본래는 실제 장소에서 전시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열 앨버트 홀(Royal Albert Hall)을 ‘들이받은’ 화물 컨테이너 등)와 팬데믹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를 가상 전시로 바꿔서 살려낸 것입니다. 남은 길은 하나뿐이라고 판단한 네임더머신과 아비트러릴리 굿 프로덕션즈는 언리얼 엔진을 선택했습니다.
현재로 다시 돌아와 보면, 톰 요크(Thom Yorke)조차도 아직 자신들이 뭘 만들었는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톰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가 뭘 하나 만들었는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럴 만도 합니다. 앨범이 그랬던 것처럼 이 전시 또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브루탈리즘적이고, 외계적이고, 색다른 느낌을 주는 미궁입니다. 이는 첫 구상부터 계속 유지됐던 요소입니다. 플레이어는 끊임없이 변하는 방을 지나면서 무한한 공허, 연필 숲, 파티클 그림, 그 시절 라디오헤드 팬들에겐 익숙한 곰과 미노타우로스와 막대 인형을 마주칩니다. 이 또한 의도된 요소입니다. 톰 요크와 스탠리 돈우드(Stanley Donwood)의 엄청나게 많은 아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한편 오랫동안 프로듀서로 일한 나이절 고드리치(Nigel Godrich)는 앨범의 원본 멀티 트랙 레코딩을 거의 분자 단위로 분해하고 재구성했습니다.
그 결과 매혹적이고 다층적이면서 때로는 약간 으스스한 작품이 완성됐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이 작품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팀에게서 작품에 영향을 준 것들, 작품의 의도, 이 프로젝트에 도움이 된 툴에 관해 들어 보았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세요.
이 프로젝트의 개요는 무엇이었나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션 에번스(Sean Evans): 배경 설명을 드리자면, 키드 에이와 앰니지액이 나왔던 시기는 라디오헤드가 작품을 특히 많이 내던 때였습니다. 밴드, 스탠리, 나이절은 함께 수많은 아트워크와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이 아트워크의 대부분은 작곡이 잘 안되던 시기에 만들어졌고, 이로 인해 톰은 시각적인 측면에 깊이 빠졌습니다. 이 전시는 외계의 폐허에서 그 시절의 작품들을 다뤄 보자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미궁과 바벨의 도서관(The Library of Babel)을 결합한 듯한 미술관을 만들어 절망적이지 않으면서도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불어넣으려 했습니다. 때로는 플레이어가 압도되는 느낌이 들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이 디자인에는 정해진 길도, 막다른 길도 없습니다.
아비트러릴리 굿 프로덕션즈 게임 디렉터 첼시 해시(Chelsea Hash): 톰은 이 전시를 ‘일어난 적 없는 미래에 갇히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곡 사용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을 들으셨나요? 곡을 전시에 어떻게 통합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션 에번스: 2019년에 나이절이 이 전시에 포함될 만한 음악 중 일부를 제게 들려줬습니다. 아주 멋졌습니다. 여러 곡이 서로 녹아들면서 때로는 순수한 요소로 남고, 때로는 서로 다른 곡을 연결하는 혼합재가 되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간 곡이었죠. 나이절은 이 전시가 어떤 모습일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오디오 콘셉트에 맞게 구조물을 제작했습니다. 오디오 디자인은 대부분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기보다 갤러리 같은 느낌을 주도록 의도되었습니다. 덕분에 전시의 전체 흐름을 제어하고 전시에 공간과 높낮이를 부여할 수 있어서 대단히 좋았습니다.
나이절과 톰은 피라미드 내부의 큰 공간에서 ‘How to Disappear Completely’, ‘Pyramid Song’, ‘You and Whose Army’ 세 곡을 사용하길 바랐습니다. 이 전시실은 거대한 육각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이절은 이 곡들을 6방향 서라운드로 리믹스하기로 했죠. 그 효과는 굉장했습니다. 플레이어가 공간 안을 움직일 때마다 노래의 다른 부분이 들립니다. 성공적인 접근법이었고, 그 덕분에 다른 노래와 공간은 마치 피라미드 안의 ‘Treefingers’처럼 확장됩니다. 이 곡에는 멀티 트랙이 없었지만 나이절은 다른 요소들을 사용하여 서라운드에 믹싱했습니다.
[네임더머신] 프로듀서 매슈 데이비스(Matthew Davis): 제가 처음 들은 설명은 ‘음악의 폭발’이라는 아이디어였습니다. 음반과 제작 과정에 굉장히 많은 소재들이 있었는데, 그 모든 것들을 구성 요소 단위로 펼쳐서 늘어놓음으로써 소재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뿐 아니라 그 자체를 경험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동안 감정을 전달하거나 특정한 기분이 들게 하기 위해 라이팅을 어떻게 설계하셨나요?
션 에번스: 일반적인 미술관이 아니라 오랫동안 잊힌 신전처럼 보이는 라이팅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라이트뿐만 아니라 프로젝션과 일루미네이팅된 표면을 혼합했습니다. 프로젝션 기술은 저희 팀이 개발했기 때문에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한 전시실에서 수많은 표면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효과적이죠. 라이팅이 적용된 아트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두운 복도를 걸을 때 작품이 길을 밝히는 모습은 대단히 멋집니다.
첼시와 아비트러릴리 굿 프로덕션즈 테크니컬 디렉터 브렛 레이저(Brett Lajzer)가 구현한 또 하나의 커스텀 라이팅은 비디오 화면이 빛을 발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이내믹 일루미네이션으로 씬을 밝히는 텔레비전(Televisions) 전시실이나 픽셀 창고(Pixel Warehouse)의 큰 화면들이 그 결과물입니다.
분위기를 바꿀 때도 라이팅을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피라미드에 있을 때는 모든 것에 라이팅이 적용되고 라이팅이 무한히 계속됩니다. 하지만 나아갈수록 어두운 벽에 녹색 문자열이 점점이 빛나는 텅 빈 공간인 녹색 인광(Green Phosphor)을 거쳐 칠흑처럼 어두운 공허의 공간인 빈 지하실(Empty Basement)까지 점점 더 어두운 전시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라이팅 흐름은 사운드 디자인과 맞아떨어집니다.
레벨 디자인적 요소에는 어떻게 접근하셨나요? 맵을 어떻게 빌드하고, 어떤 흐름으로 만드셨나요?
브렛 레이저: 전시실과 공간 다수는 실제 건물의 일부인 것처럼 동일한 넓이만큼의 물리적 공간을 점유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비록 그중 일부는 현실에 존재할 수 없지만요.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나 제약은 강력한 스트리밍 시스템, 포털, 텔레포트 등 다양한 툴을 사용하여 해결했습니다.
일찍이 저희는 플레이어 주변의 전시실만 로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양쪽 전시실을 동시에 로드해야 하는 경우만 아니면 전시실과 전시실을 중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포털과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물리적으로 떨어진 공간도 연속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피라미드(안팎으로)와 구불구불한 갤러리는 이런 툴을 특히 많이 사용한 영역입니다. 그 덕분에 갤러리를 무한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첼시 해시: 언리얼 엔진을 통한 야심 찬 프로토타입 사전 시각화와 그레이 박스 테스트는 션이 라디오헤드의 크리에이티브 그룹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개발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제작 초창기부터 프로세스를 구성하여 가장 잘 알려진 공간들의 환경을 자신 있게 다듬기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야심 찬 추상 공간과 보다 전통적인 공간 사이의 균형과 리듬을 파악하여 콘텐츠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긴 복도는 그래피티의 캔버스로 삼거나, 이펙트를 위해 어둡게 만들거나, 음악과 사람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콘크리트 창고에서 시작해서 저희 툴키트의 모든 툴을 활용하여 공간을 뒤덮고, 가리고, 번잡하게 또는 고립되게 만들어 플레이어에게 감정을 불러일으키려 했습니다.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공간을 변경하기 위해 색을 어떻게 사용하셨나요?
션 에번스: 첼시와 저는 색이 시각적 이정표가 되도록 의도했습니다. 전시실마다 배색이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알고 차츰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색이 라이팅과도 조화를 이루도록 작업했습니다. 초기부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전체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모든 배색은 의도적으로 조절하고 계획했죠.
여러 전시실을 만들 때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션 에번스: 모든 전시실에는 테마가 있습니다. 아주 추상적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드렸듯이 전체적인 맵은 미궁에서 영향을 받았고, 바벨의 도서관에 대한 그림과 글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거기서 육각형이 나온 것입니다. 바벨의 도서관은 복도 없이 오직 같은 크기의 육각형 방만으로 구성된 가상의 공간입니다. 저희에겐 복도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 아이디어를 엄격하게 고수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시실 다수는 그 안에 들어갈 아트워크를 중심으로 디자인했고, 아트워크 큐레이션은 톰, 댄, 크리스틴 존스(Christine Jones)가 맡았습니다. 피라미드에 들어가기 전의 1층 전시실들은 보다 물리적으로 현실에 가까운 느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피라미드 안에 들어가면 공간이 좀 더 공허하게 느껴지고, 더욱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유령의 방(Ghost Chamber) 같은 일부 전시실은 개발 과정에서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초기의 개념 증명 데모 버전도 있었는데, 그에 비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톰이 목소리를 연기한 로봇 합창단과 애니메이팅된 유령들을 추가하자 방이 활기를 띠었습니다. 종이의 방(Paper Chamber) 같은 일부 전시실은 소스 아트를 좀 더 직접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여기서 선보인 아트는 무수히 많은 스케치북 페이지, 끄적인 낙서, 가사를 적어 놓은 종이들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벽, 바닥, 천장을 모두 종이로 뒤덮으려는 거였죠. 텔레비전 전시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많은 짧은 영상을 재생해야 했기 때문에 천장까지 구형 TV와 VCR을 가득 쌓기로 했습니다. 종이의 방과 텔레비전은 서로를 모방한 전시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 안에는 인퍼널 지오메트리(Infernal Geometry)를 기반으로 한 흥미로운 공간이 있습니다. 방의 벽 개수가 끊임없이 바뀌면서 안에 있는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댄이 알려준 이상한 아이디어죠. 눈에 확 띄게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피라미드 안에서는 영상이 전환될 때마다 벽의 수가 바뀝니다. 엘리베이터를 나서면 좀 더 전통적인 미술관에 도착합니다. 로툰다(Rotunda)는 전시의 모든 아트워크가 등장하는 무한한 갤러리입니다. 일종의 색인과 같죠. 코펜하겐의 라운드 타워 룬데토른(Rundetaarn)을 기반으로 만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간입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풍경 갤러리(Landscape Gallery) 전시실은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Musée de l'Orangerie)의 모네 전시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얼마나 많은 부분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되었나요? 다른 데서 만들어서 블렌딩한 것은 무엇인가요?
첼시 해시: 환경과 캐릭터는 마야(Maya) 등 기존 DCC 툴로 개발했지만, 모든 레벨 디자인 반복작업과 레벨 시퀀스 제작은 언리얼 엔진으로 처리했습니다.
캐릭터 제작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첼시 해시: 우선 라디오헤드의 자료 카탈로그에 있는 공통 테마와 캐릭터 표현을 바탕으로 개요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팀은 애니메이션, 렌더링, 반응성을 실험적으로 결합하여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많은 캐릭터에 반영했습니다. 무작위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저희는 스켈레톤 공유를 통해 이를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에셋 간에 핵심 행동을 공유하면서도 디자이너들이 공간의 페르소나에 맞는 옵션을 빠르게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캐릭터가 이동하는 경로를 미리 선정했고, 제작진이 직접 배치한 NPC가 특정 영역에서 얼마나 많이 드러나게 할지 스포닝 시스템으로 트래킹했습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방 사이를 이동하거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경험할 때 의도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비트러릴리 굿 프로덕션즈 보조 프로듀서 데본 채프먼(Devon Chapman): 이 프로젝트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탐구적 성격이 강한 프로세스였습니다. 당시에 톰과 댄이 발산한 창의적 에너지를 새로운 추상적 환경에 맞게 바꾸는 것이 목표였죠. 저희는 스케치에서 받은 영감을 3D로 만들어 플레이어에게서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낼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라디오헤드의 막대 인간, 곰, 미노타우로스를 알아보는 팬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참신한 결과물을 만들고자 한 것입니다.
이 전시에는 훌륭한 파티클 효과가 몇 가지 있습니다. 특히 숲으로 가는 길이나 'How to Disappear Completely' 시퀀스가 대표적이죠. 파티클 효과의 제작 프로세스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션 에번스: 어떻게 만들지 구상은 했는데 나이아가라를 사용할 줄 몰랐습니다. 언리얼 엔진 외부에서 다른 파티클 시스템으로 만들었지만 언리얼 엔진에 어떻게 넣어야 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제 파티클 시스템의 스틸을 라이다(LiDAR) 데이터로 임포트한 다음 이를 언리얼 엔진 내부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냈고, 그 속도와 스케일을 첼시와 나이아가라 전문가들에게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코머도어(Commodore) 전시실의 터미널 텍스트는 무작위 단어의 깨짐 문제를 루핑 및 처리할 수 있는 커스텀 나이아가라 시스템으로 만들었습니다.
‘How to Disappear Completely’에 설정된 라이다로 애니메이팅된 페인팅 시퀀스는 모두 나이아가라로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페인팅 텍스처에서 파티클 색상을 생성하고 색상 텍스처 자체의 노이즈, 속도, 디스플레이스먼트 프로퍼티에 키를 지정했습니다. 이 값들은 모두 시퀀서를 통해 제어됩니다.
앞서 잠시 소개해 주셨는데, 이 전시에는 놀라운 전시실이 아주 많습니다. 몇 가지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픽셀 창고는 어떻게 만드셨나요?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픽셀 창고에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것처럼 보이는 멋진 이미지 버스트 이펙트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션 에번스: 마지막에 추가된 이 전시실은 햇빛과 화초, 나무가 있는 환한 빨간색 피라미드 아트리움(Pyramid Atrium)에 대한 대답입니다. 픽셀 창고는 차갑고 어두운 인공적인 공간입니다. 마지막에 추가했기 때문에 구현이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공간에 큰 반응을 일으키는 이펙트를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전시실을 완전히 바꿔 놓을 만한 것을 생각했죠. 환경 팀이 제시한 첫 블록아웃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굉장히 빨리 완성됐기 때문에 작업이 즐거웠습니다. 모두 블루프린트로 이루어진 가벼운 구성이었고, 이미 다른 전시실을 위해 만들어 둔 비디오 재생 컨트롤을 사용했기에 구현을 미세조정할 여지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인터랙티브한 경험 가운데 하나가 되었죠. 초기의 프리비즈 전시실들은 보다 영화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졌지만, 이 전시실은 게임에 가까운 관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텔레비전 전시실은 어떤가요? 비디오를 어떻게 선택하고 통합하셨나요?
션 에번스: 그 공간은 비디오 콘셉트를 중심으로 제작됐습니다. 키드 에이와 앰니지액이 발매됐을 때, 라디오헤드는 수많은 짧은 비디오를 내놓았습니다. 일부는 샤이놀라(Shynola)가, 일부는 크리스 브랜(Chris Bran)이 만들었습니다. 당시 웹캐스트에서 잘라낸 비디오도 있었죠. 이 전시실은 실제 공간의 전시를 계획했을 때보다 훨씬 개선됐습니다. 고물상에 착안하여 만들었는데, 언리얼 엔진이 아니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전시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궁극적으로 저희는 이곳에서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이 모두 잘 드러나기를 바랐습니다. 환경 팀과 엔지니어들이 그 부분을 아주 잘 구현했죠. 멀찌감치에서 공간 전체를 그리드로 감상할 수도 있고, 가까이에서 텔레비전 화면의 픽셀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브렛 레이저: 이 전시실에서 가장 큰 난관은 일반적인 시스템에서보다 훨씬 많은 비디오를 재생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72개의 비디오 ‘스트림’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떠올려 낸 시스템은 비디오를 그리드로 사전 합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시실의 TV에 매핑되는 단일 4K 비디오 파일로 만들어서 퍼포먼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재생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에서 서로 다른 다수의 매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화면마다 다른 콘텐츠를 표시하거나 한 영상을 여러 화면에 걸쳐 내보낼 수 있었습니다.
첼시 해시: 저희 테크니컬 아티스트들은 언리얼 엔진의 커스텀 에셋 데이터 시스템을 사용하여 여러 프리셋 모드를 에디터에서 바로 만들었습니다. 비디오가 다수의 화면에 걸쳐 표시되는 경우 머티리얼 UV 오프셋에 데이터를 구워 넣었습니다. 그래서 환경 팀은 CRT 비디오 시스템과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의 매핑을 믿으면서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예술적인 방식으로 TV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TV를 보다 프로시저럴한 방식으로 배열하거나 보다 일반적인 데이터 중심 방식으로 배열한다는 선택지도 있었습니다.
종이의 방은 어땠나요?
첼시 해시: 종이의 방에는 흥미롭게도 나이아가라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셰이더 내에 구현하고 후디니(Houdini)로 처리하여 각 종잇장의 피벗과 UV 데이터를 얻어냈습니다. UV에 대한 엄격한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은 메시 기반 접근법을 의미했습니다.
종이다운 역동적인 움직임과 종이 모서리의 불규칙한 휘날림을 굽는 복잡한 작업에는 방대한 머티리얼 파라미터 컬렉션과 머티리얼 인스턴스 파라미터 구성이 필요했습니다. 첫 단계는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었고, 두 번째 단계는 제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시퀀싱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죠.
또 한편으로는 아트 자체의 프레젠테이션을 가다듬어서 무작위적으로 매번 다른 아트를 표시하게 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바닥에서 천장까지 모두 표시해도 지나치게 픽셀화되지 않는 4K 아틀라스를 퍼포먼스 저해 없이 매핑했고, 종이의 뒷면을 언미러링했고, 고퀄리티 PBR 종이 텍스처 세트를 합성했습니다.
모든 컨트롤을 간소화하고 아트 디렉션 및 제어가 가능한 방식으로 압축하는 것이 이 프로세스의 핵심이었습니다.
매슈 데이비스: 종이의 방은 대단히 흥미로운 오디오 과제였습니다. 이 경험의 다른 곳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기술을 이 방 하나에 집약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오디오-비주얼 경험은 대부분 실존 및 배경 사운드의 혼합에 의존했습니다. 실존 및 배경 사운드에 모두 해당하는 음악이 많았고, 이는 구성에 몰입되는 느낌을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이 전시실의 아이디어는 ‘인 림보(In Limbo)’의 멜로디 요소로 ‘구조화된’ 방을 표현하고, 리듬 부분과 리버브로 ‘해체된’ 빈방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시실이 약 15분 동안의 프로시저럴한 시퀀스에 걸쳐 역동적으로 해체됐다가 재구성되는 동안 모든 것이 구성적으로 뒤섞여 형태를 갖추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전시실 안에서 종이가 회오리바람에 날리는 동안 두 개의 음악적 상태가 서로 교차하는 것입니다. 와이즈(Wwise)로 리얼타임 파라미터 컨트롤(RTPC)을 프로그래밍하고 당시 전시실이 어떻게 해체됐는지, 바람의 방향은 어떤지에 따라 달라지게 했습니다. 그 RTPC를 유휴, 휘날림, 재구성 등 다양한 스테이트를 갖는 SFX 빈(펄럭이는 종이, 바람 등)에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끊임없이 변하는 사운드 폭풍이 완성됐습니다.
마지막으로 ‘You and Whose Army’ 시퀀스에 사용된 멋진 조이트로프 작품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겠어요?
션 에번스: 데모를 제작할 때 피라미드 안을 조이트로프로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복잡한 것은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기 때문에 접어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빈 지하실 시퀀스를 개발할 때 ‘Pyramid Song’에 원환체 셰이프를 사용하는 방안과 원형으로 발생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마침 스탠리가 조이트로프가 대단히 훌륭하면서도 기이하고 오래된 기술이라고 언급했죠. 저는 곧장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언리얼 엔진 외부에서 커스텀 모션 캡처 프레임을 방사형 배열 인스턴스로 분할하여 3D 조이트로프 콘셉트를 만들었죠. 투박하긴 했지만 이펙트는 잘 작동했습니다. 제가 러프 컷을 만들어서 첼시에게 보여줬고, 그쪽에서 언리얼 엔진 블루프린트를 개발하여 훨씬 높은 수준으로 완성했습니다. 블루프린트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여 애니메이션과 메시를 교체하고, 스케일을 애니메이팅하고, 기타 온갖 변수를 조절할 수 있었죠. 나머지는 아트워크를 바탕으로 개발한 3D 캐릭터와 음악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압도적인 힘 앞에 암울함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맞서 싸우죠. 아주 훌륭한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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