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홀드: 크루세이더(Stronghold: Crusader)와 나이트 앤 머천트(Knights & Merchants),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Age of Empires) 같은 고전적인 전략 게임에서 영감을 얻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진 비디오 게임 개발에 대한 애정이 더해져 그렉 스티첸(Greg Styczeń)은 강력한 리얼타임 전략 도시 건설 게임 제작을 시작했으며, 거의 7년에 걸친 개발 과정 동안 대부분 홀로 작업했습니다.
매너 로드(Manor Lords)는 복잡도 높은 도시 건설, 광범위한 전술 전투 그리고 사회 계층 구조를 심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중세 전략 게임입니다. 후디드 홀스(Hooded Horse)가 퍼블리싱하는 이 게임은 4월 26일 출시 예정으로, 수백만 명의 위시리스트에 추가되고 주요 게임 전문 매체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개발자인 스티첸과 함께 RPG Maker 2000으로 개발에 뛰어들어 결국에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여 '정식 출시하는' 첫 번째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과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스티첸은 에픽 메가그랜트에 선정된 것이 게임 개발에 미친 영향과 개발 과정에서 1인 개발자로서 배운 중요한 교훈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어떻게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게임 디렉터 그렉 스티첸: 저는 RPG Maker 2000으로 게임 개발에 처음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친구와 함께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게 지금까지 쭉 저의 취미가 되었죠. 저도 플래시(Flash) 단계를 거쳐 다크 베이직(Dark Basic)으로 넘어갔다가 결국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스튜디오 이름을 슬라빅 매직(Slavic Magic)으로 짓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티첸:위쳐 3: 와일드 헌트(The Witcher 3: Wild Hunt)에서 '보드카와 슬라브의 마법(Vodka and Slavic Magic)'의 결과물이라는 밈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예산은 적지만 열정이 넘치는 폴란드 출신의 인디 개발자인 제게 큰 의미로 다가왔죠. :)
매너 로드가 첫 게임인가요?
스티첸: 이전에 작은 플래시 게임을 완성한 적은 있지만 제대로 된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게임은 제작한 적이 없습니다.
Slavic Magic 제공
매너 로드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티첸: 저는 항상 RTS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스트롱홀드:크루세이더와 초기 BfME, 나이츠 앤 머천트, 세틀러(The Settlers), AoE 등의 게임도 많이 플레이해 봤던 터라 매우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았습니다.
1인 개발자로서 게임 제작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티첸: 하루는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VR 게임을 함께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가 VR 헤드셋을 샀는데 할 만한 게임이 많지 않기도 했죠). 그 아이디어는 실행되진 않았지만, HTC Vive와 완벽하게 호환되는 것 같아서 저는 UE4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UE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직접 개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며, 그 과정에서 컨설턴트의 도움을 얼마나 받고 있나요?
스티첸: 저는 영상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정말 틈틈이 취미로 게임 개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를 고용할 상황은 아니었어요. Patreon을 시작하고 에픽 메가그랜트에 선정되고 난 후에야 일부 작업을 전문가에게 외주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을 고용하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마법처럼 개발 속도가 빨라지지는 않아도 생산성은 즉시 증가했죠.
후디드 호스가 퍼블리셔가 된 계기는 무엇이고, 개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스티첸: 폴링 프론티어(Falling Frontier)의 개발자인 토드 다아시(Todd D'Arcy)가 후디드 호스의 CEO인 팀(Tim)을 처음에 제게 소개해 줬습니다. 당시에는 퍼블리싱에 관심이 없었는데 팀이 계속해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도와주고 정말 훌륭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결국 저는 퍼블리셔가 정말로 도움이 되고 실제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훌륭한 결정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퍼블리셔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위시리스트 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됩니다. 출시 전에 자리에 앉아 모든 언론사에 1,000통의 이메일을 보내고, 스토어에서 태그를 최적화하고, 파트너와 통화하고 싶으신가요? 저로서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 대신 실제 개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는 게임의 인기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기가 낮은 게임의 경우 퍼블리셔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런 경우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전략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너 로드는 '가능한 한 역사적 정확성을 우선시한다'고 쓰셨습니다. 하지만 구현하려는 게임 메커니즘이 14세기 유럽 역사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요. 게임플레이가 역사적 정확성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경우를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스티첸: 글쎄요, 현재로서는 게임에 그다지 '상반되는' 요소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늘 이 게임이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게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역사학자들조차 '역사적으로 정확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실제로 정확한 역사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게임플레이와 사실성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게임이 단순한 시뮬레이션 같은 것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이 되어야 하죠. 보통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약간은 번거롭기도 했지만, 이러한 노력은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진정한 창의력을 발휘하게 해주어 다른 게임에는 없는 메커니즘(또는 비주얼)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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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매너 로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스티첸: 혼자 개발할 때는 개발 속도가 더 빨랐던 것 같습니다. 출시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소셜 미디어를 개설한 후에는 무한한 재작업의 소용돌이에 빠졌던 것 같아요. 재작업은 게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어떤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피드백을 무시해야 할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비전을 고수하라'고 말하지만 이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발견하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저도 제 비전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게임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얼마나 많은 작업이 필요한지가 과소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실제 플레이 시간을 추출하여 재미있게 만드는 것과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주일이면 RTS '프로젝트'를 만들고 카메라와 일부 유닛 작업에 들어갈 수 있지만,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5시간, 20시간, 100시간 동안 플레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도 어려울 수 있지만, 저에게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번거로운 문제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에픽 메가그랜트에 선정된 것이 매너 로드의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스티첸: 에픽 메가그랜트에 선정된 후 저는 본업을 접고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캡을 정리하거나 이벤트에 일러스트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도와줄 프리랜서 아티스트를 더 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작은 것들이 모두 합쳐져서 게임은 취미 프로젝트가 아닌 완성된 작품이 되었습니다.
언리얼 엔진이 혼자서 게임을 개발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스티첸: 7년가량 엔진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직접 엔진을 개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 나오는 카드의 드라이버 호환성, 모든 유형의 AI 업스케일링 기술의 구현, 다양한 스토어, SDK 등에 대해서도 걱정해야 하니까요. 솔직히 사람들이 어떻게 그걸 다 처리하는지 모르겠어요.
Slavic Magic 제공
언리얼 엔진의 어떤 기능이 개발 프로세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나요?
스티첸: LOD 생성 시스템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입니다. 라이브 코딩은 경로 찾기와 같은 디버깅에 정말 유용하고요. 오디오 큐 에디터는 사운드 디자인을 위한 훌륭한 툴이고, 머티리얼 에디터의 기능도 놀라울 정도로 뛰어납니다. 아마 머티리얼 에디터에서 게임 코딩도 가능할 것입니다. 저는 '스태틱 메시 병합' 기능을 좋아해서 꾸준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출시하려고 할 때는 화려한 기능보다 소소한 실질적인 기능의 퀄리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UE에서 최고의 툴 중 하나는 프로파일링 시스템일 것입니다. 개별 기능으로 프레임 레이트 그래프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어떤 항목에 시간(ms)이 얼마나 걸리는지 검사하고 정확히 필요한 부분에 최적화를 적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놀라운 기능이죠.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기능은 많이 언급되지 않는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플러그인이나 다른 툴 없이 CSV에서 데이터 테이블을 임포트할 수 있듯이요. 제 생각에는 이런 종류의 기능이 게임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메가스캔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좋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퀵셀에서 스캔을 구매하는 데 투자해야 했었지만 에픽 덕분에 그 짐을 덜었죠.
현재 언리얼 엔진 4로 개발 중이신데요. 언리얼 엔진 5로 업데이트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스티첸: 네, 하지만 조사를 하고 다른 전문가들과 이야기해 보니 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안정적으로 제시간에 게임을 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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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완성되면서 개발 과정에서 다르게 했었으면 좋았을 거라 여기는 부분이 있나요?
스티첸: '자체 창작'을 줄이고 엔진의 기존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하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초보자 시절에는 엔진의 기본 작동 방식에 제 취향을 맞추기보다는 제가 원하는 대로 시스템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또한 레벨 오브 디테일을 추가할 때 지향해야 할 부분과 자제해야 할 부분을 더 잘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초기에는 디스턴스 필드로 발 밑의 풀이 접히는 모습을 재미있게 만들었지만, 제 유닛은 군중 시뮬레이션이기 때문에 완전하고 적절한 스켈레탈 애니메이션 블루프린트의 다양한 애니메이션 기능을 추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어디를 보든 일관된 레벨 오브 디테일을 기대하기 때문에 그런 너무 멋진 디테일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거든요. 갑자기 구부러지는 풀이 그다지 멋지지 않고 애니메이션이 더 경직돼 보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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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 엔진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하는 1인 개발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스티첸: 엔진과 너무 많이 씨름하지 마세요. 기술적인 부분에 너무 집중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완벽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대신 게임에서 재미를 찾는 데 집중하세요. 정말 멋진 기능을 구현하는 커스텀 컴포넌트를 작성했다고 해도 다음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때 모션 벡터가 올바르게 출력될까요? 대신 기존 컴포넌트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확장성과 일관성에 중점을 두세요. AAA급 환경을 레벨로 만들 경우 그런 환경을 100개 더 만들 수 있는데 20개만 만들고 그만둘 건가요?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슬라빅 매직과 매너 로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나요?
스티첸: 저도 감사합니다. 저는 항상 매우 솔직한 편이라 객관적인 시각으로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기적의 엔진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언리얼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요청할 때마다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에픽 메가그랜트에 선정된 것 뿐만 아니라 에픽에 문의하고 질문할 때 같은 경우에도요. 매너 로드 소식을 확인하시려면 Twitter에서 팔로우하거나 공식 웹사이트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