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머(Shimmer, 스페인어 원제: 풀고레스(Fulgores))는 깊은 감정적 여운을 남기는 인디 단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작품은 난파된 가족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노력이 집착으로 변해가고, 결국 자녀들과의 관계까지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멕시코시티에 있는 언리얼 아카데믹 파트너 스쿨 에세나(Escena)의 학생들과 협업해 제작된 이 영화는 멕시코 영화 아카데미(Mexican Academy of Motion Pictures)가 주관하는 아리엘상(Ariel Awards)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상을 수상하며 멕시코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 무대 중 하나에 올랐습니다.
쉬머는 원래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렌더러를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라이팅처럼 중요한 요소를 초기에 실험해보고자 팀은 언리얼 엔진 기반의 파이프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제작 도중 언리얼 엔진으로 전환하는 결정은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쉬머의 각본, 감독, 프로듀서를 맡은 안드레스 팔마(Andrés Palma)는 말합니다. “UE5가 없었다면 이 단편을 정해진 일정과 예산 내에서 완성하지 못했을 겁니다.”
팀은 배치와 라이팅부터 VFX, 렌더링에 이르기까지 제작 전반에 언리얼 엔진을 활용했습니다. 이 결과는 교육 현장에서도 언리얼 엔진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과, 애니메이션 학교들이 리얼타임 파이프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에세나 애니메이션&크리에이티브 아트 스쿨(Escena School of Animation and Creative Arts)의 실무 프로젝트 교육 총괄인 안드레스 팔마는 산티아고 마자 스테른(Santiago Maza Stern) 및 에세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학생들과 협업하며 쉬머 제작 팀을 이끌었습니다. 에세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학교가 운영하는 인재 양성 센터입니다.
쉬머의 이야기는 팔마 감독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본인의 두려움과 불안을 이 작품에 깊이 투영했습니다.
팔마는 설명합니다. “자신의 일에 지나치게 몰두해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한 한 남자와, 홀로서기를 시작했지만 자신의 역량 부족을 인정하기엔 자존심이 너무 센 딸의 이야기입니다. 지나친 오만함으로 서로를 보듬을 여유조차 없는 두 인물이, 결국 서로를 갈라놓게 될 갈등 속에 깊이 빠져드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10년 동안 이어진 관계가 끝나면서 떠올랐습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그녀는 아이를 원했고, 저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는 적당한 타협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그는 문학으로 눈을 돌렸고, 그러다 조지 손더스(George Saunders)의 단편 스틱스(Sticks)를 우연히 접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자녀들에게 정서적으로 소홀했던 한 아버지가 인생의 너무 늦은 시점에 후회하지만, 끝내 아이들의 용서를 받지 못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만약 아버지가 된다면, 내가 가장 되고 싶지 않았던 모습의 '아버지'상을 중심으로 한 각본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리카르도(Ricardo)는 결코 나쁜 사람으로 설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아이들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을 뿐이죠. 결국 관계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질 때까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팔마는 이야기 초반에 자칫 악역처럼 비칠 수 있는 아버지 캐릭터를 그리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완전히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팔마는 설명합니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유 중 상당 부분은 아버지가 되는 문제와 관련해 제가 내린 선택을 받아들이고, 그 선택에 대해 스스로를 어느 정도 용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제목이 암시하듯 빛은 쉬머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이며, 이러한 서사적 장치는 팀이 영화 제작에 언리얼 엔진을 선택하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언리얼 엔진으로 밝힌 희망의 빛
아버지의 등대에 대한 집착, 루시아(Lucia)의 구조 신호탄, 그리고 하늘을 밝히는 기묘하게 빛나는 생명체들까지, 빛은 쉬머의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빛은 이 영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만, 쉬머에서는 빛이 사실상 하나의 캐릭터처럼 존재합니다. 손전등, 구조 신호탄, 등대처럼 다양한 불빛은 세 주인공들이 가슴에 품은 희망과 꿈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이들이 서로의 빛을 켜고 끄는 순간들에 의해 전개됩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는 빛을 내는 신비로운 생명체 수백 마리가 등장해 이 주제를 한층 더 끌어올립니다.
팀은 처음에 이 단편 영화를 Arnold로 렌더링할 계획이었습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저희에게 익숙한 소프트웨어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리얼타임 렌더링이 퀄리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팀원이 합류하면서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Arnold를 능숙하게 다루는 동시에 UE5 에반젤리스트인 뛰어난 라이팅 슈퍼바이저 파블로 카르데나스(Pablo Cárdenas)를 영입했고, 그는 결국 우리 모두를 언리얼 엔진 팬으로 만들었습니다.”
수정이 이루어질 때마다 렌더를 생성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기존 렌더러와 달리, 언리얼 엔진에서는 라이팅을 즉석에서 조정하고 그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이 라이트들이 매우 복잡한 배경 데이터뿐만 아니라 스토리 자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초기에 미리 확인하는 과정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했습니다. 게다가 최종 렌더링 퀄리티를 포기할 필요도 없었죠. 저희는 렌더 팜을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작은 인디 스튜디오이기 때문에, UE5에서 라이팅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제작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실시간 피드백 덕분에 창의적인 반복 작업을 할 수 있었고 기존 제작 과정의 병목을 해소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었습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이 단편의 몇몇 시퀀스에 대한 라이팅 작업을 직접 하면서 제가 그렇게까지 즐거움을 느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팀 리더였던 그는 원래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위주로 12개 정도의 샷만 직접 라이팅 작업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결국 제가 라이팅 작업을 한 샷이 대략 50개 정도까지 늘어났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인데, 작업 과정 하나하나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교실에서 레드카펫까지
쉬머가 완성되어 오스카 출품 자격도 확보했고 여러 시상식 후보에 오른 가운데, 팔마는 여전히 전통적인 오프라인 파이프라인에 의존하고 있지만 언리얼 엔진으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학교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전합니다.
팔마는 말합니다. “언리얼 엔진으로 전환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입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렌더 팜을 쉽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프리뷰 하나를 보려고 30분씩 기다리는 대신 실시간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쉬머의 수상 성과들은 교육 현장이 리얼타임 기술을 받아들이면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 에세나 팀은 배치, 시뮬레이션, 라이팅, 렌더링을 진행하며 야심 찬 비주얼을 선보이는 애니메이션 단편을 완성했습니다. 이 작품은 업계의 작품들과 나란히 놓아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리얼타임 기술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학교들에게 쉬머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더 빠르고, 더 창의적이고, 더 접근성이 높으며, 이미 교실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