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이 4단계 중 1단계만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각 퍼즐이 한 번씩 로드되는 단순한 퍼즐 게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버전에서는 플레이어가 단순한 UI를 사용해서 플레이할 레벨을 선택하고, 해당 레벨을 완료하면 시퀀스에서 다음 레벨이 잠금 해제됩니다. 카인은 풀 타임으로 근무하면서 취미로 시작한 프로젝트여서 퇴근 후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1단계는 혼자 자유 시간에 작업해서 정확히 8개월 만에 완성되었습니다.이 단계에서 배운 중요한 점은 초기 단계에서 많은 콘텐츠들이 정리된다는 것입니다. 1단계에서는 제가 시도했던 메커니즘의 반 이상을 버려야만 했습니다. 그때 시도했던 다양한 퍼즐 유형을 전부 영상으로 보관하지는 못했지만, 처음에는 플레이어가 월드 밖으로 굴러서 떨어지면 가장 자리 부분에 착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측하기가 어려워서 잘라내야 했습니다. 지금은 월드 밖으로 굴러떨어지면 실패 상태로 전환되어 원래 있던 위치로 다시 돌아옵니다. 다양한 오브젝트가 플레이어에게 붙는 퍼즐도 시도해보고, 월드에 드럼이 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4번째 움직임 마다 드럼을 쳐야 출구 방향으로만 직진할 수 있는 퍼즐도 시도해봤습니다. 하지만 서로 유사하고 잘 어우러지는 몇 개의 메커니즘을 위해서 이런 아이디어들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메커니즘의 수를 줄이더라도 또 다시 남아있는 메커니즘으로 퍼즐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결국 그 퍼즐 중에서도 최소한 반 정도를 잘라내고, 가장 좋은 것만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1단계에서 퍼즐 시퀀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플레이어가 정해진 순서에 따라 퍼즐을 푸는 것보다 아무 때나 원하는 퍼즐을 푸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퍼즐을 시퀀싱하면 내러티브를 전하거나 난이도 곡선이 정확한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퍼즐 하나를 풀지 못하고 다른 옵션이 없으면 게임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퍼즐 세트를 아무 때나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인에 퍼즐 시퀀스가 정해진 캐릭터 세 명이 있고,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퍼즐 한 세트만 플레이해야 했다면, 플레이어가 좌절하고 게임을 영원히 포기하는 상황이 오고 말았을 것입니다.
1단계를 끝냈을 때 제가 만든 결과물이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이 단계에서의 작품을 다듬고 배포할 수 있었지만, 그랬다면 완성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게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게임 스코프를 넓히고 월드에 퍼즐을 전부 끼워 맞추는 데 공을 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2단계:
카인 디자인 2단계입니다. 2단계는 혼자 개발하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제작했는데 정확히 14개월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2단계가 아주 부드럽게 진행됐습니다. 패스로 분류한 퍼즐을 배열하고 Blutility(블류틸리티)를 작성해서 이 버전의 게임에 맞는 이 퍼즐의 아트를 절차에 따라 만들었습니다.단단하게 짜인 월드에 모든 퍼즐을 집어 넣는 작업은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나중에 머리 아픈 고민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곧 그 어떤 퍼즐도 반복처리할 수 없는 지점에 다다르게 된 것입니다. 한 레벨의 바닥이 다른 바닥의 벽이었습니다. 버그를 고치기 위해 퍼즐 1유닛을 옮긴다는 것은 월드의 큰 부분을 바꾼다는 것을 의미했고, 다른 퍼즐에서도 버그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퍼즐이 더 큰 퍼즐로 합쳐지거나 플레이어가 마지막에 하나의 큰 퍼즐로 월드 전체를 터벅터벅 걸어다니는 등 재밌는 순간을 디자인할 계획이었습니다. 이 계획대로 만든다면 제 노력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재밌는 경험으로 만들어내지 못했고, 이런 아이디어를 전부 포기해야 했습니다. 결국은 월드를 아주 빽빽하게 이어 붙이는 노력이 꼭 필요한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시 만든다면 간격을 훨씬 더 넓혔을 것 같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오버월드 맵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플레이어가 뒤로 물러선 뷰로 월드를 보면서 레벨을 클릭하고 바로 그 안으로 뛰어 들어가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른 아이콘이 붙어있고 플레이어가 클릭하면 레벨이 시작되는 패스를 구상했습니다. 올드스쿨 마리오 게임과 유사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실제 지오메트리와 게임 월드가 잘 어우러지는 작업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화면 왼쪽에 레벨 선택 버튼과 레벨 선택 관련 설명을 추가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레벨 선택에서 각 레벨 위로 마우스를 올리면 게임 내 해당하는 레벨이 빛을 냅니다. 월드 내에서의 패스 표현을 볼 수 있고, 클릭하기 쉽게 버튼 간격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이 단계의 타임랩스를 자세히 보면 포기한 기능을 하나 볼 수 있습니다. 그때는 게임 내 캐릭터마다 추가 플레이버 텍스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한 캐릭터만 너무 오래 플레이하면, 다른 캐릭터가 질투하거나 '내가 당신에게 많이 부족한가’ 같은 고민을 플레이어에게 큰 소리로 말하는 등의 텍스트였습니다. 캐릭터 루(Roo)와 오일러(Euler)가 서로 사랑하게 되면, 둘이 함께할 수 있는 특정 레벨을 플레이하라고 플레이어에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을 작업할 때 다키스트 던전(Darkest Dungeon)을 플레이하고 있었는데, 햄릿에 있을 때 순위가 최근 던전 탐험에 반영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카인의 레벨 선택 화면에도 비슷하게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 초성화가 없다 보니 플레이버 텍스트가 이전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버리고, 그 전에 캐릭터가 서로 주고받는 농담과 각 레벨에 내러티브 효과를 더했습니다.
2단계가 끝날 때쯤 카인에 집중하려고 일을 그만뒀습니다. 이 동영상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프로토타입을 여러 퍼블리셔와 플랫폼 소유자에게 보여줘서 프로젝트 추가 개발과 마무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3단계:
3단계에서는 인바이런먼트 아트와 UI 아트의 해상도를 높이고, 스토리에 살을 붙이기 위해 퍼즐을 추가하고, 다이얼로그를 다시 작성했습니다. 3단계는 전업으로 작업해서 6개월이 걸렸고, 아트를 외주 작업자에게 맡기고 미화 20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3단계에서는 어느 때나 맡길 수 있는 아트 애셋 작업자가 3명에서 6명 정도 있었습니다. 그 작업은 콘셉트, 마케팅 이미지, 모델 제작 등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외주 작업자와 어떻게 협업했는지 또는 게임 그래픽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여주는 영상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블록토버 기간에 맞게 카인 디자인에만 집중하겠습니다. 3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디자인 작업은 월드를 스태틱 메시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인바이런먼트 아트에는 절차에 따라 면을 만들었고, 월드 내 각 퍼즐이 각각의 스태틱 메시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한 퍼즐에서의 벽이 종종 다른 퍼즐의 바닥이 되는 복잡한 문제였습니다. 그 레벨의 부분을 담당하는 아티스트에게 전달하기 위해 월드를 섬세하게 수많은 조각으로 나눠야 했습니다. 만약에 카메라를 가리면 각 부분이 위나 아래로 슬라이드할 수 있도록 스크립팅해야 했습니다.또한 이 단계에서 레벨 선택 플로우를 정말 많이 수정했습니다. 이전에는 UI에 월드의 각 지역을 나타내는 탭이 있었습니다. 퍼즐 세트도 이 탭 안에 있었고, 어떤 퍼즐 세트는 댄스 플로어에서 진행되므로 댄스 플로어 탭에, 어떤 퍼즐은 월드에서 진행되므로 오버월드 탭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에게 이러한 퍼즐을 잠금 해제하는 순서는 플레이어의 월드 내 위치보다 훨씬 중요했습니다. 물리적인 위치에 따라 퍼즐을 분류하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레벨 선택 화면에서 탭을 전부 제거해서 모든 퍼즐 세트가 하나의 헤딩 아래에서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각 퍼즐 세트의 축약 버전 UI를 추가해서 확장할 때까지는 플레이어가 기본적인 정보만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퍼즐 시퀀스를 선택하면 월드의 해당 영역을 프레임하기 위해 화면이 확대되고, UI가 확장돼 내러티브를 자세히 보여줍니다. 이런 방식의 프레임은 훨씬 단순했으며, 게임을 이해하기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잠금 해제되지 않은 퍼즐 세트에 잠긴 섹션을 추가했습니다.
이렇게 플레이어가 게임 진척도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3단계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로써 6월 마지막 주에 카인 개발은 마무리됩니다.
4단계:
현재 게임 제작의 마지막 단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마무리 작업과 배포입니다. 카인은 10월 17일에 에픽게임즈 스토어, Xbox One, PS4, Switch로, 11월에는 스테이디어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4단계에서는 9개 언어로 번역하기 위해 규모 있는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카인을 포트합니다.제가 개발하면서 즐거웠던 만큼 플레이도 즐겁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Blocktober 게시물이 다른 레벨 디자이너가 개발 과정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