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파벨라(favela - 빈민가)에는 다채롭고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건축물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이렇게 제멋대로 뻗어나가는 산동네는 1800년대 후반 당시 추방된 군인들이 대도시 주변에 정착하면서 처음 건설되었으며, 이후 브라질 농촌 인구가 도시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지속적으로 유기적인 성장을 해 왔습니다. 주택들은 세대를 거쳐 저렴하거나 발견된 재료들로 지어져, 불규칙적인 건축 양식과 색상이 그 특징입니다.
그러니 도시 계획 컨설팅 회사 vrbn.io 의 디자이너, 마티아스 뷜러(Matthias Buehler)가 이런 환경을 보고 영감을 받아 Esri의 시티엔진(CityEngine) 도시 계획 소프트웨어로 파벨라를 축소한 가상 모델을 만들어낸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브라질 남부에서 파벨라를 한 번 본 적이 있었습니다." 뷜러는 말했습니다. "그런 지형과 울창한 초목, 그리고 미로같은 건축물들이 조화된 것이 마음에 들었죠." 뷜러는 2014년에 동료 아티스트 시릴 오베헨슬리(Cyrill Oberhaensli)와 함께 이 시티엔진 모델을 처음으로 제작했으며, 최근에는 언리얼 엔진으로 실시간 렌더링을 진행했습니다.
이 파벨라 모델은 에픽게임즈의 새로운 언리얼 스튜디오의 CAD 전송 툴, 데이터스미스를 통해 언리얼 엔진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스미스는 시티엔진에서 내보내진 파일을 읽어, 언리얼 엔진에서 최적화된 결과로 전체 씬을 변환합니다. 에픽게임즈는 에스리(Esri) 및 HOK (디자인, 건축, 엔지니어링 및 기획 분야의 유명 다국적 기업)와 협력해 시티엔진과 언리얼 엔진의 데모를 만들어서 시그라프 2017(Siggraph 2017)에서 시티엔진과 데이터스미스의 통합을 처음 선보였으며, 또한 파벨라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스미스의 능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싶었습니다.
"시티엔진을 사용하면 도시 전체뿐만 아니라, 도시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에픽게임즈의 시니어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저, 피에르-펠릭스 브레튼(Pierre-Félix Breton)은 말했습니다. "건축가들에게는 새로운 디자인을 주변 환경에 어울리도록 배치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면, 디자인의 전체 상황을 가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시티엔진의 개발자도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하는 데 관여했으며, 언리얼 엔진에 필요한 것들을 보다 직접적으로 맞추려고 시티엔진을 개선했습니다. "파벨라 프로젝트를 통해 시티엔진의 한계를 실제로 시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에스리의 소프트웨어 디벨로퍼, 사이먼 해글러(Simon Haegler)는 말했습니다. "모든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보았죠."
파벨라 제작
시티엔진은 파벨라 구역을 배치하고 이 씬에 절차적 거리와 건물들을 채우기 위해, (일명 룰이라고 하는)커스텀 스크립트를 사용합니다. 시티엔진의 룰은 건물, 도로, 인도 및 식물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전화선과 쓰레기통과 같은 도시적 요소들의 배치까지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시티엔진 속 파벨라의 절차적 건물, 인도와 식물들의 모습
머티리얼 역시 룰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뷜러는 여러 종류의 표면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텍스처를 준비했으며, 건물의 규모와 기타 요소에 따라 그 텍스처를 조합하고 적용하기 위해 룰을 사용했습니다. 건물의 색상이나 파손, 균열, 그리고 먼지까지도 룰을 통해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파벨라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건물이 건설되고 있기 때문에, 정리되지 않은 건축 자재나 도구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나무 받침대, 양동이, 그리고 쓰레기 봉투 같은 부수적 요소들은 오토데스크 마야(Autodesk Maya) 및 맥슨 시네마 4D(Maxon Cinema 4D)에서 로우 폴리 모델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모델들을 시티엔진으로 가져온 다음, 커스텀 룰을 사용해 인스턴스화하여 배포했습니다.
모델과 인스턴스를 모두 배치하자, 씬 속 폴리곤은 최대 약 1억 5천만 개에 달했습니다.
부수적 씬 요소의 룰 기반 애셋 배포
파벨라 익스포트
뷜러는 2014년에 만든 첫 모델에서, 머티리얼을 최대한 재활용하여 전체 머티리얼 개수를 줄였습니다. 첫 번째 파벨라 모델을 다루었던 2014년 당시의 영상에서는, 맥스웰 렌더(Maxwell Render)로 렌더링한 스틸 샷 몇 장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머티리얼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렌더링 시간은 매 프레임당 10시간에서 40시간까지 걸렸습니다. 이것은 디자인 경험하기 위한 극복할 수 없는 장벽으로, "경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시티엔진을 위한 데이터스미스는 기본적으로 언리얼 엔진에서 실시간 재생을 편리하게 해주는 최적화를 제공합니다. 익스포트 과정에서 식물 등 인스턴스화 된 시티엔진 요소를 개별 오브젝트로 처리할 경우, 자칫하면 총 폴리곤 개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데이터스미스의 익스포터는 시티엔진 인스턴스를 가져다 언리얼 엔진 인스턴스로 바꿔, 메모리 사용은 줄이고 실시간 재생은 최적화합니다. 정리가 되지 않은 건설용 자재나 건축 구성요소, 쓰레기통처럼 시티엔진으로 가져와 인스턴스로 배포된 모델들 역시 데이터스미스에 의해 언리얼 엔진 인스턴스로 변환됩니다.
"데이터스미스 익스포터는 따로 특별한 작업이 필요하지 않도록 제작되었습니다. " 해글러는 말했습니다. "대부분은 클릭 하나로 진행됩니다."
시티엔진에서 파벨라 모델 익스포트하기
언리얼 엔진으로 임포트한 후의 파벨라 모델
"베타 기간 동안 데이터스미스를 개선하기 위해 에스리와 직접 협력하였습니다." 피멘텔은 말했습니다. 또한 피멘텔은 에스리는 에픽게임즈가 API 개선에서 처음으로 협력한 파트너였으며, 반복 테스트를 하는 동안 내보내기 속도가 10배 이상 개선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단 씬을 언리얼 엔진으로 가져온 후에, 에스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벤자민 뉴컴(Benjamin Neukom)이 머티리얼과 라이팅을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파벨라 모델의 일부 머티리얼만 리플렉션이 있기에, 벤자민은 리플렉션 캡처보다는 스크린 스페이스 리플렉션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뉴컴은 베이크드 라이팅이 아니라 다이내믹 라이팅을 사용했습니다. "씬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좋은 느낌을 만들어내기 위해, 빠른 반복작업을 원했기 때문이죠." 뉴컴은 주변 건물들의 창문에서 반사된 빛의 느낌을 주기 위해서, 이미시브 마스크를 사용하여 이 건물들에 있는 높은 밝기의 픽셀을 만들어 실제 라이팅을 사용하는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에스리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는 데이터스미스 API의 능력을 완전히 증명해낼 수 있었습니다." 피멘텔은 말했습니다. "테스트 과정에서 복잡한 에스리 데이터가 어디서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지 많은 부분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파이프라인의 양면에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에픽게임즈와 에스리는 최근 플러그인, 템플릿, 그리고 CAD와 언리얼을 잇는 파이프라인의 교육 과정을 한데 모은 언리얼 스튜디오가 공개되면서, 건축 시각화 분야에서의 실시간 렌더링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을 보았습니다.
"건축은 지금껏 오랫동안 정적인 이미지에 의존해 왔지만, 이것은 자연적인 상호작용을 막아왔으며, 인간이 디자인을 실제 규모에서 경험할 기회를 막고 있었습니다." 피멘텔은 말했습니다. "이제 건축가, 기획자,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제안을 신속하게 반복하여 몰입적으로 그 결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피멘텔은 리얼타임 엔진의 향상이 이러한 진화의 원동력이 되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시간 렌더링을 통해 몰입형 경험이라는 가능성이 열린 것입니다. 최근 CGArchitect 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언리얼 엔진을 빠르게 채택하고 있다'고 나타난 결과도 이런 추세를 증명합니다. VR이 아직 도시 계획 분야에서 주류는 아니지만, "분명 이에 대한 관심은 존재합니다. 상당한 데이터 준비 과정 없이 복잡한 데이터를 리얼타임 엔진으로 가져오는 것이 힘들었을 뿐, 이제는 이 문제를 에스리와 해결했습니다."라고 피멘텔은 말했습니다.
"실시간 렌더링은 디자인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협동 환경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우리는 이렇게 장애물을 하나씩 부수고 흥미로운 미래를 향한 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