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도 예외는 아니죠. 단편이나 에피소드형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면 장시간의 렌더링과 냉난방 등이 필요하므로 많은 전기가 소모됩니다. 그렇다면 다른 스튜디오와 마찬가지로 혁신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면서 환경까지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 카반(La Cabane)은 리얼타임 방식을 채택하여 탁월한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탄소 발자국도 줄인 파이프라인으로 Emmy®에 노미네이트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머시머시와 숲속 친구들(Mush-Mush & the Mushables)의 프로덕션 프로세스를 업데이트했습니다.
모험의 시작
프랑스의 스튜디오 라 카반은 이러한 혁신을 도입하기 전에도 이미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머시머시의 첫 시즌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작은 숲의 수호자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세계로 아이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머시머시는 자아 발견과 자연과의 깊은 교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는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라 카반의 경영진 역시 창작 과정에서의 책임을 스튜디오 DNA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았습니다.
라 카반의 프로듀서 겸 설립자 페린 고티에(Perrine Gauthier)는 말합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콘텐츠의 퀄리티와 가치는 아주 중요합니다. 머시머시의 중심 아이디어는 탐험입니다. 각자의 특별한 재능뿐 아니라 공동체와 주위 환경도 탐험의 대상이죠. 머시머시는 아이들이 자기 자신과 주변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삶을 재미있고 방대한 모험으로 생각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라 카반은 분명 긍정적인 메시지와 의도를 갖고 있지만, 모든 양심적인 기업이 그렇듯이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일을 하기를 원했습니다. 자사의 가치를 회사 웹사이트에만 게시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파이프라인에도 반영하기로 한 것입니다. 유일한 문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임 엔진에 관한 흥미로운 소식과 리얼타임 기술의 가능성이 라 카반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라 카반은 기술을 전환한다는 아이디어를 탐구하기 시작했으며, 게임 엔진 중에 시즌 2에 리얼타임의 장점을 제공할 엔진이 있을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라 카반은 최근 언리얼 엔진에 주력하고 있는 신규 CG 스튜디오 파트너 샤드 CGI(Shards CGI)와 함께 더욱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렌더링 시간이 90% 단축되었고, 이에 따라 프로젝트의 전력 소비량, 렌더 팜, 냉난방 필요성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중대한 테스트
시즌 2 프로덕션 중 카툰 포럼(Cartoon Forum)에서 라 카반에 2021년 이벤트를 위한 티저 영상 제작을 요청했습니다. 라 카반으로서는 처음으로 파이프라인을 테스트할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유럽 최대의 애니메이션 홍보 및 공동 프로덕션 이벤트를 위한 요청이었기에, 라 카반에는 큰 영광이기도 했습니다. 라 카반과 샤드 CGI는 부러지기 직전인 나뭇가지 위에서 머셔블(Mushable)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익살스럽게 상의하는 장면을 담은 티저 영상을 온라인 및 현장 관객에게 선보였습니다.
파이프라인은 실현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을 더 쉽게 만드는 훌륭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샤드 CGI의 CEO 겸 CG 책임자 로망 트리메이유(Romain Trimaille)는 말합니다. “빠르게 반복작업할 수 있고, 렌더링 결과를 몇 시간씩 기다릴 필요가 없는 점이 아주 좋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워크플로가 매우 유연해지고 팀의 근무 환경이 훨씬 편안해지죠. 모든 작업이 즉시 처리되면 짜증 날 일도 없습니다. 아주 많은 정보와 디테일을 알 수 있으면 나중에 재작업할 필요성도 크게 줄어들고요.”
샤드 CGI는 리얼타임 기능이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과 견줄 만할지, 특히 유리, 식물, 헤어 등을 중점적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팀은 언리얼 엔진을 Blender 워크플로의 일부로 활용하여 언리얼 엔진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레이아웃, 라이팅, 최종 프레임 렌더링을 구현합니다. 라 카반과 샤드 CGI는 레이아웃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여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라이팅과 렌더링 문제를 예측하고 효율성을 높였으며, 프로세스 후반에 아트 또는 기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량의 프레임을 다시 렌더링할 필요를 없앴습니다.
덕분에 디렉터 조에리 크리스티앙(Joeri Christiaen)은 라이트의 방향과 섀도를 좌우하는 카메라 각도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장 훌륭한 씬을 촬영하면서도 나중에 라이트 및 섀도 관련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트리메이유는 말합니다. “언리얼의 강력한 내부 레퍼런스 시스템의 뛰어난 유연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버전의 셰이딩, 라이팅, 렌더링을 신속하게 반복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렌더링 시간이 대폭 단축된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즌 1 때는 최종 이미지를 렌더링하는 데 프레임당 50분이 걸렸지만, 시즌 2에서는 그 시간이 프레임당 3분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창작 퀄리티를 높이고 서브서피스 스캐터링을 늘려 디테일을 더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작업을 거듭하면서 팀은 시리즈의 오프닝 시퀀스처럼 이전에 렌더링한 엘리먼트 역시 이렇게 퀄리티를 개선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고티에는 말합니다. “애니메이션의 룩을 유지하면서 퀄리티를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보였죠. 이제 렌더링이 더 깔끔하고, 색도 더 선명해졌으며, 언리얼의 환경 기능 덕분에 숲도 이전보다 훨씬 생기가 넘칩니다."
계속되는 전력 질주
시즌 2 프로덕션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올여름에 컴포짓을 진행할 예정이며, 연말에 첫 에피소드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티에는 말합니다. “에피소드가 훌륭하게 완성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장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감할 만한 섬세한 감정과 생각거리를 토대로 스토리를 만드는 거죠. 부모님들로부터 TV를 창밖으로 던져 버리고 싶게 하는 프로그램 대신 훌륭한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하는데요.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무척 흡족합니다!”
리얼타임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고티에는 혁신을 위해서는 언제나 추가적인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기 마련이기에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이 애니메이션 분야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라 카반은 지속 가능성 컨설턴트와 함께 언리얼 엔진으로의 전환이 탈탄소화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 평가하고 있습니다.
고티에는 말합니다.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통해 프로젝트와 워크플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익숙한 영역에서 벗어나면 흥미로운 일들이 일어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