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우연한 만남
2년 전, 벤쿠버에 설립된 프리시전 OS(Precision OS)는 이제 정형외과 훈련 과정을 가상현실로 제공하는 어엿한 회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3명의 창업자 중 CTO인 콜린 오코너(Colin O’Connor)와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인 로베르토 올리비에라(Roberto Oliveira)는 모두 수십 년간 비디오 게임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래디컬 엔터테인먼트(Radical Entertainment), 블랙박스 게임즈(Black Box Games)와 업계 거물인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를 거친 후, 유나이티드 프론트 게임즈(United Front Games)를 공동 창업한 두 사람은 모드네이션 레이서즈(ModNation Racers)와 슬리핑 독스(Sleeping Dogs)와 같은 타이틀을 크게 성공시켰습니다.2016년, 프리시전 OS의 현 CEO이자 정형외과 전문의인 대니 고엘(Danny Goel)과 올리비에라의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올리비에라는 이 만남을 "아주 우연한 만남"이라고 설명합니다. 그 당시, 두 사람은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던 중이었습니다. 동네 술집에서 만나 오코너가 새로 출시된 HTC Vive의 데모를 선보인 후, 이들은 팀을 이뤄 정형외과 수술용 VR 훈련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문의, 레지던트, 디바이스 회사의 초기 피드백은 긍정적이었고, 여기에 올인하기로 한 세 사람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수술 훈련에 대한 생각을 바꾸다
기존의 외과에서는 플라스틱 모델이나 실습용 시신으로 훈련을 했습니다. 여전히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고엘은 둘 중 어떤 방법도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지는 못한다고 말합니다. 시신의 경우, 표본의 상태가 실습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매번 실제와 다른 차이는 의학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시뮬레이션의 핵심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모델에는 실제 수술에 존재하는 맥락이 부족했습니다. 의학 참고 서적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서적을 통해 수술의 경험적 본질을 배우기는 불가능했습니다.“해부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은 의학 서적으로 볼 때는 모든 것이 명확하게 잘 나뉘어 있으며, 하얀 뼈와 잘 정의된 근육이 나와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고 나서 실제 수술에 들어가서 직접 접근이나 절개를 해보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올리비에라는 말합니다.“
프리시전 OS가 제공하는 VR 훈련의 목표는 실제 환경을 가능한 한 비슷하게 시뮬레이션하여 학생들이 실제 수술과 같은 느낌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실습자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수술 과정에 익숙해진 다음 이를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기 위해 올리비에라와 오코너는 실제로 고엘의 뒤에 서서 수술을 지켜보았고, 의학 서적과 실제 시신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눈으로 본 것을 실시간 VR 환경에 재현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이전에 자체 개발한 유나이티드 프론트(United Front)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 엔진 관련 경험이 있었던 올리비에라와 오코너는 언리얼 엔진을 선택했습니다.
“언리얼 엔진은 시중에 출시된 그 어떤 엔진보다 독보적으로 많은 기능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라며 언리얼 엔진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오코너는 "저희가 처음부터 AAA 수준의 충실도를 달성하길 원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렌더링 엔지니어링에 일가견이 있는 오코너에게는 언리얼 엔진 플랫폼의 개방성 또한 핵심적인 요소였습니다. “저는 코드에도 접근할 수 있기를 원했고, 하드웨어 계층과 내부 GPU 서브미션 콜, VR 환경의 성능을 구현하는 모든 비트 하나하나까지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실제와 똑같은 수술실의 재현
이들은 가상의 환자를 만들기 위해 처음에는 해부 모델 세트를 구입했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이내 깨달았고 직접 모델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더욱 사실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 환자를 스캔하기도 했습니다. 스캔 후보자는 스톡 모델과 달리 수술이 필요한 일반적인 연령과 체격을 가진 사람이어야 했는데, 이는 평범한 체형에 다소 높은 연령대여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수술과 관련해서는 시뮬레이션의 정확성이 특히 중요합니다. 잘못된 묘사가 매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단계를 가능한 한 충실하게 재현해 내기 위해 올리비에라와 오코너는 게임 개발에서 습득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으며, 여기에서 언리얼 엔진의 폭넓고 깊이 있는 기능 세트가 그 몫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블루프린트 시스템, 애니메이션 시스템, 모프 타겟 지원, 버텍스 애니메이션 등을 뒷받침하는 역량을 갖춘 언리얼은 저희가 의료 환경의 재현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몰두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제공해 줍니다.”라고 오코너는 말합니다.
“구축하고 있는 대상에 대한 윤리적 고려 사항도 물론 있습니다. VR이 잘못 묘사하거나 지나치게 낙관적일 경우, 실제 환자를 상대로 할 때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저희는 이러한 상황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래서 가상현실의 모든 양상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공감입니다. 실습자는 자신의 행위가 환자의 생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라고 고엘은 말합니다.
한눈에 보이는 해부학
고엘은 이 모듈을 통해 해부의 전체적인 도식을 배울 수 있길 원했는데, 이것은 그가 수술대 위에서 실전에 임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숙련된 외과의라면 수술 중에 모든 근육을 눈으로 보지 못하더라도 전체적인 해부학적 상황을 매우 능숙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하면서 보는 것은 수술적 해부지만 머릿속에선 해부학 설명도를 떠올리고 있죠. 특정한 신경, 혈관, 근육을 전체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머리로는 그 구조가 어떤지 상상하고 있기 때문에 견인자를 잘못된 위치에 놓거나 부주의로 인한 손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해부학은 2차원으로 배우는 3차원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마음껏 시신으로 실습할 수 없다면, 해부를 어떻게 배우고 배운 내용을 어떻게 보강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프리시전 OS에게 매우 중요한 사실이며, 가능한 한 실제에 가까운 해부학 설명도를 3D로 만드는 데 집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부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해부학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모든 분과의 수술에 있어 그 토대를 이룹니다.”
시각 이상의 감각
이 애플리케이션은 시각적 기능뿐만 아니라 음성 피드백도 갖추고 있어 마취기나 드릴 또는 망치를 사용할 때 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훈련을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경우로 제한되긴 하지만 촉감도 지원됩니다. 고엘은 앤더스 에릭슨(Anders Ericsson)이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 이름 붙인 이 이중순환 시뮬레이션 경험을 형성하는 것이 바로 훈련 중 직접 의사 결정을 내리고 실수를 저지르는 능력이라고 설명합니다.“의사는 수술 전과 수술 중에 내리는 판단을 통해 환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희는 바로 이 의사결정 과정을 저희 시뮬레이션 모듈 내에 구현하고자 합니다.”라고 고엘은 덧붙였습니다.“
하드웨어 선정
촉각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의 비용과 휴대성이 촉각을 어느 정도로 사용할지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많은 고객이 교육용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이러한 장비는 빠르게 설치하고 분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 팀은 전 세계의 서로 다른 지역에 존재하는 의료의 불균형을 줄이려는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복잡한 형태의 하드웨어를 추가할수록 그 사용자는 제한됩니다. 세계 일부 지역에 존재하는 의료 불균형의 해소에 효과를 미치는 일은 프리시전 OS의 주요 고려사항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장 뛰어난 휴대성으로 전 세계에 유통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에 관심과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습니다.”라고 고엘은 말합니다.
휴대성의 향상도 목표 중 하나인데, 이렇게 되면 의대생들이 집, 사무실 또는 학교에서 편리하게 훈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는 하드웨어가 헤드셋을 연결한 데스크탑으로 구현되고 있어 이동에 번거로움을 더하고 있지만, 프리시전 OS 팀은 내년 안에 모바일 VR 디바이스와 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 같은 디바이스로 옮겨 가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외과의 육성
이런 훈련용 기술을 사용하는 데 거부감은 없었을까요?“이것이 꽤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연령대가 낮은 학생들 또는 의사들이 예상 외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또한 연령대가 높은 세대에서 거부감이 나타날 때도 있으며, 때론 놀라운 반응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강요한 적은 없습니다. 사람들도 이 기술이 수술 훈련의 미래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조직들 대부분도 이를 도입할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라고 올리비에라는 말합니다.
전체적으로, 기술이 더 저렴해지고 접근성과 휴대성도 높아지면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추세입니다. 시스템을 사용해 백엔드에서 퍼포먼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생에 대한 수치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다음 세대의 외과의를 양성하고 교육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분명한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현재는 프리시전 OS의 원 파트너였던 열 곳의 북미 대학과 기관에서 수백 명의 레지던트가 프리시전 OS 모듈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모듈은 다른 고객들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 스위스, 프랑스, 호주 등의 국가에서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또한, AO 파운데이션(AO Foundation)이라 알려진 국제기구를 위한 제품과 새로운 수술 전 계획 도구를 사용해 북미에서만 수천 명, 전 세계적으로는 수만 명의 학생을 교육할 계획입니다.
2019년 5월, 프리시전 OS는 캐나다 왕립 의학회(Royal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of Canada)의 공급업체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이제 외과의를 위한 지속적 의학 교육(CME)의 성과 평가 구성요소로 이 훈련이 사용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명망 높은 기관에서 받은 이번 승인은 VR을 통해 가장 높은 품질의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던 이 기업의 노력에 대한 인정이기도 합니다.
의학과 기술의 만남은 공고했던 내과의와 외과의 교육 방식에 혁신을 가지고 올 것입니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프리시전 OS의 팀 전체는 높아진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집도의로서 저는 저희가 디테일에 쏟아붓고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큰 반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수련의가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지가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파트너와 사용자가 저희에게 보내주는 신뢰는 저희 콘텐츠에도 반영됩니다. 그분들이 가상 현실에서 연습해서 정확하게 수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 그 결과가 전 세계 환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라고 고엘은 말합니다.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는 방법이 궁금하신가요? 어떤 문의라도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