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16.

B.C.E.에서 화끈한 원시 난투극을 즐겨봅시다

글쓴이 Jeremy Peel,

원시인 부족 둘이 모여 불빛과 온기를 둘러싼 싸움을 벌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봤으면 흐뭇해했을 광경입니다. 주위에는 계속 벼락이 떨어져 나무에 불을 붙이고, 원시인들은 양 쪽의 동굴에서 우우 몰려나와 이 불씨를 가져다 불을 피웁니다. 무기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불꽃의 크기도 점점 커지고, 자기네 불꽃이 꺼지려 한다면 이제 상대편의 불꽃을 훔쳐와야 하겠죠.

넵, B.C.E.는 말 그대로 불화를 일으키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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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구상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원시인들이 몽둥이를 들고 서로를 때려잡는 게임이라니, 굉징히 기묘하면서 원색적이고 나사빠진 느낌이잖아요.” 보스턴에 위치한 블루 드롭 게임스(Blue Drop Games)의 개발자, 아준 라오(Arjun Rao) 씨의 말입니다.

B.C.E.가 처음부터 이런 원시적인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원래 초기 구상은 킬 유어 프렌즈(Kill Your Friends)라는 협동 게임이었는데, 4명의 플레이어가 협동해 1명의 연쇄살인범에게서 도망치는 공포 영화스러운 느낌이었죠. 하지만 개발 도중 스팀에 게임 2개가 출시됩니다. 하나는 똑같이 4:1로 살인범에게 맞서는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Dead by Daylight)이었고, 또 하나는 공포 영화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의 공식 게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약한 유저들이 협동해서 강한 유저를 상대한다는 컨셉의 게임은 '이볼브(Evolve)' 하나 뿐이었는데, 이젠 경쟁작도 많아진데다 게임 분위기까지 비슷비슷해진 겁니다.

 

킬 유어 프렌즈를 계속 개발하려면 방향을 돌려야 했습니다. 물론 블루 드롭 게임스의 개발자들은 크게 실망했죠. 하지만 개발이 막다른 벽에 부딪힌 바로 그 때, 개발자 코너 골든(Conor Golden)이 아무 생각 없이 Rusted Root의 Send Me On My Way 기타 반주를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는군요. 이걸 듣던 개발자들은 이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았던 영화 마틸다와 아이스 에이지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짜잔, 원시인들이 대판 싸우는 컨셉의 게임이 태어났습니다.

킬 유어 프렌즈의 발자취는 아직 게임에 남아있습니다. 뭐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셔도 좋습니다, B.C.E. 게임이 시작되는 동굴 속에는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발자국들이 찍혀있으니까요. 하지만 B.C.E. 역시 나름대로의 흥미로운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바로 살짝 변형된 CTF(깃발 뺏기) 게임이죠.

게임의 승패는 점수로 결정됩니다. 각 팀은 3초마다 자신들이 피운 모닥불의 크기에 비례한 점수를 받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이 들고 있는 나무 무기를 모닥불에 집어넣어 불길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은 곧 게임 속에서 무슨 행동을 하든 다 점수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죠.

“모든 플레이어들은 직접 점수를 올릴 수 있어요. 다른 게임들처럼 그냥 깃발 들고 있는 플레이어 혼자 점수를 따는 시스템이 아니죠.” 라오 씨의 설명입니다. “깃발 하나짜리 CTF 게임은 다들 깃발을 뺏고 싶어서 눈에 불을 켜기 때문에, 게임이 굉장히 일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다들 공격만 나가요. 반면 B.C.E.는 이미 누군가가 불을 훔쳤더라도, 플레이어 역시 언제든지 점수를 얻는데 기여할 수 있어요. 이기려면 모두가 협동해야 하는 줄다리기같은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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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흥미로운 점을 꼽아보라면 상대팀의 나무를 빼앗아 우리 편의 불을 키울 수도 있다는 점이죠. 플레이어가 한번 죽을때마다 적들의 불꽃은 점점 더 커지는 겁니다. 특히 본인이 죽으면서 불 붙은 몽둥이나 나무 창을 뺏겼다면, 팀은 더욱 뼈아픈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게임 테스트 단계부터 벌써 여러가지 전략들이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팀은 계속 불만 키웠고, 어떤 팀은 아예 장작만 모으는 그룹을 따로 만들어서 공격자들에게 계속 무기를 보급해주었습니다. 또 아주 공격적인 전략으로는 아예 자기네 진영의 동굴은 완전히 비워버린 다음, 최대한 넓게 퍼져 전체적인 시야를 파악하면서 빈집털이를 방지하는 전략도 있었습니다. 물론 딱 한 명만 놓치더라도 본진의 불꽃은 그냥 꺼져버리는 어마어마한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요.

그러니 1:1간에 벌어지는 전투도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수 한번 했다간 적들의 불길이 치솟을테니까요. 그러니 지원군이 도착할때까지 기다리거나, 무기를 던질 각을 아주 정확하게 재어야만 합니다. 빗나갔다고요? 축하합니다. 몽둥이 찜질이 예약되셨습니다. 덤으로 상대편 점수도 올라가겠죠.

“B.C.E.는 게임에 대한 경험을 많이 쌓더라도 여전히 1:1 전투의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라고 라오는 말했습니다. “그래도 멀티 플레이어는 비교적 만들기가 쉽죠. 일단 기본적인 판만 깔아주면 나머지 재미는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채워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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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B.C.E.의 게임 요소들이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게임 시야가 일반 3D 게임처럼 비스듬하게 내려다보는 구조였는데, 이런 시야가 화면 아래쪽에 맹점을 만든다는 사실을 악용한 사람들이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창을 던져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몇 달동안 레벨을 다시 디자인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죠.

라오 씨의 말에 따르면 언리얼 엔진 4의 블루프린트가 시스템의 스크립트를 굉장히 간편하게 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B.C.E.도 생각보다 훨씬 빨리 완성되었다고 하네요.“원래대로라면 진짜 몇 날 며칠을 코딩에만 매달리면서 끙끙거려야 할 작업 분량인데, 비주얼 스크립팅을 활용하면 그냥 노드 몇 개 넣는 것만으로 훨씬 빠르게 작업을 끝낼 수 있다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예요.”

B.C.E.는 9일 전에 스팀에서 그린라이트로 판정을 받은 덕분에, Blue Drop feel은 원래 연쇄살인 시뮬레이션이었던 게임이 원시인 배틀로 바뀌었다는 사실에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번 개발했던 게임을 갈아엎는 것은 정말 스트레스받는 일입니다.” 라오 씨는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그냥 게임 개발도 스트레스를 꽤 받는 일인데,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봐야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지는 꼴이니까요. 진짜 수백시간을 들여서 노력과 열정을 쏟아붓는데, 결과물은 내가 보기에도 시원치않고 돌아오는 반응은 '이게 재밌냐?'는 것뿐이잖아요.

그러니 플레이어들이 우리가 만든 게임을 골라서 재밌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릅니다. 뭐 당연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게임 개발자에게 그보다 더 나은 보상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B.C.E.는 현재 스팀 그린라이트에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 본사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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