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4일

영국산 슈팅 게임 Blister로 치밀한 침투 전술을 짜봅시다

저자: Jeremy Peel,

개발자들이 공통적으로 끙끙 앓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게임이 발매되고 3년, 4년이 지난 후에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배경 설정은 대체 어떻게 만드는 걸까? 

게임 제작사 아이템 42(Item 42)에게 이 정도 문제는 걱정거리도 안됩니다. 영국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게임 회사가, 국가 주권을 두고 왕당파와 반란군 사이의 내전이 터져버린 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신작을 내버렸으니까요. 무슨 욕을 먹든 일단 꽤 관심이 끌릴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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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마세요.” 화제의 게임 블리스터(Blister)의 리드 디자이너, 브렛 웨어(Bret Ware)의 말입니다. “대충 1년쯤 전에 완전히 망해버린 영국을 배경으로 한 게임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을 때에도 설정은 그냥 망상일 뿐이었어요. 영국 의회의 역사가 좀 오래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현대사 가지고 장난 좀 쳤다고 이렇게 화제에 오르다니 놀라운 일이예요.”

블리스터의 배경이 되는 영국은 의회가 완전히 망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때 입헌군주제 때문에 이름값도 못하던 왕실에서 군사력을 잡아버리는 바람에, 나라 전체가 내전에 휩싸이기 직전입니다. 이제 플레이어는 왕당파 측 재난 대응 부대의 분대장이 되어, 각종 인질극을 해결하고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제거해야만 합니다. 국왕 폐하의 이름으로 국가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죠. 레인보우 식스(Rainbow Six) 스타일로요.

 

아이템 42 제작사는 고전 레인보우 식스의 플레이어들이 싱글 캠페인을 굉장히 재미있게 즐겼다는 점에 개발의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플레이어는 Blister에서 무선 조종 드론을 보내 목표 구역을 정찰하고 타겟을 찾은 다음, NPC 부대원들이 어떻게 행동을 취해야 할지 정확하게 지시를 내려준 후에 분대장 캐릭터의 시점에서 FPS 전투를 펼치게 됩니다.

“꼭 체스판 위에서 이번 게임에 둘 수를 한번에 결정하는 것하고 똑같아요. 그 다음엔 내가 직접 체스판 위의 말이 되어서 죄다 박살내어 버리는 거죠.” 웨어는 설명합니다. “블리스터의 게임 방식을 간단하게 설명하라면 이게 딱이네요. 계획하고, 실행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고.”

이 드론도 톰 클랜시(Tom Clancy, 레인보우 식스의 원작자)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물건입니다. 플레이어는 이 드론을 통해 자신의 분대에게 세세한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일반적엔 FPS 게임이라면 엄청나게 번거로울 작업이죠.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구역을 정찰하고, 반란군들의 위치를 추적하며, 인질과 임무 목표의 위치를 표시해놓습니다. 또한 자신을 따르는 경찰들에게 명령을 내려 적들을 체포하고, 버튼을 눌러 플랫폼을 아래로 내리고, 환풍구에 최루탄을 던지는 등 특정한 행동을 수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적진에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전에 이런 명령들을 잘 조합하면, 보다 탄탄한 계획을 세워 분대원들에게 복잡한 명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명령을 잘못 내렸다면? 그 불행한 대원 없이 나머지 스테이지를 진행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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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스터의 캠페인 맵들은 모두 수많은 구역들로 쪼개어져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맵을 한 구역, 한 구역씩 장악해가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되죠. 그 배경이 공격을 당한 핵발전소이든, 점령당한 화물선이든, 왕궁이든, 아니면 하다못해 Hadrian’s Wall(고대 영국에 살던 로마인들이 켈트 인들을 격리하기 위해 지은 성벽)이든 말입니다. 웨어는 맨 마지막 맵을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잉글랜드 놈들을 격리하는 벽입니다,” 웨어는 설명을 강조했습니다.

최고로군요. 지금 게임이 구설수에 오르든 말든 Item 42는 꿋꿋하게 자신들의 설정을 밀고 나갈 생각인가 봅니다. 그러니 차도 엄청나게 마실거고, 치아 상태는 엉망일 것이며, 무뚝뚝한 영국식 예절도 그대로 볼 수 있겠죠.

“전술 슈팅 게임의 설정은 다 거기서 거기라 너무 지루합니다.” 웨어는 말합니다. “맨날 테러리스트 진압하는 경찰특공대 아니면 중동 애들 때려잡는 미군이란 말이죠. 게임은 좀 현실의 탈출구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역사에서 모티브를 따서 소설을 쓴 다음, 게임의 배경으로 삼아봤습니다.”

제작진은 영국에서 벌어졌던 실제 역사속의 내전을 바탕으로 Ironsides, Roundheads와 Barons 등의 세력들을 만든 다음, 각각의 난이도를 부여하여 플레이어의 적으로 설정했습니다. 영국이 지금껏 겪었던 숱한 내전처럼, 이번 전쟁도 왕실과 지주들 사이에 벌어진 전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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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는 왕당파의 수호자이자 기득권층을 지키는 인물입니다.” 웨어는 계속 설명합니다. “하지만 반대편에 서 있는 반란군 역시 아주 무자비한 놈들입니다. 딱 역사속의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처럼 말이죠. 물론 고증을 철저하게 살렸기 때문에,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바로 민간인들이 될 겁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싸움에 휘말려버린 민간인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선택의 결과는 게임의 엔딩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레인보우 식스의 신작인 시즈(Rainbow Six: Siege)는 아예 싱글 플레이어를 완전히 외면한 것 같지만, 아이템 42 제작진은 아직도 지휘형 택티컬 슈터 장르에 파고들만한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는가 봅니다.

“지금 FPS 시장은 다들 멀티플레이어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점이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웨어의 말입니다. “싱글플레이에 약간 독특한 게임 요소만 넣어주면 재미있는 슈팅 게임으로 인기를 끌 수 있거든요. 

“싱글플레이 무시한 것도 다 자기 손해죠. 타이탄폴(Titanfall)이랑 시즈는 둘 다 싱글 캠페인도 없이 내놓았다가 망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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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는 언리얼 엔진 4 블루프린트의 빠른 반복 처리 기능을 활용해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나 SWAT 시리즈가 절대 건드리지 못했던 영역까지 도달했습니다. 아프지도 않은 콩알탄 총, 신성 수류탄급의 화력을 자랑하는 폭발물, 적들의 정신을 조종해 알아서 항복하게 만드는 초능력 배틀, 그리고 무엇보다 뭘 쏘든지 모조리 튕겨내버리는 위엄의 방탄조끼까지. 이 모든 요소들은 단 두 명으로 이루어진 제작팀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뤄놓은 것들을 보면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 리건 웨어(Regan Ware)의 말입니다. “우리는 정말 엄청나게 작은 팀인데도 이렇게 많은 진전을 일구어냈다는게 아직도 밑겨지지가 않아요.”

“쏘고, 또 쏘고,” 브렛이 끝을 맺었습니다. “차 한 모금 마시고, 또 쏘는 거죠.”

블리스터는 지금 스팀 그린라이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 본사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