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은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Every day is a good day for racing).” 마일스톤(Milestone) 사가 차세대 모터크로스 시뮬레이션 게임 MXGP3을 출시하며 내세운 캐치 프레이즈입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화창한 여름 주말을 골라 레이싱을 나가겠죠.
하지만 MXGP의 라이더들은 다릅니다. 이들은 장대비를 맞고 진흙반죽처럼 뭉그러진 레이스 트랙을 질주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런 트랙에서 단 몇 바퀴만 돌면 오토바이 바퀴자국이 트랙을 완전히 갈아엎어 놓으며, 최악의 날씨에는 아예 라이더를 반쯤 가릴 정도의 참호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진흙탕이야말로 오토바이 레이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의 바로 눈 앞에서 이루어지는 역동적인 지형 변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마일스톤의 신작 MXGP3에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트랙을 통해 실제 스포츠를 똑같이 모사해내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런 과업을 이루어내기 위해 MXGP3에 적용된 전문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흙 조각 작업
마일스톤 사의 엔지니어들은 지난 20년 동안 자신들만의 기술을 갈고 닦아 완벽하게 만들어 왔으며 MXGP3에서는 이를 통해 만들어낸 새 엔진을 사용하였습니다.
“사실 완전히 새로 시작한 셈입니다.” 리드 프로그래머 지안루카 바버라(Gianluca Barbera)의 말입니다. “하지만 언리얼 엔진 4의 요소들이 있었으니, 새로 시작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지금껏 개발해왔던 옛 코드들과 20년 동안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언리얼 엔진 에디터 내에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였습니다. 이런 기반이 있었다는 것은 개발자들이 게임의 물리 효과 및 지형 편집을 위해 수많은 커스텀 툴을 직접 만들 필요 없이, 엔진 내에 있는 툴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언리얼 엔진 내의 피직스는 지형의 재질과 구성 요소를 순식간에 파악해냅니다.” 시니어 R&D 디벨로퍼 알렉상드르 레베르테(Alexandre Lebertre)는 말했습니다. “바이크는 게임 속에서 지형을 통과하면서 해당 지형에 힘을 적용하여, 시뮬레이션과 일치하는 형태로 지형을 변형시킵니다.”
마일스톤만의 바이크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언리얼 엔진 4 내에 내장된 엔비디아 피직스(Nvidia PhysX)와 연계하며, 이를 통해 만들어낸 연산은 레이싱 트랙을 통해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트랙 표면의 진흙들은 그 위를 지나가는 바이크의 속도와 방향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됩니다. 진흙 위로 직진할 경우 깔끔한 직선형의 자국이 남지만, 격렬한 드리프트를 할 경우 아주 엉망진창의 지형이 만들어집니다.
숙련된 플레이어는 이렇게 변형된 트랙의 경사와 굴곡을 유리하게 이용하여 바이크의 가속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굴곡진 경사로를 이용하여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은 마치 iOS 플랫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초현실주의 게임, 타이니 윙즈(Tiny Wings)의 게임성을 다시 변주해낸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에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약간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바버라는 강조합니다. “지형에 극단적인 굴곡들이 너무 많이 생겨버리면 바이크를 타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니까요. 그래서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을 구현하되 재미있는 게임성도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레베터가 덧붙인 말처럼, 마일스톤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언리얼에 통합하는 과업을 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까지 했습니다. .”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레이싱
마일스톤이 현실적인 모터크로스 게임을 제작하면서 부딪힌 과제는 이 뿐만이 아니라, 한 게임 내에 등장하는 레이서의 숫자 그 자체 역시 극복해야 했습니다. MXGP3 속에서 구현된 트랙의 넉넉한 너비를 감안한다면, 이런 트랙에서 10대 이상의 바이크가 동시에 경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결국 퍼포먼스 확보가 또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마일스톤은 자신들만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바이크는 바, 핸들, 그리고 커스텀 스티커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가 고해상도로 구현됩니다. 하지만 마일스톤의 해결책에 따르면, 이런 세부사항들은 플레이어 시점에 따라 그 묘사 수준이 달라집니다.
“플레이어의 시점이 바이크를 향해 있으면, 해당 바이크의 세부 묘사와 커스텀 요소, 그리고 고해상도 텍스처가 완전히 구현된 채 보여집니다.” 레베르테는 말합니다. “하지만 멀리 있는 바이크나 화면 언저리의 바이크 등 플레이어 시야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바이크의 경우에는, 세부 묘사의 구현 수준을 낮추어 더 높은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철학은 애니메이션에도 적용되었습니다. MXGP3의 라이더들은 복잡한 애니메이션 트리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높낮이를 가진 게임 내 지형에 반응하며, 이로 인해 발이 지형 속에 낀다거나 하는 사태를 방지합니다. 그러면서도 플레이어의 시야 언저리에 위치한 라이더들은 보다 간소화한 데이터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만들어, 게임 전체가 부드럽게 작동하도록 하였습니다.
“저희의 최종 목표는 ‘전작보다 퇴보하지는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바바라는 말합니다. “전작 MXGP2에서는 총 22명의 라이더가 등장했으니, ‘이번에는 좀 줄이자’는 마음을 먹기도 참 쉬웠겠죠. 그러면 안됩니다. 이번에도 훨씬 낫게, 최소한 전작만큼은 만들어 내려 노력했습니다. 저희의 한계를 돌파하고 싶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마일스톤이 MXGP3에서 이루어낸 성과를 평가하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마일스톤이 현실성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한 역동적인 지형 변형 시뮬레이션은 게임 속의 다른 특징들을 완전히 빛바래게 만들 정도로 인상적이니까요. 이는 분명 E3에 출품되는 일반적인 대작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만들어낸 밀라노 장인들과의 인터뷰에서는 상당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엔 잘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레베르테는 스스로를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잘 해낸 것 같아요.”
MXGP3는 현재 스팀(Steam)에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