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출시된 스틱스: 마스터 오브 섀도우(Styx: Master of Shadows)는 반짝이는 보물을 매의 눈으로 노리는 고블린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게임의 특징에 걸맞게 스틱스의 제작사 사이아나이드(Cyanide)는 자신들의 작품을 보석의 원석처럼 여겨서, 전작이 거의 발매되자마자 곧바로 속편의 아이디어 모색 및 프로토타입 작업을 시작했었습니다.
“전작은 여론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으며, 이 중 대부분이 게이머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리드 레벨 디자이너 줄리앙 데소투(Julien Desourteaux)는 회상합니다. “사람들은 캐릭터를 굉장히 좋아했죠. 이 부분을 더 멋지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2년 반이 지난 후 스팀 플랫폼으로 출시된 스틱스: 샤드 오브 다크니스(Styx: Shards of Darkness)는 ‘매우 긍정적’이라는 유저 평점을 받았습니다. 사이아나이드는 이런 높은 평점을 받게 된 것에는 새로운 기술적 경지로 성장한 것의 역할이 아주 컸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 새 엔진으로 바꾸다.
사이아나이드가 스틱스의 속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여주었던 점은, 바로 게임 엔진을 언리얼 엔진 3에서 언리얼 엔진 4로 업그레이드한 것입니다.
“다 발전을 위한 변화였습니다.” 데소투는 설명합니다. “엔진을 바꾼 덕분에 더 나은 그래픽과 시네마틱을 제작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스토리텔링이나 다양한 배경을 보여주는 데 정말 굉장하게 작용하였습니다.”
이런 변화는 스틱스의 레벨 디자이너들에게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익숙하게 사용해 온 엔진이 성능만 좋아진 듯한 것과 다름이 없었으니까요. 사이아나이드의 프로그래머들에게는 비교적 힘든 변화였지만, 제작사는 정기적으로 에픽게임즈에 접촉해 도움을 청했습니다.
“에픽게임즈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데소투는 말합니다. “가끔씩은 제작 도중에 방문까지 해 주어서 문제점을 자세하게 말할 수 있었죠. 또 가끔은 에픽게임즈 측에서 저희가 생각해낸 해결책들을 받아들여, 엔진에 반영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상부상조였던 셈이죠.”
“또한 파리의 포커스 홈 인터랙티브(Focus Home Interactive) 제작사 소속 개발자들 중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과 함께 경험을 나누어볼 수도 있었습니다.”
판타지 세계 속의 라이팅 배치 작업
게임 속에 라이팅을 배치하는 작업에는 그저 미학적인 선택반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나 게임의 장르가 잠입 장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이아나이드는 그레디언트 컬러 시스템을 설계해 전작에서 사용했던 바이너리 라이팅을 대체하였으며, 이를 통해 신작에서의 고블린 주인공은 단순히 ‘보이거나 안 보이게’ 되는 수준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적들의 반응도 주인공이 현재 위치한 지점의 라이팅 레벨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엔진의 업그레이드는 먼 거리에서의 포괄적인 음영을 형성하는 작업에 있어 사이아나이드에게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해주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은 속편에 들어와 더욱 큰 규모과 레이어를 자랑하는 게임 배경 속에서,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동선을 짜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합니다. 제작사의 아트 팀은 끝없는 계단의 그림으로 유명한 20세기 화가 M.C 에셔의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구조물들은 이렇게 촘촘할 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구조도 가지고 있습니다.” 레벨 디자인을 맡은 데소투는 강조합니다. “저희는 다양한 구조물들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예컨대 어떤 레벨에서는, 플레이어들은 비행선을 타고 현기증나는 탈출을 감행하게 됩니다.
“제작진은 수직적 구조의 효과와 이를 통한 세계의 묘사를 아주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데소투는 말합니다. “플레이어는 이 세계에 비해 아주 조그마한 존재이며, 저는 플레이어들이 아주 거대한 배경을 통해 캐릭터와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의 이런 긴장감을 아주 좋아합니다. ”
우둔의 미학
속편의 레벨은 더 많은 레이어와 복잡도를 자랑하는 만큼, NPC들의 AI도 훨씬 복잡한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과제가 대두되었습니다. 다행히 속편은 언리얼 엔진 3에서 언리얼 엔진 4로 업그레이드한 만큼,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훨씬 발전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게임 속 AI는 사다리 등을 타고 수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데소투는 말합니다. “또한 AI들도 점프를 통해 이동해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플레이어의 주인공만큼 어디든 유연하게 이동해 다니지는 못하지만, 이따금은 지붕 위에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이아나이드는 보초들에게 훨씬 세련된 지능을 부여해주었지만, 반대로 지능을 제한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공지능이 너무 똑똑하지도 않고 너무 멍청하지도 않게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은 언제나 어려운 과제입니다. ” 데소투는 설명합니다. “스틱스같은 잠입 게임에서는, 이따금 인공지능이 완전한 멍청이가 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주인공 스틱스는 근육 빵빵한 특수 잠입요원이 아니라 일개 나약한 고블린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초들한테 들킨다는 것은 대부분 아주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사이아나이드는 인공지능을 우둔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예컨대 스틱스가 실제로 밑에 숨어있는 탁자가 아니라 바로 옆의 탁자부터 수색하면서,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탈출 기회를 만들어주는 식으로 말이죠.
물론 이런 멍청함에도 정도가 있습니다. 보초가 실제로 탁자 밑에 숨은 스틱스를 발견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수색 작업은 끝입니다. 이 경우 보초는 고블린 도둑놈을 잡아서 끌어내려 할 것입니다.
“이런 밸런스 작업은 꽤나 어려운 것입니다.” 데소투는 말합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언제 암살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할 것인지 타이밍을 조정하는 것이니까요.”
그 결과물로 나온 게임은 '씨프' 등의 고전 명작 잠입 게임들을 성공적으로 계승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제 독자 여러분도 다음에 샤드 오브 다크니스를 플레이할 기회가 생긴다면, 게임 속 라이트의 그레디언트 역시 고전의 그것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겠습니다.
스틱스: 샤드 오브 다크니스는 스팀에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언리얼 엔진 4는 현재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