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투 더 선이 자랑하는 음울한 스팀펑크풍 미학을 보면 마치 바이오쇼크(BioShock) 일부분을 그대로 가져온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르데코풍 배경 외에는 두 게임 사이에 비슷한 점이 전혀 없습니다. 이 게임에는 무기가 없기 때문에, 대체로 무방비 상태인 주인공 로즈(Rose)가 니콜라 테슬라의 가상의 선박 위에서 펼쳐지는 끔찍한 항해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지혜에 기대어 퍼즐 풀이 능력을 활용해야 합니다. 일차원적인 액션보다 지능적인 플레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클로즈 투 더 선은 이 게임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톰 인 더 티컵의 설립자인 카를로 이보 알리모 비안치(Carlo Ivo Alimo Bianchi)는 유비소프트(Ubisoft), 크라이텍(Crytek), 스퀘어에닉스(Squre Enix)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비안치와 마주 앉아 그가 왜 인디 개발자의 길을 택했는지, 게임 개발에 언리얼 엔진 4를 활용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언리얼 데브 그랜트가 비안치와 그의 팀에게 어떤 의미인지 들어봤습니다. 스톰 인 더 티컵은 지난 6년 간 3개의 게임을 발매한 비교적 신생 개발사인데요, 처음에 개발사를 설립하시게 된 계기와 인디 개발자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유비소프트, 메트릭마인즈(Metricminds), 크라이텍, 스퀘어에닉스 등 해외 기업에서 여러 해 동안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집안 사정으로 고향인 로마에 돌아오게 됐죠. 고향에 오자 몇 가지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게 됐고, 그중 하나가 제 손으로 게임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그 길이 지금 이 순간 내가 인생에서 가야 할 길이라는 판단이 서게 되었습니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부터 첫 프로젝트는 보다 큰 무언가를 위한 준비의 일환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세 개의 작은 프로젝트를 마친 뒤, 네 번째 프로젝트는 크게 만들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물론 아주 두려웠습니다. 클로즈 투 더 선은 규모도 크고 비용도 많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희는 사무실을 이전하고, 사람을 더 채용하고, 관리자를 보강하여 회사 조직을 개편하는 등 중요한 변화 몇 가지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렇게 피땀을 흘려가며 개발에 2년을 들인 결과, 이제 저는 우리가 해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냥 해낸 정도가 아니라 우리가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게임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큰 변화를 해내셨네요! 앞서 개발한 세 게임에서 클로즈 투 더 선을 "큰 프로젝트"로 만들 수 있게 해준 점에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스톰 인 더 티컵은 "클로즈 투 더 선"이라는 AA급 타이틀로 "대형 인디" 시장이라고 부르는 곳에 진입하고자 합니다. 이 시장에는 게임이 그다지 많지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인디 개발사는 규모가 매우 작거나 아주 큰 프로젝트에만 착수하기 때문이죠. 중간지대에는 빈자리가 많습니다.
호러/어드벤처 틈새시장에서 아웃라스트(Outlast)나 SOMA 같은 규모의 게임을 생각해 보시면, 그만한 게임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클로즈 투 더 선 같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분명 저희 같은 작은 개발사에는 여러 가지로 위험한 일이죠. 확신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동안 스톰 인 더 티컵에게 영감을 준 몇몇 유명 작품을 살펴보면서 저희가 게임 속에 포함시키고 싶었던 요소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됐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요소를 깊이 연구하면서도 다른 작품에서 잘 된 점과 잘 안 된 점도 찾아봤죠. 많은 정돈 작업 끝에 마침내 저희만의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클로즈 투 더 선을 플레이하시는 여러분은 저희가 바란대로, 이 게임을 기존의 인디 호러/어드벤처 게임과 다르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기존 게임을 떠올리면서 익숙하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지만,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건 물론 아닙니다.

작품 속의 그림이 바이오쇼크 시리즈와 유사하다는 팬들의 의견이 많았는데요, 바이오쇼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아니라면 어떤 게임의 영향을 받으셨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바이오쇼크 첫 작품을 몇 시간 플레이해본 게 전부이며, 인피니트 챕터는 끝까지 해보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트 디렉터는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제 생각에는 결과적으로 일부 영감을 받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희가 아르데코, 아르누보, 스팀펑크 등에 대해 엄청난 양의 연구를 한 끝에 바이오쇼크와 유사한 스타일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내부적으로 게임을 비교할 때, 저와 아트 디렉터는 온라인에서 바이오쇼크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다 찾아보면서 우리 게임이 그 시리즈와 최대한 다른 형태를 취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이 보면서 바이오쇼크를 떠올리기는 하지만, 바이오쇼크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 탄생한 거죠.
클로즈 투 더 선은 니콜라 테슬라의 작업에서도 영감을 받았는데요, 설정상 테슬라가 만들었다는 가상의 배를 무대로 삼은 이 게임에 추가할 공포와 생존 요소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셨나요?
개발 초기에 저희는 모델링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몇 달에 걸쳐 회의를 가졌습니다. 말 그대로 모든 사람이 초기 창작 과정에 참여하게 했죠. 생존 요소를 갖춘 호러 어드벤처를 만들겠다는 건 알았지만, 고전적인 "유령의 집"과 같은 게임을 만들어야 할지 아니면 그보다 더 발전된 것을 만들어야 할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이 프로젝트가 아주 크고 위험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지름길을 택해선 안 되고, 새롭고 신선한 것을 창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저희는 액션의 무대를 일반적인 저택에서 거대한 배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하자 역사적 존재를 연관시키면 좋겠다는 생각도 떠올랐죠.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하면서, 저희가 필요로 하는 역사적 "명색"과 플레이어가 원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를 이어 줄 인물이나 사물이 필요했던 겁니다.
유령의 집 게임을 만들 때는 논리가 필요 없습니다. 왜 물체가 떠다니는지, 아니면 왜 괴물이 있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죠. 그런 건 그냥 사실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클로즈 투 더 선에서는 모든 것이 논리적이고 과학적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근거를 제공해 줄 과학자가 필요했고, 테슬라는 거기에 딱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아주 개인적이고 변변찮은 의견이지만, 테슬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였음에도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인물이었습니다. 저는 테슬라에게 어떻게든 영광을 안기고 싶었죠. 어쩌면 너무 많은 영광을 안겼는지도 모르겠네요. 우습지만 그래서 이 게임 이름은 이카로스 신화에서 따왔습니다.

게임의 주인공인 로즈는 게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대체로 무방비 상태인데요. 전투를 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를 즐겁게 하기 위해 어떤 게임플레이 메카닉에 의존하셨나요?
저희가 가장 먼저 만든 건 세계였습니다. 그냥 배 위에 캐릭터를 데려다 놓고 재미있어지라고 기도한 건 아니죠. 모든 게임 메카닉 아래에 설화, 죽은 캐릭터, 살아 있는 캐릭터, 배신, 복수 등으로 구조화된 층을 깔아 놓았죠. 메카닉이라고 할만한 건 아니지만, 이런 사항들이 게임 내의 모든 메카닉에 기반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퍼즐과 방해 요소를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모든 것이 명확해졌죠. 이 게임의 모든 요소는 그럴듯해 보이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했기 때문에 퍼즐과 다른 메카닉도 그래야 했습니다. 그 결과 저희는 플레이어의 주변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서 퍼즐처럼 보이지 않는 퍼즐, 메카닉처럼 보이지 않는 메카닉을 만들게 됐죠. 저희가 의도했던 것을 저희만의 방식으로 달성했기 때문에 아주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저희와 플레이어 모두에게 좋은 상황이었지만, 이는 단지 저택 안에 유령을 집어넣는 것보다는 복잡한 작업이었죠. 아주, 굉장히 복합했습니다. 너무나도 복잡했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핵심 메카닉만 가지고 게임 전체에 사용할 수가 없었죠. 뭔가를 환경과 강하게 연관시키면서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해선 게임 속의 모든 개별 상황을 전부 다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 이 게임은 서로 전혀 다른 여러 레벨로 구성됐고, 모든 환경은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서로 다른 문제를 안고 있도록, 또 모든 문제가 제각각의 해결책을 갖도록 설계됐죠.
클로즈 투 더 선은 언리언 데브 그랜트 수상작입니다. 추가적인 재정 지원 혜택이 개발에 어떤 이점을 주었나요? 그리고 이 지원이 개발사에는 어떤 의미였나요?
스톰 인 더 티컵 같은 소규모 개발사엔 언리얼 데브 그랜트가 큰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단순히 말하면 언리언 데브 그랜트로 인한 추가 재정 지원은 저희가 한 달 남짓한 개발 비용을 보전하게 해 줬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물론 숫자는 숫자일 뿐이죠. 그건 불변의 사실입니다. 게임 개발에는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가는데 데브 그랜트는 재정 측면에서 저희에게 한 달 치 개발비 정도를 보전해 줬습니다. 하지만 돈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인정받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언리얼 데브 그랜트를 수상하고 나서, 저희가 클로즈 투 더 선을 올바른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팀의 사기가 충전되었고 저희는 개발에 한층 박차를 가했죠. 열정이 담긴 일은 그것만으로도 아름다운데, 자신이 하는 일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열정이 더욱 불타오르게 되고, 더 멀리 갈 수 있게 됩니다. 제가 보기에 데브 그랜트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돈의 액수뿐만이 아니라, 인정받았다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중요한 거죠. 데브 그랜트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희가 얼마나 행복했는지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마주한 느낌이었죠.

시각적으로 클로즈 투 더 선은 강렬하면서도 멋스러운 스팀펑크풍 미학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생생한 세계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언리얼 엔진 4가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저희는 게임 개발에 사용할 여러 엔진을 비교 평가했고, 아주 쉽게 언리얼 엔진을 선택했습니다. 퀄리티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신속성은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한 이 시대에 저희는 신속성과 퀄리티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야 했죠. 그런데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면 절충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퀄리티와 신속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죠. 아주 단순한 사실입니다. 언리얼 엔진 4는 다른 엔진보다 더 높은 퀄리티를 제공했고, 더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줬습니다.
저는 라이팅과 포스트필터 아티스트 출신이고, 15년이 넘게 대형 AAA급 게임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게임을 아름답게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압니다. 다른 엔진을 사용했다면 주어진 예산과 시간 내에 그런 퀄리티를 목표로 하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었을 겁니다.
언리얼 엔진의 그래픽 엔진은 저희가 아름다운 그래픽을 클릭 몇 번 만에 만들 수 있도록 여러 방식으로 지원했습니다. 블루프린트 시스템을 활용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었고, 퍼포스와의 네이티브 통합 덕분에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버저닝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디버깅도 쉬웠고, [소스] 코드가 공개돼 있어 저희가 오리지널 엔진에 추가로 원하는 건 뭐든지 개발할 수 있었죠. 언리얼 엔진을 선택한 이유는 아주 많고, 그 결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마케팅과 기술 측면에서 에픽으로부터 얼마나 큰 도움을 받았는지는 말할 것도 없죠. 저는 살면서 내린 결정 중에 후회하는 게 아주 많지만, 언리얼 엔진 4를 클로즈 투 더 선 개발에 사용한 것은 조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언리얼 엔진 4에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이 있으신가요? 가장 애착이 가는 툴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렌더링 시스템이 가장 소중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너무나도 강력한 나머지 개발 도중에 저희가 실력이 이 정도로 좋은 건지, 아니면 무슨 성자가 우리를 돕고 있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할 정도였습니다. 두 가지 다 맞다고 해두죠!
클로즈 투 더 선 개발에 특별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언리얼 엔진 4 리소스가 있나요?
한마디로 말해 오픈 코드입니다. 저희 팀에는 AAA급 게임 개발 경력이 있는 엔진 프로그래머가 있어서, 그를 통해 뭐든 만들 수 있었죠. 저희는 수많은 테크놀로지를 개발했고, 그중 일부는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스톰 인 어 티컵과 클로즈 투 더 선의 소식을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트위터 계정 @stcware,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하시거나 저희 웹사이트 http://www.closetothesungame.com/, 그리고 www.stcware.com를 방문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