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엔진 4로 개발한 더 소젼 은 빼어난 풍경 그 이상이 펼쳐지는 찬란하고도 환상적인 세계로 플레이어를 인도합니다. 게임을 한 단계씩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복잡한 형태의 퍼즐과 직면하게 되며, 이 퍼즐은 이전 단계에서 습득한 메커니즘이 기발하게 중첩되어 활용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막대기 끝에 달려있는 당근의 모습처럼, 수수께끼 같은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풀릴 듯 말 듯한 미스터리를 해결하고자 하는 플레이어의 본능을 자극하여 게임을 진행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쉬프팅 타이드(Shifting Tides)의 팀 리드인 아리아 에즈라필리안(Aria Esrafilian)은 더 소젼 에 영향을 준 요소를 빠짐없이 설명해주었습니다. 흥미진진한 퍼즐의 독특한 제작 과정을 짚어갈 때에는 몇몇 언리얼 엔진 4의 툴을 거론하며, 제작팀이 해당 툴을 마스터함으로써 어떻게 마법과도 같은 세계를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었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쉬프팅 타이드는 영국에 본사를 둔 신생 스튜디오인데요, 인디 게임 개발사로 업계에 뛰어들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아리아 에즈라필리안(쉬프팅 타이드 팀 리드): 뻔한 대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게임을 만드는 게 너무 좋았기 때문이죠! 저희가 쉬프팅 타이드를 설립할 때 스스로 던진 중요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지식과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으면서,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작업은 제외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을까?”라는 질문이었죠. 그래서 생각해보니 우리 모두 퍼즐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이 장르라면 색다르면서도 사람들이 정말 즐겁게 플레이할 만한 게임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우선 저희 팀의 게임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몇몇 퍼즐을 테스트해본 결과, 이 퍼즐에야말로 저희가 추구하는 잠재력이 잘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작업이 수월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4년이라는 세월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아트 스타일, 게임 플레이, 내러티브 등 웬만한 요소는 전부 반복수정을 거치고 변경되었으니까요.
더 소젼 은 일인칭 퍼즐 게임으로, 빛과 어둠의 평행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메커니즘은 어떤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에 적용하게 되셨나요?
에즈라필리안: 메커니즘의 측면에서 언급하자면, 더 소젼 은 어둠과 빛 간의 관계가 핵심입니다. 이 관계의 변화 양상과 발달 과정이 퍼즐 디자인의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게임 초반에는 어둠의 세계가 다리도 놓고 다양한 힘을 발동하게 해주는 등 매우 큰 도움이 되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벽이 생기는 등 그 자체가 하나의 장애물로 작용하게 됩니다.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이 세계를 드나드는 방식이 변하며 다른 메커니즘과 연동되는데, 이 모든 게 내러티브에 그대로 다시 녹아들게 됩니다.
더 소젼 은 어디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나요? 게임의 방향성을 정하는 데 영향을 준 다른 게임이나 경험이 있었나요?
에즈라필리안: 저희는 포털 2(Portal2)를 보고 감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희가 원한 게 바로 그런 거였습니다. 게임 플레이, 비주얼, 스토리가 하나로 조화를 이루는 게임 말이죠. 이 경지에 다다른 프로젝트는 흔치 않을뿐더러, 퍼즐 게임 중에서는 그 수가 더더욱 적습니다. 그 적은 사례 중 하나가 바로 탈로스 법칙(The Talos Principle)입니다. 단순한 메커니즘을 조합하여 복잡하고 진화하는 상황을 풀어나가는 게임이죠. 그리고 저희는 저니(Journey)라는 게임과 그 특유의 분위기가 각 스테이지마다 서로 다른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더 소젼 에서 펼쳐지는 세계는 정말 근사한데요. 이런 세계를 구현할 때 특히 도움이 된 언리얼 엔진 4 툴을 하나 꼽아주실 수 있나요?
에즈라필리안: 하나만 말씀드리기가 너무 어렵네요! 엔진의 어느 부분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전부 핵심적이거든요. 언리얼 엔진 4에 들어 있는 모든 요소는 완벽할 정도로 서로 맞물려 있고, 그 덕분이 저희는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원하는 대로 전부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더 소젼 에서 특히 아트와 분위기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즉 비주얼 이펙트와 환경 애니메이션 말이죠. 이 부분을 작업할 때에는 머티리얼 에디터, 포스트 프로세싱 시스템, 시퀀서, 파티클 시스템, 오디오 시스템 등을 활용했습니다. 가장 놀라운 점은 블루프린트를 사용해서 이 모든 것을 제어하고 연결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머티리얼 컬렉션 파라미터와 같은 기본 기능조차 작업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해줬죠!
더 소젼 이 일인칭 퍼즐 장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이야기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에즈라필리안: 더 소젼 에서는 화합이라는 개념이 계속 반복적으로 다뤄지고 있는데, 게임 내의 모든 요소에서 이 느낌을 반영하는 일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개별적인 요소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다른 부분을 지탱해주게끔 하는 거죠. 저희는 게임 내의 모든 지형지물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설령 플레이어가 그 의미를 모르고 지나치거나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감정적인 차원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상징을 의도했죠.
도전과 퍼즐은 단지 기계적일 뿐만 아니라, 쉬프팅 타이드의 아이디어와 삶의 경험이 녹아들게끔 제작하려고 했죠. 그래서 은유적이고 비언어적인 소통을 적극 활용해 플레이어가 한 번쯤은 생각해봤으면 하는 철학적인 관점이나 개념을 암시했습니다.
더 소젼 을 보면 VR로 포팅하기에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혹시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셨나요? 또 이 점에 있어서 언리얼 엔진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에즈라필리안: 물론입니다! 사실 이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개발 키트로 게임을 테스트해봤고, 나중에는 HTC 바이브(HTC Vive)로도 해봤는데, 언리얼 엔진 4의 VR 통합 기능 덕분에 연결만 하면 바로 플레이할 수 있었죠. 만약 원하는 분들이 많을 경우에는 더 소젼 을 VR로 포트하면 정말 좋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팀원 중 이미 UE4를 사용해본 분이 계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그 경험이 더 소젼 을 개발할 때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에즈라필리안: 저희 팀은 다들 언리얼 개발 키트(UDK)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언리얼의 기술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래서 언리얼 엔진 4가 처음 나왔을 때 다들 곧바로 시험해봤는데, 새로운 기능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UDK에서 UE4로 전환한 건 저희 커리어에서 굵직한 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마치 제일 반짝이는 최신형 장난감을 받은 셈이죠.
게임의 퍼즐을 제작하는 창의적인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방식으로 퍼즐을 디자인하셨나요?
에즈라필리안: 더 소젼 의 메커니즘과 퍼즐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길고도 험난한 롤러코스터와 같았죠! 저희 팀 게임 디자이너인 니마(Nima)가 초기 디자인 몇 개를 화이트보드에 옮겨놓고는, 본인이 일부를 푸는 걸 보여준 후 나머지는 저희가 풀어보라고 하더군요.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지고 실험해보고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걸 즐기는 팀원 모두가 참여했죠.. 그리고 나서 니마가 언리얼 엔진의 블루프린트를 사용해 퍼즐 몇 개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며 초기 아이디어를 검토했습니다. 니마는 우선 광범위하고 복잡한 메커니즘을 활용해 수많은 가능성과 조합이 열려 있는 초기 게임 디자인을 만들었습니다.
그다음 단계에서 기능을 하나씩 제거하며 완벽한 균형과 복잡도를 맞춰 나갔습니다. 니마는 이런 방식이 훨씬 더 힘들지만, 더 소젼 의 디자인 철학과 훨씬 잘 맞아떨어지는 더욱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구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으로 언리얼 엔진 4를 활용하려는 이들을 위해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에즈라필리안: 처음에는 복잡해 보여도 겁먹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언리얼 엔진 4는 정말 방대하기 때문에 수많은 파츠와 에디터에 AAA급 게임의 대규모 제작팀도 압도될 정도죠. 하지만 UX는 정말 훌륭합니다. 온갖 종류의 튜토리얼과 초보자용 콘텐츠를 배울 수 있고, 마켓플레이스에서는 바로 시작해서 다양한 파츠를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익힐 수 있습니다. 언리얼 엔진에서의 프로토타이핑은 놀라울 정도로 빠릅니다. 블루프린트 덕분에 코드를 단 한 줄조차 작성할 필요가 없죠. 더 소젼 을 개발할 때에도 블루프린트를 굉장히 많이 활용했습니다. 블루프린트 덕분에 예산 규모가 큰 팀에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의 자유도와 힘을 얻을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아이디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버그 인터랙티브(Iceberg Interactive), 쉬프팅 타이드와 더 소젼 에 대한 최신 정보는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에즈라필리안: 트위터에서 더 소젼 뿐만 아니라 저희 쉬프팅 타이드와 아이스버그 인터랙티브를 팔로우해주시면 됩니다. 더 소젼 과 아이스버그 인터랙티브는 페이스북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으며, 디스코드 메신저에서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