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뷸라
2017년 4월 29일

엔진 모범 활용 사례: Nebula

저자: Stu Horvath,

“이 모든 행성들은 에우로파를 제외하고는 당신들 것입니다. 에우로파에는 착륙을 시도하지 말길.” SF의 거장 아서 C 클라크의 소설, 2010: 오딧세이 2에 나오는 불길한 경고입니다. 이 경고문이 나온 이래로 목성의 가장 작은 위성이자 태양계 내에 다른 외계인이 존재하는 확률이 제일 높게 점쳐지는 별 에우로파는 작가, 영화 감독, 그리고 게임 제작자들에게 가장 매혹적이면서 공포스러운 장소로 군림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 네뷸라: 유일한 생존자(Nebula: Sole Survivor)의 제작자 브루노 드 아라우조(Bruno De Araujo)도 있었으며, 게임 내용 역시 저 머나먼 얼음별에 숨은 수수께끼의 해답을 찾아내려는 것입니다.

네뷸라에서는 에우로파에 설치된 CICADA 기지의 과학자, 공학자이자 마지막 생존자가 되어버린 아이비 하울렛(Ivy Howlett)에게 스토리의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아이비 하울렛은 절대 홀로 남겨진 생존자가 아닙니다. 에우로파는 무시무시한 외계 생명체들의 서식지이니까요. 지구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모두 사라진 상태인지라, 누군가 하울렛을 구조하러 와 줄 것이라는 희망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뿐입니다. 원래는 횡스크롤 게임으로 기획되었던 네뷸라는, 이제 탑뷰 시점에서 탐험과 퍼즐, 그리고 전투를 통해 게임을 풀어나가는 액션 게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드 아라우조는 오랫동안 네뷸라의 개발에 착수해 왔습니다. 첫번째 프로토타입 버전은 2005년에 나와야 했지만, 이 마감 시한은 인생을 비롯한 수많은 일거리들에 밀리고 말았습니다. 이후 드 아라우조는 고향 브라질에서 밴쿠버로 작업 장소를 옮기면서 최신 컴퓨터 및 언리얼 엔진 4로 무장한 다음, 솔리드메시(Solidmesh)라는 자신만의 제작사를 설립했습니다.

언리얼 엔진의 블루프린트는 그저 취미 생활 정도에 불과하던 네뷸라의 개발을 본격적인 게임 제작으로 이끄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밴쿠버에서 CG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드 아라우조는 말합니다. “그리고 퇴근 후에 집에 가면, 곧바로 제 컴퓨터 앞에 앉은 다음 저만의 게임을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합니다. 정말 좋아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네뷸라는 (거의) 1인 개발 프로젝트지만(“어쩌면 그래서 개발 기간이 이렇게 늦어지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드 아라우조는 말합니다), 드 아라우조의 아내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맡아 게임에 끝도 없이 기능을 추가하려는 제작자 남편의 욕망을 억눌러주고 있습니다.”

네뷸라의 개발은 다른 프로젝트의 개발과 함께 병행되었으며, 이런 프로젝트들에는 HTC 바이브로 개발되어 현재 스팀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나이트스타 VR(Nightstar VR)이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네뷸라의 개발은 꼭 사춘기 애를 키우는 것처럼 까다롭고 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 아라우조에 따르면 이번 여름에는 다시 네뷸라의 본격적인 개발로 돌아가 최근 진행했던 무료 오픈 베타로부터 받은 피드백들을 반영하겠다고 하며, 바쁜 와중에도 잠시 시간을 내어 에우로파의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게임을 홀로 개발한다는 것에 대해 인터뷰를 해 주었습니다..

 

네뷸라는 어떻게 영감을 받아 만들어 졌습니까?

뭔가 정말 나쁜 일이 생겨버린 우주선에서 홀로 살아남은 여주인공이 스토리를 이끌어간다는 점은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로부터 영감을 얻었습니다. 물론 네뷸라에도 단 하나의 무시무시한 숙적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다양한 종류의 졸개들과 보스들이 등장하는 편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일단 핵심적인 아이디어 자체는 분명히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아, 그리고 최근 출시되었던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Alien: Isolation) 게임 역시 네뷸라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몰입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죠)와 잠입 요소(이 요소가 없다면 네뷸라 역시 흔한 슈팅 액션 게임에 불과했을 것입니다)를 넣는 데 주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네뷸라가 탐험 중심의 게임으로 거듭나는 데에는 메트로이드(Metroid) 시리즈 역시 영감을 주었으며, 네뷸라의 업그레이드 시스템 역시 이 고전게임 시리즈의 덕택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리고 젤다의 전설(Legend of Zelda) 시리즈는 두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이 시리즈는 네뷸라의 아이템 기반 퍼즐 요소를 만드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게임의 스토리를 제시하는 방법에도 영감을 주었는데, 특히 처음에 횡스크롤 플랫폼 게임으로 기획되었던 네뷸라를 탑뷰 시점 게임으로 바꾸는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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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뷸라는 에우로파를 수수께끼와 위험이 잠들어 있는 장소로 묘사한 것을 보면 꼭 영화 유로파 리포트나 2010: 오딧세이 2와 굉장히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에우로파를 이렇게 음침한 장소로 상상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정말 굉장하니까요! 에우로파는 작가 어니스트 클라인(Ernest Cline) 작품, 아르마다(Armada)를 떠올리게 만드는 장소죠. 여기서도 에우로파를 정말 위험한 장소로 묘사했었죠. 그리고 위성 이름도 참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에우-로-파, 라는 발음에는 상당한 분위기가 실려있습니다. 잘 팔리는 이름이라는 것이죠.

에우로파라는 위성에서 처음으로 매력을 느끼게 된 계기는, 이 위성의 표면이 온통 얼어붙은 물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어쩌면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태양계 내의 다른 위성들에서도 물이 발견되었지만,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위성 중에서도 제가 처음으로 물이 있다고 알게 된 위성은 에우로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에우로파는 지구와 정말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달에도 갔었고, 인근 행성들이나 위성들에도 무인 탐사 임무를 많이 수행했지 않습니까. 결국 에우로파에 실제 사람을 보내는 것도 시간문제란 말씀입니다.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에 나오는 LV-426 위성만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으니까요. 분명 에우로파에 사람이 내리는 장면은 이번 세대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물이 있다는 것은 곧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는 뜻이죠. 그러니 수많은 가정들도 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에우로파에는 정말로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만약에, 정말 만약에 이 생명체가 단순한 박테리아 쪼가리가 아니라 거대한 생명체라면? 그리고 이 생명체들이 그다지 친근한 성격은 아니라면? 이렇게 상상이 뻗어나갈 수 있는 것이죠.

네뷸라는 SF 장르 치고는 위성의 환경이나 생명체, 혹은 외계 환경에 대해 인간의 신체가 보이는 반응 등에 대해 너무 사실적인 과학 지식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습니다. 대신 이 게임은 과학적 테마로 짜인 배경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진 시나리오, 그리고 그럴만하다 싶은 가능성들 속에서, 과학 수업보다는 재미있는 상상 속 탐험을 떠날 수 있는 괜찮은 자유도를 선사하는 데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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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로젝트를 혼자서 개발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네뷸라처럼 개인 프로젝트를 개발할 때 혼자서 개발하면서 모든 개발 요소 및 전체 개발 과정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쥐는 것을 선호합니다. 저는 실제로 밴쿠버의 기술 스타트업 기업에서 일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해 보았으며, 모두가 힘을 합쳐 기능을 빌드하고 테스트해 보며 단기간 내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내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들은 결국 기본적으로 남에게 귀속된 것이고, 제품의 궁극적인 소유주는 언제나 기업의 소비자로 상정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네뷸라의 경우에는 그 반대입니다. 온전히 제 프로젝트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멀티 플레이어 기능까지 지원하는 거대한 게임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규모가 큰 개발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제작할 게임이 아닙니다. 네뷸라는 탐험에 관련된 게임이고, 플레이어 스스로가 모험에 나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스토리를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장인이 만든 예술품 쪽에 더 가깝다고 보며, 그것이야말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게임을 온전히 저 혼자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한 제 아내의 프로젝트 관리 능력도 굉장히 존중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제가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끔 잘 조정해주고, 가끔 좌절할 때면 응원도 해주며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이끌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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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뷸라를 탑뷰 시점의 슈팅 게임으로 만드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슈팅 장르의 기능 중에서 특별히 뭔가 실험해 보고 싶거나 접목해 보고 싶은 기능이 있었습니까?

네뷸라는 본래 횡스크롤 플랫폼 게임으로 기획되었고, 실제로 꽤 오랫동안 이 컨셉을 고수해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횡스크롤 시점만으로는 제가 목표로 하는 세밀한 전략적 전투 방식을 화면 내에 온전히 구현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탑뷰 시야는 상당한 몰입도는 물론, 긴장감과 잠입 요소를 구현하는 데에도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숨겨진 방이나 새로운 시나리오, 퍼즐, 적 등 새로운 환경을 하나하나 발견해 나가는 탐험적 게임 요소에서도 탑뷰 시점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들이 네뷸라로부터 어떤 경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십니까?

일단 이 부분은 플레이어들로부터 직접 들어보고 싶네요! 저는 플레이어들이 네뷸라를 통해 독특한 우주 스릴러적 경험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정교한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네뷸라 임무 및 CICADA 기지, 그리고 기지의 구성원들이 품고 있는 비밀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플레이어들이 네뷸라를 완전히 클리어 했을 때, 꼭 영화 마션 속 환경에서 외계인들과 악다구니를 벌이다 마침내 임무를 완전히 끝낸듯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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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뷸라같은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언리얼 엔진은 어떤 도움이 되어주었나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엔진 상의 이점이나 극복해야 하는 과제들이 있었습니까?

언리얼 엔진은 그냥 굉장합니다. 더 이상 강조할 수가 없어요. 네뷸라(와 나이트스타 VR 및 나이트스타:로그)의 개발은 언리얼 엔진이 아니었더라면 결코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기존의 프로그래밍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상태에서 게임 개발을 시작했으며(물론 지금도 아주 잘 알지는 못하며 빈 손으로 새로운 게임 하나를 만들어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코딩 약간은 배웠습니다), 그래서 블루프린트 비주얼 스크립팅 시스템은 정말 고마운 기능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제 성공은 온전히 블루프린트와 블루프린트의 유연성 및 사용하기 용이한 난이도 덕분입니다. 저는 이런 요소(와 언리얼 엔진의 멋짐 그 자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엔진상의 이점이라고 봅니다. 덕분에 이런 유형의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인 레벨 디자인 작업이 정말 쉬워졌으니까요. 언리얼 엔진과 함께 작업하니 모든 것이 수월하게 풀려나간 덕분에, 엔진 사용에 숙달되는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극복해야 했던 과제들이 있기나 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데브 그랜트 수상이 아니었다면 구현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습니까?

언리얼 데브 그랜트는 “아니, 이게 진짜로 되네” 같은 느낌의 깨달음의 순간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게임 개발에 있어 정말 큰 역할을 해 주었죠. 물론 저는 개발에 처음 임했을 때부터 네뷸라를 실제로 출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데브 그랜트 수상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네뷸라의 개발은 보다 취미 생활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데브 그랜트 수상 이후에는 마치 “이런 세상에, 내가 진짜로 해낼 수 있겠는데.”같은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죠. 정말 정신적으로 엄청난 보탬이 되어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네뷸라만을 출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후로도 솔리드메시를 더욱 큰 제작사로 키워낼 수도 있겠다는 점을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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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언리얼 엔진 4 측의 지원 덕분에 작성될 수 있었습니다. 매월 언리얼 데브 그랜트 지원을 받는 개발자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며, 에픽게임즈에서는 후원 대상간의 만남을 지원하지만 최종 기사의 제작에는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