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 Marrinan은 브리즈번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게임 디자이너로 활동해 왔습니다. 당시 Marrinan은 Halfbrick Studios에서 Fruit Ninja, Radical Rappelling, Hollywood Game Night의 리드 디자이너를 맡았습니다. 또한 인디 개발 크루 Team Shifty를 공동 설립하여 Mr. Shifty의 리드 디자이너를 맡았고, 최근에는 Team WIBY를 공동 설립하여 Phantom Abys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입니다.
팬텀 어비스(Phantom Abyss)는 다른 플레이어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아닌 위험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배틀 로얄의 핵심과 결합한 작품입니다. 매번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유적에는 함정, 저주, 하나뿐인 보상이 들어 있습니다. 플레이어에겐 단 한 번 유적을 클리어할 기회가 주어지며, 클리어한 유적은 모두에게서 영원히 사라집니다. 한편 멀티플레이 게임에는 비동기식 연동이 이루어져, 도전했다가 실패한 다른 플레이어의 유령이 유적에 등장하여 승리를 위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네온풍의 사원과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독특한 작품은 예상대로 스트리밍 업계를 강타했고, 스팀(Steam)에서도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희는 게임 디자이너 벤 마리넌(Ben Marrinan)과 함께 이 기발한 작품이 받은 영감, 팬텀 어비스의 정식 버전을 완성하는 동안의 계획, 게임의 숨겨진 내러티브, 수작업으로 꾸민 것처럼 보이는 게임이 어떻게 절차적 생성 기능으로 플레이어들에게 클리어가 불가능한 것 같은 탐험 사원을 끝없이 제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튜디오를 만든 과정과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마리넌: 저희는 오랫동안 함께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전작 미스터 시프티(Mr. Shifty)는 팀 시프티(Team Shifty)란 회사의 이름으로 만들었죠. 팀에 변동도 있었고, 팬텀 어비스의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새 회사를 세우는 편이 훨씬 편하다고 판단해 다음 작품을 제작할 팀 WIBY(Team WIBY)를 만들었습니다.
WIBY는 팬텀 어비스의 초기 제목의 약자입니다. “Will it be you(다음은 네 차례겠지)?”라는 뜻이죠.
팬텀 어비스를 만들며 어디서 영감을 받았으며 게임의 초기 콘셉트는 무엇이었나요?
마리넌: 사실 이 게임은 배틀 로얄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2017년 12월부터 아이디어를 모으고, 2018년 1월부터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했죠. 당시엔 배틀 로얄 장르가 말 그대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한 장르가 게임 업계를 순식간에 장악할 수 있는지 보며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죠. 배틀 로얄 장르에선 몇 가지 분석하고 싶은 요소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수많은 플레이어 중 한 명만 승리한다는 핵심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만들기엔 팀의 규모가 작았지만, 그래도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해 단 한 명만 승리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습니다. 덕분에 얼마 후, 폐허가 된 사원을 누비며 다른 플레이어보다 빨리 유물을 얻는다는 아이디어와 이전 플레이어의 유령을 포함하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죠.
핵심 콘셉트와 기본 아이디어는 첫날부터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팬텀 어비스는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가 툼 레이더(Tomb Raider)를 만난 듯한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팬텀 어비스를 제작할 때 차용한 영화, 문학, 게임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리넌: 좀 부끄럽지만 인디아나 존스 영화 시리즈 중에 본 건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밖에 없고, 툼 레이더는 플레이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분명 두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면도 있습니다.
사실 팬텀 어비스를 제작하는 동안 매일 다양한 작품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영향을 받은 영화로는 큐브(The Cube), 미이라(The Mummy), 킹스맨: 골든 서클(Kingsman: The Golden Circle)이 있습니다. 이 영화들은 다양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죠.
그리고 게임 중에서는 젤다(Zelda), 다크 소울(Dark Souls),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 미러스 엣지(Mirror’s Edge), 스펠렁키(Spelunky)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논의할 때 여러 번 거론한 작품들입니다.
그래도 기획하는 동안 '이건 안 되고 이래야 한다'라는 식의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게임플레이를 최우선으로 두고 의사결정의 이정표로 삼았죠.
Team WIBY 이미지 제공
게임의 미적 감각도 그렇고 전형적인 메소아메리카 양식 건축물에 강렬한 색조를 사용하고, 군데군데 네온을 가미한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어떻게 결정한 건지, 그리고 어떻게 발전시킨 건가요?
마리넌: 감사합니다! 아트 스타일이야말로 제대로 완성하기 까다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저희는 개발 첫날 이 게임의 아트 스타일을 '포토 필터 하이퍼 템플'이라 불렀습니다.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원했기에, 아트 스타일에 활기를 부여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계속 죽는 어려운 게임이므로, 밝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통해 죽음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상쇄하고 싶었습니다.
비동기적인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와 이를 ‘매번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사원을 단 한 명이 한 번만 클리어할 수 있다’는 콘셉트와 결합하는 데 영향을 미친 요소로 무엇이 있을까요?
마리넌: 비동기 아이디어 자체는 팀 규모 때문이었습니다. 3명으로 게임 제작을 시작했던 저희는 적은 인원으로도 게임을 무리 없이 제어할 방법을 찾고 있었죠. 가끔은 제약이 역으로 도움이 되곤 하더군요. 제약 속에서 흥미로운 해결책을 찾아낼 수도 있으니까요.
좀 전에 제가 배틀 로얄 장르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었는지 말씀드리면서 그 '1인 우승' 게임들을 분석하고 싶었다고 했었죠. 기존 멀티플레이 방식을 따르지 않기로 결심하고 나니 절차적 콘텐츠가 차선책처럼 여겨졌습니다. 절차적 콘텐츠에 관해서는 업계에서도 성장과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로서는 플레이어들의 증가하는 요구를 계속 충족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거든요. 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저희는 플레이 시간 대비 작업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Team WIBY 이미지 제공
절차적 생성은 게임에서 어떻게 작동하나요? 결과물이 기준에 부합하고 플레이 가능한 상태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 고수한 디자인 원칙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마리넌: 절차적 생성을 도입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물이 사원에 속한 느낌을 주면서도 '절차적'으로 생성된 느낌을 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방에 물건을 채우는 건 간단하지만 재미있게 만들기는 어렵죠. 결국엔 목표를 위해 방의 수를 예상보다 더 늘려야 했습니다.
저희는 사원을 생성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마련했습니다. 우선 게임에서 플로어를 생성합니다. 플로어는 시작 방, 일반 방, 통로, 종료 방으로 나뉩니다.
스폰할 수 있는 방의 유형은 여러 가지입니다. ‘활성화’된 방이 그 예죠. 활성화된 방에는 거대 회전 통나무처럼 플레이어들이 직접 마주하고 극복해야 하는 함정 혹은 장애물이 배치됩니다. 아니면 ‘비활성화’된 방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 방에는 탐색 가능한 잔해나, 플레이어들의 주의가 필요한 작은 함정이 있기도 합니다.
방들이 생성된 후에는 저희가 ‘비밀방’이라 부르는 곳을 통해 부가적인 지오메트리를 추가합니다. 비밀방은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으며, 기존의 방을 다듬어 훨씬 흥미로운 공간을 연출하고 보물을 찾는 플레이어들에게 비밀을 더합니다.
방의 배치가 완료되면 온갖 함정과 장식물이 공간을 채웁니다. 스폰은 수많은 조건에 따라 정해지죠(예: 다트 발사기는 벽에만 스폰 가능, 추가 구멍은 천장에만 스폰 가능 등).
팬텀 어비스의 전반적인 스토리 배경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데 반해, 비밀 언어로 쓰인 기록은 좀 더 심오한 배경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암호를 해독한 플레이어들이 얻는 것은 무엇이며, 내러티브에 관해 무엇을 알 수 있게 되나요?
마리넌: 아직 들려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패널에서 게임 속 세상의 역사가 펼쳐지죠. 그런데 저희가 일부러 해독하기 어려운 언어로 적어놨는데 놀랍게도 커뮤니티에서는 계속해서 풀어내더군요. 앞으로도 게임을 업데이트하는 동안 플레이어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제공할 겁니다.
Team WIBY 이미지 제공
현재 팬텀 어비스의 얼리 액세스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최종 빌드를 공개하기 전 구현할 변경사항이나 업데이트가 있을까요? 그리고 언제쯤 적용될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마리넌: 저희는 많은 내용을 변경하고 있습니다.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것도 게임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고 싶어서였죠. 아무래도 기존과는 다른 게임이다 보니, 제작 과정에 커뮤니티를 참여시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느꼈습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앞으로 다양한 것들이 추가됩니다. 그중에는 함정, 방, 채찍, 생물군 등이 있죠. 얼리 액세스 출시 이후 새로 포함된 것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네요. 예를 들면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점점 익숙해질 텐데, 그런 분들을 위해 챌린지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정말 기대됩니다!
게임을 다른 플랫폼에서도 서비스할 계획이 있나요? 있다면 어느 플랫폼인가요?
마리넌: 저희도 팬텀 어비스를 최대한 많은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싶습니다. 다만 현 단계에선 딱히 알려드릴 소식이 없네요.
게임 개발에 언리얼 엔진을 채택한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마리넌: 저희는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부터 1인칭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레벨 디자인과 레벨 생성 툴에 많은 공을 들인 언리얼 엔진이야말로 합리적인 해결책이었죠. 언리얼의 다이내믹 라이팅과 셰이더의 능력을 접목해 보니 선택이 옳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Team WIBY 이미지 제공
팬텀 어비스의 비전을 구현할 때 언리얼 엔진의 어떤 요소가 가장 유용했나요?
마리넌: 개인적으로는 블루프린트를 좋아합니다. 원래 사용하던 C++ 대신 블루프린트로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봤는데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희 뛰어난 프로그래머 덕분에 C++로 제대로 된 게임을 완성하긴 했지만, 블루프린트 덕분에 저도 게임에 적잖이 기여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게임 속 함정은 전부 블루프린트로 제작했습니다.
차세대 하드웨어와 언리얼 엔진의 장기적인 가능성에 있어서 어떤 점이 가장 흥미로웠나요?
마리넌: 언리얼 엔진 5 데모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말 마법 같았어요. 조만간 얼마나 뛰어난 게임이 등장할지 상상도 안 되네요. 생각만 해도 기대가 됩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팀 WIBY와 팬텀 어비스의 정보를 어디서 더 찾을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