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빅 엔터테인먼트가 역대로 가장 아름다운 트로피코 게임을 어떻게 제작했는지 알아보고자 게임 디자이너인 마커스 쿨(Marcus Cool)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새로운 요소와 기능들을 추가하면서도 시리즈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사가 어떤 방법으로 시리즈의 역사에 대해 조사했는지에 대해 쿨은 설명합니다. 또한 트로피코 6의 새로운 다도해 지도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하며,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구조가 시리즈의 가능성을 어떻게 넓혀 나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선,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전 트로피코 게임은 다른 개발사에서 제작했는데, 엘 프레지덴테(El Presidente)처럼 중요한 캐릭터가 포함된 대작을 맡게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마커스 쿨(게임 디자이너, 림빅 엔터테인먼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시리즈에 발을 들여 놓는다는 건 어떤 경우든 쉬운 도전이 아니지만 트로피코 6라는 도전은 기꺼이 수용했어요. 시리즈 안에 내포된 고유한 특성은 유지하면서 신선함을 불러일으켜야 하죠. 아주 미묘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트로피코 6의 개발 과정에서 적절하게 잘 수행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시리즈에 새롭게 참여한 개발사로서, 트로피코 6 개발을 위해 어떤 사전 조사를 진행했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쿨: 첫 단계는 팀 전체가 이전에 제작한 게임에 파고 들어 트로피코를 트로피코답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직접 느껴 보는 것이었습니다. 느낌이나 속도, 전반적인 모습을 파악하고 나니 에이전트 시뮬레이션, 패스파인딩, 트래픽 관리 같은 특정한 부분에 대한 프로토타이핑 작업을 시작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되더군요. 이전 트로피코 게임을 전부 플레이해 봤을 뿐 아니라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도시 건설 게임도 많이 플레이했어요. 트로피코 6를 차별화하기 위해 무엇을 도입해야 할지 알아내기 위해서였죠.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도입할 때 시리즈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무시할 수 없었을 텐데요. 둘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출 수 있었나요?
쿨: 트로피코 게임에는 수많은 기능, 스타일, 콘텐츠, 특징 등이 존재합니다. 이런 것들을 보고 경험하며 트로피코 게임의 핵심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죠. 개발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각각의 요소를 평가하고 게임의 DNA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수없이 많은 포럼, 레딧(Reddit), 게임 리뷰 사이트를 연구해야 했죠. 그 과정을 마친 후에 이번 트로피코 게임에 넣어야 할 것과 넣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했습니다. 저희는 "디자인 클레임"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 다음엔 각각 새 기능을 게임에서 어떻게 정확히 구현할지 결정하기만 하면 되니까 비교적 수월했어요.
트로피코 6에서는 엘 프레지덴테가 해적을 고용해 다른 나라의 유명한 랜드마크를 훔칠 수 있는 새로운 공격 방법이 도입되는데요. 이 특별한 개념의 디자인에 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쿨: 앞서 이야기한 내용이 제대로 드러난 사례인데요. 엘 프레지덴테가 세계 각지의 불가사의를 훔쳐 트로피코에 가져다 놓는 데 중점을 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자 했어요. 처음에는 설계도 정도만 훔치는 전용 지도 인터페이스를 계획했다가 시리즈의 색깔이나 유머 코드를 살려 [직접] 불가사의를 훔치는 컨셉으로 변경했습니다. 엘 프레지덴테니까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세계 지도는 트로피코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과감히 버렸습니다. 시대 시스템은 유지했는데 여러 시대를 넘나들며 진행하려면 공격 기능이 필요했죠. 그 과정에서 식민지 시대를 위한 트로피코 해적(트로피코 2에 등장), 그리고 냉전 시대를 위한 스파이 아카데미(트로피코 5에 등장)를 다시 들여올 기회가 생겼어요. 다른 시대의 경우 세계 전쟁에는 특공대를, 현대에는 해커를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엘 프레지덴테의 충실한 고문 페눌티모(Penultimo)를 좋아하는 분이 워낙 많아 공격대의 대변인으로 적합한 인물이라 판단했어요. 이렇게 게임의 DNA를 정의하고, 그에 따라 기반이 될 디자인 클레임을 정하고 나니 새로운 기능들이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착착 맞아 떨어지더군요.

림빅 엔터테인먼트는 이전에 시민들이 "완벽하게 시뮬레이션" 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렇게 되면 인구 생산성과 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거든요. 이 디자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구현 방식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쿨: 각 시민(혹은 림빅 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 "에이전트"라고 부르는 사람)은 개개인의 요구와 트로피코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따라 자주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다시 말하면 게임 상태를 분석하고 계산에 따라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감시 알고리즘이 없다는 거죠. 이 시스템의 핵심은 각 에이전트가 전용 건물에서 자신의 니즈만을 반복적으로 충족시키려는 가장 기초적인 상태에서 첫 기능 중 하나를 구현하는 데 있었습니다. 에이전트가 무엇을 할지, 그 행동을 어디서 할지, 그리고 어떻게 그곳에 도달할지를 결정하면서 시스템을 점점 확장하게 되었어요.
이전 트로피코 게임은 다른 엔진을 사용해 제작했는데요. 언리얼 엔진 4가 트로피코 6에 잘 맞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쿨: 모든 팀원이 이전 프로젝트를 통해 언리얼 제품을 다뤄 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언리얼 엔진으로 계속해서 개발하는 점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또한 언리얼 엔진은 멀티플레이, 머티리얼/렌더링 기능, 폴리지 등 트로피코 6에 도움이 될 만한 기능들을 다수 갖추고 있어요.

트로피코 6는 생동감 있는 색상, 현실감 넘치는 물 표현, 무수히 많은 시각 효과 등 시리즈 중 최고의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게임의 비주얼을 어떻게 끌어올렸나요?
쿨: 림빅 엔터테인먼트는 지향하는 비주얼 스타일을 "캐리비언 낭만주의"라고 분류했습니다. 게임 어디서나 스크린숏을 찍었을 때, 마치 멋진 "트로피코 방문"을 권유하는 듯한 엽서 느낌을 주고 싶었죠. 개발 작업에 테크 아티스트들의 노력과 재능이 투입되면서 고품질의 애셋이 완성되었어요. 또한, 레벨 디자이너들이 눈길을 끄는 디테일을 살려내면서 게임 플레이 장소 및 관심 지점과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어울리는 다양한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이전 트로피코 게임에서는 보통 플레이어가 커다란 섬 한곳에서 플레이하지만, 트로피코 6에서는 여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가 등장하고 플레이어가 그 섬에 살 수 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디자인 형태로 옮기게 되셨나요?
쿨: 실제 환경을 기반으로 고안한 섬인 만큼 게임에 해상 수송을 넣어야 했어요. 이전 게임에서는 다른 섬으로 이동하지 못해 불리한 점은 물론 없었지만 왠지 꼭 한번 가 보고 싶었을 겁니다! 다도해를 통과해 새로운 섬으로 이동하다 보면 새로운 기능, 콘텐츠, 도전 과제, 그리고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집니다.

스튜디오에서 블루프린트를 활용한 사례가 있나요?
쿨: 예. 블루프린트에서 레벨 디자이너들이 설정한 파라미터를 통해 파생된 로직을 기반으로 미션의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UE4에서 가장 선호하는 툴이나 기능이 있으신가요?
쿨: UE4의 패키징/쿠킹 툴과 더불어 여러 플랫폼/스토어에 보다 융통성 있는 배포를 실현해 주는 빌드그래프(BuildGraph) 자동화 시스템을 좋아합니다.
간단한 명령으로 프로파일링 데이터 시각화를 캡처하는 프로파일링 툴과 분석 툴도 꽤 유용하더군요!
트로피코 6에 대해 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쿨: 트로피코를 믿고 아껴 주신 모든 트로피코 팬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트로피코 6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어디서 알아볼 수 있을까요?
쿨: 칼립소(Kalypso)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게임을 구매하고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패치 및 향후 DLC에 대한 정보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트로피코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