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테어(solitaire) 카드놀이은 18세기부터 시작된 유서깊은 놀이이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이런 전통적인 카드 게임 역시 다양하고 새로운 규칙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수백, 수천개에 이르는 솔리테어 카드 게임과 앱이 출시되어 있는 상황인데, 게임 개발자들은 어떻게 해야 게이머들이 신선함과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 카드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까요?
음, 어쩌면 라이처스 해머(Righteous Hammer) 사가 이번에 출시한 솔리타리카(Solitairica)는 이 오래된 카드 게임에 RPG 형식의 전투와 로그라이크의 특징을 더하여 이 질문의 해답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마법 아이템과 강력한 주문들을 사용하여, 머릿수도 많고 개성도 다양한 적들을 물리치고 나아가 폭군 Stuck 황제를 쓰러뜨려야 합니다.
저는 이 게임의 개성적인 컨셉과 높은 성공 가능성에 주목하고, 라이처스 해머 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린트 조르겐슨(Clint Jorgenson)과 테크니컬 디렉터 조 반 지펠(Joe Van Zeipel)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발매된 이 신작이 어떤 컨셉과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Q: Q: 솔리타리카의 컨셉은 어떻게 결정하셨습니까?
클린트: 이건 좀 웃기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겠는데요. 얼마 전에 언리얼 엔진이 처음으로 무료화를 선언했을 때, 조랑 저는 완전 상남자스러운 극사실주의 솔리테어 게임을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서로 농담을 했었어요. 뭐 엔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배워보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냥 별 생각 없이 갖고 놀아보자는 생각이기도 했죠.
그때 제 머릿속을 스치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지금 솔리테어 게임은 엄청나게 나와있지만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결국 카드 나눠놓고 맨 윗 장 뒤집은 다음에 한 장 한 장 붙여가는 거잖아. 차이점이라봐야 한 번에 몇 장씩 뒤집느냐밖에 없고. 저는 PuzzleQuest처럼 하이브리드형 RPG의 엄청난 팬이거든요. 그래서 어느 날은 딱 생각을 했죠. "왜 솔리테어에 RPG 섞어서 게임 만들어 볼 생각은 아무도 안 해본거지?""
그래서 52장짜리 일반 카드 덱을 가지고 오만가지 프로토타입을 다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실험해보다, 결국 지금처럼 에너지, 턴제 전투와 마법을 기반으로 한 기본적인 게임의 틀이 만들어졌고요.
Q: 솔리타리카가 주로 노리고 있는 타겟 시장은 어디인가요?
클린트: 라이처스 해머 사는 그냥 모든 게이머들에게 다 어필을 하고 싶은 거지, 딱히 인구 통계표를 들여다보면서 누구를 노려야겠다고 콕 찝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대충 "야, 게임에 하트를 썼다간 18~34세 하드코어 게이머 계층은 다 떨어져 나갈테니 소프트 유저의 규모를 더 키울 수 있겠는걸?" 같은 생각은 저도 싫어할 뿐더러, 애초에 저희 회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려고 세운 것이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특정 장르의 팬들이 특히나 저희가 만든 게임을 좋아하기는 할 겁니다. 일단 솔리테어 카드 게임이나 퍼즐 게임, 턴제 전투나 카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저희 게임이 꽤나 신선하다고 느끼고 미친듯이 파고들 수도 있어요. 또 운빨(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카드 게임이니까요...)을 극복하고 게임을 클리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 게임을 좋아할걸요. 또 로그라이크, 보드게임, 수집형 카드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도 있고요.
Q: 플레이어는 솔리타리카에서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나가나요?
클린트: 플레이어들은 총 18개의 개성적인 스테이지들을 차례차례 클리어하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난이도도 점점 어려워지고, 마지막엔 최종 보스인 Stuck 황제와 맞서게 되죠. 황제의 군대를 물리치고 마지막으로 놈까지 쓰러뜨리는 것이 게임의 주요 목표입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플레이어들은 코인(coin)을 얻어 새로운 주문과 아이템을 사서 능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만약 패배한다면(물론 플레이어들은 자주 패배할겁니다. 게임의 난이도는 절대 만만치 않거든요!) 그때까지 얻은 강화를 모두 잃지만, 대신 진행도에 따라 와일드스톤(Wildstone)이라는 보상을 얻게 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와일드스톤으로 새로운 덱을 사고 강력한 카드들을 얻어, 자신의 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Q: 적들이 자동으로 생성된다는 부분은 게임의 재미와 신선도를 모두 유지할 수 있는 요소일 텐데요. 게임에서 이게 어떻게 나오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클린트: 게임에서는 6개의 스테이지에서 적이 3명씩 출현합니다. 그러니 총 18명의 적이 랜덤한 순서로 나오게 되죠. 이들은 각각 20장의 카드로 이루어진 독특한 덱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플레이어가 상대하는 적들마다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덱에 추가적인 카드를 섞어넣거나 전투 조건을 바꿔버리는 특성을 모든 적들에게 부여했습니다. 이런 특성은 적들의 이름에 추가 칭호를 붙이는 식으로 표시됩니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들은 첫 플레이에서 '얼음 스켈레조이드 거인'와 싸운 다음, 다음 플레이에서는 '수염 달린 비행 스켈레조이드 사제'와 싸울 수도 있는 것이죠. 이렇듯 각 전투는 똑같이 느껴지는 것이 단 하나도 없이 제각기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고, 플레이어도 전투마다 자신의 주문과 아이템을 독특하게 맞추게 됩니다. 이렇듯 적의 특성을 카운터하기 위해 덱을 계속 바꾸는 것은 솔리타리카의 플레이에 큰 부분이 될 것입니다.
게임 속의 모든 적들과 그 특성은 최대한 개성적으로 만들었어요. 게임을 만들면서 제일 신경을 쓴 부분은, 농장에서 늑대 쫓아내는 것도 지겹고 숲 속 샛길을 걷다가 고블린 산적들한테 습격을 받는 것도 싫증이 났으니, 우리 게임은 모든 면에서 개성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러니 플레이어들은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온갖 웃기는 것들을 뒤섞어놓은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분명 수염 달고 날아다니는 해골 사제랑 싸우는 게임은 우리가 처음일걸요... 이건 진짜 강조해야겠네요.
Q: 공격, 방어, 민첩, 그리고 의지 에너지는 게임에서 어떤 기능을 하게 됩니까?
클린트: 이 4개의 에너지는 각각 독특한 게임 플레이의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격은 카드를 파괴하는 역할이고, 방어는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과 반격, 그리고 기절과 관련된 역할을 합니다. 민첩은 게임 시간과 카드 더미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카드 더미 한 줄을 둘로 나눈다거나, 카드를 더 뒤집는다거나 아니면 다음에 받는 카드를 엿보거나 하는 식이죠. 의지는 치료나 비전 마법 등등 멋진 마법과 관련된 요소죠.
일단 카드 더미의 맨 앞에 오픈해놓은 모든 카드들은 각각 특별한 타입을 가지게 됩니다. 또 그 카드를 처리할때마다 해당 타입의 자원을 수집하게 되죠. 자원은 코인 카드도 있고 심지어 와일드스톤 카드도 나오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앞에서 말씀드렸던 4가지 에너지 카드 중 하나입니다. 각 자원은 최대 10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는 이 자원들을 활용해 마법을 시전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덱은 총 2가지의 타입을 가진 카드들로 구성됩니다. 플레이어가 카드를 뒤집을 때마다 카드에 깃든 타입의 에너지를 얻게 되므로, 덱은 최대한 다양하게 짜는 것이 재밌겠죠. 또한 각 덱이 가진 특수 마법이나 업그레이드와는 별개로, 덱의 기본 속성을 이루는 두 가지 에너지들은 게임의 전체적인 느낌도 바꾸어줍니다. 덕분에 모든 클래스는 게임 플레이의 컨셉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도적(Rogue)은 효과가 아주 치명적이고 게임 전개도 빠르게 진행되지만, 게임의 흐름이 한번 막히면 그때부턴 매우 취약해집니다. 성기사(Paladin)의 경우 정신나간 생존력을 보여주지만 게임의 전개는 비교적 느리죠.
Q: 솔리타리카는 그래픽도 굉장히 아름다운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그래픽은 단 한번에 디자인해서 만든 스타일인가요, 아니면 수많은 시도 끝에 만들어낸 개성적인 스타일인가요?
클린트: 칭찬 감사합니다. 이런 반응을 보는 일은 언제나 엄청나게 즐거운 일이죠. 새로운 아이디어를 또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니까요.
창작자의 입장에서, 저는 70~80년대에 유행했단 판타지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그때만 해도 판타지 장르가 금속 고리로 수염 땋은 드워프가 나와서 스코틀랜드 억양의 영어로 툴툴거리는 클리셰에 못박히기 전이었어요. 판에 박힌 판타지라니, 이건 진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웬 닌자가 레이저 공룡을 타고 다니는 뜬금없는 콘텐츠라는 식으로 그 당시의 판타지를 비웃는 경향도 많습니다. 하지만 Tron, Labyrinth, NeverEnding Story, Dark Crystal, Dragon's Lair 등등 그 때의 명작들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굉장했습니다! 음침하지만, 동시에 재미있기도 했어요. Dragon's Lair에서 격자무늬 바닥에 공이 굴러다니는 끝없는 공간에서 모험을 펼치던 추억이란... 그런 게 왜 중세의 성 안에 있었던 걸까요? 안될건 또 뭡니까, 엄청 멋진데. 게임의 음향 효과도 이 시절의 감성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80년대 판타지 장르의 음향이란... 전자음도 떡칠하고, 뭔가 장대하면서... 그냥 폭발적이었다고밖에 못하겠네요.
또 오즈의 마법사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뭐 일단 굉장히, 참신하잖아요. 날개달린 원숭이들이 소녀랑 허수아비랑 양철 인간을 습격한다니... 아니 심각하게 생각을 한번 해 보세요. 맨 땅에서 아무런 소재도 없이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건... 그건 영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요새 창작업계는 다들 대박이 날만한 아이디어가 떨어져서 문제라고들 하죠. 그런데 AAA급 메이저 게임들이 지배하는 게임 업계에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대충 이런 취급을 받았습니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고, 모두가 껄껄거리고 웃고, 잠시 정적이 흐르죠. 그러다 누군가가 말합니다. "야, 그래도 그건 무리수야."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들이 하나씩 사라져갑니다.
저는 그렇게 억눌려있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그림으로 표출했습니다. Robert Crumb과 80년대 만화들, Mad Magazine, Adventure Time, Heavy Metal Magazine 등등으로부터 엄청나게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풍부한 상상력을 일러스트레이션 속의 선에 담아낸 거죠. 대부분은 즉흥적으로 그려냈습니다만, 개중에서는 서서히 살을 붙여나갔던 것도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첫번째로 만나게 될 적인 Elklops를 만들던 중에는, 녀석의 외모에 아주 큰 특징을 줄 만한 요소를 생각해냈어요. 외곽선을 다양한 색깔로 두르되 안에 칠해지는 색과는 또 대비시켜서 안팎을 확실하게 구분하는거죠. 또 선도 그냥 말단으로 두지 않고 전체 일러스트레이션에서 가장 밝은 효과를 줬어요. 그렇게 만들고 보니 굉장히 웃기는 생김새를 하고 있을 뿐더러, 저희들의 미술 스타일하고도 아주 잘 맞더라고요.
조나 저는 그림에 있어서 아주 깔끔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확실하게 주는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반복 요소들은 최대한 간단하고 단순하게 만들어 놓았어요.
애니메이션이나 그래픽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같은 다른 영역에서도 조와 저는 서로의 결과물을 첨삭해주면서 점점 더 낫게 만들어갔습니다. 이런 제작과정은 무슨 장기자랑 비슷한 것이었지만, 실제로 아주 잘 먹혔어요.제작 과정에서 딱히 막히거나 한 적도 없었고요!
Q: 솔리타리카는 일단 배우기는 쉽지만 고수가 되기는 어려운 부류의 게임처럼 보이는군요. 게임의 접근 장벽을 낮추되, 클리어했을 때에는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난이도는 어떻게 맞추셨습니까
클린트: 난이도를 조절하면서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이 게임의 장르가 카드 게임이다 보니 애초에 확률적인 요소가 엄청나게 개입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난이도를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게임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린단 말이죠. 그래서 카드 게임을 엄청나게 좋아하면서 실력까지 좋은 플레이어들을 베타 테스터로 구해서 스테이지 몇 개를 플레이 시켜본 다음, 게임이 어땠는지 곧바로 조언을 구해봤어요. 좀 쉽게 만들어보자고 하더라고요. 이건 카드 게임입니다. 카드 한 장 한 장 뒤집을때마다 손톱을 물어뜯는 그런 긴장감이 없다면 재밌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보기보다는 실력이 엄청나게 필요한 게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카드 게임이 그냥 운빨로 하는 게임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카드 게임에도 분명 아주 절묘한 전략이 있습니다. 물론 초심자들은 알기 힘들죠. 하지만 대충 섞여 있는 카드 뭉치들을 천천히 풀어나가면서 게임도 점점 재미있어지고, 자신의 전략이 맞아 떨어질때마다 느껴지는 성취감도 점점 커져만 갈 겁니다.
또 다른 중요한 실력은 바로 적의 특징을 완벽하게 이해한 다음, 그 적에 맞서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또 어려웠던 점 한 가지는, 바로 어떤 적을 만나든 완벽하게 공략할 수 있는 무적의 덱이 출현하지 않게 만드는 거였어요. 이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 방법은 바로 똑같은 적에게 계속해서 도전하면서 특징을 분석한 다음, 완벽하게 반격할 수 있을만한 작전을 짜는 것이니까요.
Q: 솔리타리카 개발에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신 이유는 무엇이고, 또 게임을 완성하는 데에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특히 이 게임은 2D 게임인데 말이죠?
조: 에픽 사에서 언리얼 엔진 4를 출시하기 전에도, 저희는 몇 년동안 심심풀이로 작은 게임들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는 했어요. 그런데 일단은 저희 둘 다 아티스트였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조차 힘이 들었을 뿐더러 저희만의 엔진을 만드는 것은 완성할 엄두도 내지 못했죠. 분명 계속 노력을 하고는 있었지만, 개발 진척이 너무 느려서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이렇듯 개발 속도를 확 끌어올려야 했기 때문에, 언리얼 엔진 4가 발매되자마자 일단 구해서 뜯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루프린트 시스템은 저희들의 구미를 확 당기는 것이더라고요. 프로그래머적인 면에서나, 아티스트적인 면에서나 말이죠. 코딩 없이도 게임 속 요소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은 개발 전체의 난이도를 상당히 낮추어주었습니다. 애니메이션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도 엄청나게 줄어들었어요. 그냥 몇 초 정도만 들여서 블루프린트의 타임라인 노드만 조정해준 다음, “에디터에서 재생” 버튼만 누르면 다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니까요.
저희는 처음부터 솔리타리카를 2D게임으로 구상했지만, 굳이 스프라이트만 써서 그래픽에 한계를 두고 싶지는 않았어요. 굳이 2D 세계에서만 한정되지 않으면서 온갖 멋진 효과를 낼 수 있는 툴이 필요했던 거죠. 그런데 언리얼 엔진은 체크 박스를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2D세계를 비스듬히 비추는 카메라와 3D 카메라 시점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의 적절한 밸런스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Q: 라이처스 해머 사는 규모가 굉장히 작은 게임 제작사인데, 언리얼 엔진이 게임 개발 시간을 단축 하는 데 도움을 준 바가 있습니까?
조: 언리얼을 설치했을 때는 이제 막 C++에 익숙해졌을 시기였어요. 그러니 메모리 분배나 레퍼런스 수집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고 일단 재빠르게 게임 코딩부터 하는 과정에서, 관련 커뮤니티나 지원 네트워크는 정말 귀중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엔진의 코드 베이스에 이미 내장되어 있던 매크로도 시스템 유지에 필요한 온갖 잡코드 작성같은 것은 무시하고, 일단 게임의 틀을 만들어 내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어요. 정말이지 엔진에는 저희에게 필요했던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블루프린트도 개발시간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코딩에는 복잡한 로직만 맡겨놓고 시각 효과나 그래픽의 피드백은 블루프린트에 분담시켜두었죠. 예를 들어 카드 하나가 파괴되면, 몇 초 정도는 아주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서 사라지게 만들고 싶었어요. 코딩으로는 올바른 카드를 제때 터뜨릴 수 있게만 짜놓은 다음, 진짜 애니메이션 효과는 블루프린트가 발동시키게 맡겨놓았죠. 블루프린트는 그냥 타임라인에 어떤 이벤트가 터지면 어떤 애니메이션이 재생되어야 하는지 노드만 붙여놓으면 되니까요. 그렇게 카드 하나가 박살나면, 다음 카드를 뽑으라고 코딩에 신호까지 넣어주도록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코딩으로는 게임의 로직만 관리하면 되니, 쓰기도 쉽고 보기에도 간편헀어요. 블루프린트의 반복도 훨씬 빨랐던 게, 애니메이션만 관리하면 되었거든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서 얻은 가장 큰 이점 중 하나는 바로 언리얼 엔진의 다양한 플랫폼 호환성이었습니다. 프로젝트 하나를 가지고 어떻게든 다른 기기에서 제대로 돌아가게 하려고 코드를 따로 뜯거나 하지 않아도, 그냥 아무 플랫폼에서나 잘 돌릴 수 있습니다. Mac이나 iOS버전용 솔리타리카를 따로 만들려고 귀중한 예산을 뚝 떼다가 쓸 필요도 없었어요. 그냥 버튼을 딱 누르면 다 돌아갔습니다.
Q: 2016년 3월에 타신 데브 그랜트 자금은 솔리타리카의 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조: 데브 그랜트는 저희들에게 정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당장 엄청나게 유능한 작곡가인 맷 블랙(Matt Black)을 고용해서 배경 음악을 부탁할 수 있었죠. 맷이 작곡한 음악을 게임 속에 넣어보니, 게임의 재미와 분위기부터가 아예 차원이 달라지더라니까요! 두번째로, 데브 그랜트는 저희 개발에 확실히 필요했던 융통성도 주었습니다. 마케팅 단계에서 전문가들을 몇 명 고용해 도움을 받았고, 이 덕분에 저희는 다른 활동보다 게임 개발의 마무리에만 집중하면서 베타테스터들이 찾아낸 버그도 최대한 잡아낼 수 있었어요.
Q: 솔리타리카는 광고도 안뜨고 인게임 결제도 없는 프리미엄 게임으로 발매하셨는데요. 왜 이런 발매 정책을 펴셨나요??
클린트:저희는 아직도 굉장히 엄격한 개발 환경에서 멋진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내는 Ustwo, Tiny TouchTales, Mika Mobile, Capybara 같은 회사들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소액 결제로 돈을 버는 게임과 프리미어 게임은 인상부터 확실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물론 저희는 둘 다 재미있게 플레이하지만, 확실히 처음부터 완성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프리미엄 타이틀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개발에 임하는 자세부터 훨씬 다부져지더라고요.
솔리타리카의 경우 게임의 핵심은 일단 웃음을 주는 데에 두었지만, 게임을 점점 클리어해나가면서 마지막 스테이지인 성채가 서서히 떠오르는 모습이란 굉장히 의미가 깊게 느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게임 예고편에서도 보스전에 관한 영상은 하나도 넣지 않고, 단지 보스의 모습만 단편적인 이미지로 넣어뒀죠. 이 보스가 진짜 거물이라는 인상을 게이머들에게 심어주고 싶었거든요! 이런 디자인을 밀고 나가야 하니, 제게는 프리미엄 게임이 훨씬 괜찮은 개발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솔리타리카는 난이도도 높고 확실한 엔딩이 있는 구식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Q: 이제 게임을 발매했는데 앞으로 솔리타리카가 나아갈 목표는 어떤 것인가요?
조: 솔리타리카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들어온 긍정적인 반응들은 정말 환상적인데다, 게임을 스팀에 발매한 이후 엄청난 양의 피드백이 들어오고 있어요. 지금 당장은 게임의 경험을 최고의 상태로 조율하는 데에 집중하고, 플레이어들이 제공해 준 괜찮은 아이디어들을 게임 속에 구현하거나 이번 가을에 iOS 플랫폼 버전을 발매할 때 추가할 새 콘텐츠의 개발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Q: 언리얼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솔리타리카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거나, 게임을 구입해서 해볼 수 있는 경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럼 공식 웹사이트가 좋은 시작이 될 수 있겠습니다. 저희 게임은 스팀 과 험블 스토어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