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바운드(Woodbound)는 자연이 다시 장악한 세상을 배경으로 한 전략 생존 게임입니다. 야생은 수수께끼의 탐욕스러운 존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전략 게임의 시점에서 보자면, 이 게임은 부족원들을 조종하여 사냥과 교역, 혹은 절도를 통해 적절한 음식과 옷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게임입니다. 하지만 미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정말로 아름다운 게임입니다. 꼭 지브리 스튜디오나 '스쿠비 두(Scooby Doo)' 등의 고전 애니메이션을 한데 모아 만들어낸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우드바운드의 1인 개발자 크리스찬 스팍스(Christian Sparks)의 인터뷰를 통해 끈기있는 이터레이션과 과감한 변화, 그리고 갑작스럽고 엄청난 피드백들로 이루어진 우드바운드의 개발 과정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풍부한 미학
우드바운드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바로 라이팅과 공간으로 정의해낸 미학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미학이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본업인 IT 업무와 가족적인 생활을 겸하며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스팍스는 돈 스타브(Don’t Starve)를 굉장히 많이 플레이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드바운드 역시 초기에 취미 생활로 제작하던 프로젝트였던 당시에는 굉장히 팀 버튼(Tim Burton) 감독의 스타일이 물씬 풍기는 생존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면서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팍스는 말합니다. “문제는 바로 씬 전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훵씬 산만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미학 스타일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스팍스가 처음으로 알아본 것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들이었습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우드바운드의 주인공은 후드를 쓰고 두 개의 사슴뿔이 돋아나 있으며,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등장했던 '가오나시'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에메랄드 빛 녹색의 주변 환경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분위기를 빼닮았습니다.
“아직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플레이 해 보지는 않았습니다.”스팍스는 인정합니다. “하지만 시각적인 면에서 정말 큰 영감을 받기는 했습니다.”
스팍스가 만들어낸 최고의 시각적 트릭은 바로 평면적인 라이팅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마치 해는 쨍쨍하지만 구름이 낀 날처럼 모든 물체에 동등한 수준의 조명을 비춥니다. 이것은 극적인 라이팅 효과나 섀도우와는 달리 오히려 팀 버튼의 작품들과 비슷한 스타일을 보여주지만, 그러면서도 우드바운드만의 개성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목표로 하고자 했던 시각적 미학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고전 애니메이션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라고 스팍스는 말했습니다. “정말 유려하게 그려내어 렌더링한 씬 위에, 프레임 단위로 움직이는 샷들을 겹쳐놓은 느낌 말이죠.”
우드바운드에서는 복잡한 라이팅과 섀도우를 정적 오브젝트에 몰아줍니다. 나뭇가지부터 캐릭터의 망토까지, 프레임 단위로 움직이는 모든 것은 평면 라이팅 효과를 받게 됩니다. 이것은 고전 애니메이션 스쿠비 두와는 대조적으로 사용한 방식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평면적인 배경에 숨어있던 악당에게 복잡한 효과를 넣어주었으니까요.
“플레이어들은 이런 사물들을 보면 분명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할 것입니다.” 스팍스는 설명합니다. “이런 방식이 우드바운드에 고전 애니메이션 식의 개성을 부여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
우드바운드의 세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요소는 바로 숲과 벌판을 휩쓰는 바람입니다. 말 그대로 야생의 숨결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스팍스가 정기적으로 트위터에 업로드하는 GIF 이미지들을 보면,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이미지만 보고 있는데도 나무들을 쓰다듬는 부드러운 바람소리가 실제로 들리는 듯 합니다. 하지만 게임 속에서는 실제로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람을 맞는 효과를 시뮬레이션 해서 보여줄 뿐입니다. 나무와 잔디는 그저 상상속의 바람을 맞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사실 굉장히 기본적인 구성입니다.” 스팍스는 말합니다. “언리얼 엔진 4에서는 지오메트리의 버텍스에 시각적인 노이즈를 할당하는 풀 바람 노드가 존재합니다. 이를 커스터마이즈해서 바람의 세기를 더 크게 하거나 다양하게 바꾸어줄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점은 바로 풀 위에 바람이 부는 대로 보이는 선을 선명하게 그려준다는 점 같습니다.”
이 간단한 트릭은 그저 풀 텍스처의 색깔을 바꾸어주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하지만, 이를 통해 들판에 바람이 불어오는 풍경을 구현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종합적인 효과는 실제로 바람이 존재하지도 않는 우드바운드 속 세계에 바람이 몰아치는 광경을 만들어냅니다.
스팍스가 부딪혔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는 라이팅과 애니메이션 효과를 적절하게 맞추어, 부자연스럽고 웃기는 효과가 아니라 소름이 돋을 정도로 사실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일본 게임에서 배운 신중한 밸런스 작업이었습니다.
“'완다와 거상'이나 라스트 가디언(Last Guardian)의 애니메이션은 그 움직임을 아주 절묘하게 만들어냈기 때문에, 정말 생생하고 사실적입니다.” 스팍스는 말했습니다.
새로운 시점
스팍스는 프로그래밍 실험 결과를 트위터에 올리자마자 정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눈으로 프로젝트를 평가받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런 반응이 기쁘기는 했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우드바운드는 돈 스타브에서 영향을 받아 탑뷰 시점의 카메라를 차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위쪽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는 스팍스가 의도했던 게임 속 세계를 완전하게 감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게임 메커니즘은 전혀 건드리지 않은 채 카메라 시점만 바꾸려고 했었습니다.” 스팍스는 회상합니다. “게임의 플레이와 느낌은 가장 좋은 쪽으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러자 보다 자유로운 카메라 시점 스타일로 게임 메커니즘을 바꿀만한 가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메라 시점을 바꾸는 것은 간단했지만, 이에 맞추어 게임 디자인을 바꾸는 것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스팍스는 원형 메뉴로 기지를 건설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우드바운드의 세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카메라 시야 '자유 유영 카메라' 및 '어깨 너머 시점'에는 그리드 스냅 시스템이 더욱 잘 호환되었기 때문에, 기존의 시스템은 결국 폐기했습니다.
“이것때문에 정말 많은 변화를 주어야 했습니다.” 스팍스는 말합니다. “그래도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애초에 포스팅 자체가 실수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저는 이런 반응들에 완전히 압도되고 말았지만, 이를 통해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스팍스는 소셜 미디어 활동에서 한 발짝 물러난 채, 애초부터 자신이 개발을 시작했던 동기인 우드바운드의 본격적인 개발에 다시 집중하고 있습니다. 스팍스의 이런 우드바운드에 대한 열정은 SNS 팔로워 숫자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같습니다.
우드바운드는 PC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