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들은 모두 은밀한 비밀 한 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코딩을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압니다, 정말 충격적이고 의외인 사실이죠.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 개발자들은 코딩의 전도사이기까지 해서, 적절한 수단과 방법만 있다면 플레이어 여러분도 코딩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명령문이 제대로 실행될 때의 그 성취감과, 기대 이상으로 성장해나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려고 말이죠.
이스탄불에 위치한 게임사 어비스 게임웍스(Abyss Gameworks)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작품을 본다면, 이 말은 분명한 사실로 느껴집니다. 어비스 게임웍스가 현재 첫 작품으로 제작중인 1인칭 SF게임 타르타로스(Tartarus)에서, 플레이어들은 해왕성과의 충돌 궤도에 돌입한 채광 우주선에 갇히게 됩니다. 이 충돌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우주선의 시스템을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방법 뿐입니다. 네, 코딩으로 세상을 구하는 게임이니, 게임을 하려면 정말 약간의 코딩 지식이라도 배워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개발자들은 FPS 게임 속에 대체 어느 정도 수준의 임베딩 지원 터미널을 구현해낸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얼마나 깊은 프로그래밍의 수렁 속으로 플레이어들을 밀어넣을 속셈인 것일까요?
종단 속도

“실제로 OS를 코딩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리드 프로그래머 세르탁 오건은 회상합니다.
물론 실제 OS는 아니지만 겉보기에는 아주 그럴싸하게 만들었습니다. 타르타로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파일 및 디렉토리들은 전부 배열입니다. 언리얼 엔진 4의 한 유닛 내에 포함된 데이터의 집합이죠.

“플레이어들이 입력할 수 있는 키보드 입력들은 모두 인식해서, 논리 컴포넌트로 분석한 다음, 해당 컴포넌트를 진행합니다.” 오건은 말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저희가 직접 작성한 시스템이 명령과 파라미터들을 각각 구분해내죠. 이것이 아주 그럴싸한 디자인 뒤에 숨어 있는 주요 트릭입니다.”
어비스가 사전에 구성해 둔 명령어들은 각각 시스템 상 상응하는 부분들로부터 특별한 이벤트들을 촉발합니다. 또한 이렇게 입력한 명령어가 터미널의 사전 설정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해 제작사가 미리 준비해 둔 ‘오류 메시지’까지 출력해서 보여줍니다.
“물론 여기에 아주 중요한 요소를 빠뜨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오건이 강조합니다. “해당 터미널 내에서는 똑같은 오류 메시지가 두 번 다시 뜨지는 않는다는 점이죠.”
코딩 속의 코딩

“일단 이해할 수만 있다면 활용하기는 쉬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었습니다.” 오건은 설명합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의 기초적인 요소들에도 익숙하지 않다면 이해하기도 굉장히 힘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타르타로스가 프로그래머 전용 게임으로 개발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저 진입 장벽이 살짝 높을 수 있다고 예상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게임의 주인공인 쿠퍼(Cooper)부터가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그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평범한 광부일 뿐입니다.
“글도 모르는 사람에게 책을 한 권 주었다고 생각해봅시다.” 오건은 말합니다. “무지에서 오는 생경함을 표현하고 싶었죠. 타르타로스의 터미널들은 분명 주인공의 친구이지만, 이들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언어를 배워야만 합니다. 읽을 수 있는 것을 모두 읽어내야 하죠. 저희 제작진은 아무래도 모호함과 구체성 사이에서의 적절한 입지를 찾아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열정

“거의 트라우마 급이었죠.” 구널은 회상합니다.
하지만 그 때부터 구널은 에이리언에서 보여주었던 끔찍함의 미학을 재창조해내는 것에 매료되었으며, 처음에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의 라이팅 아티스트로써, 그리고 현재는 타르타로스의 3D 아티스트로써 이런 재해석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전 공개된 스크린샷과 게임 화면에서는 이미 에이리언의 감독인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특유의 복고풍 미래주의적 감성이 뚜렷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에서 정말 많은 트릭들을 배웠습니다.” 구널은 설명합니다. “제 작업 방식은 대개 배경에 메인 라이트를 준 다음, 이렇게 조성한 라이팅을 그림자로 지워나가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타르타로스의 레트로 스타일은 마치 에너지 절약 같은 개념이 없던 시절에 강렬한 백열 네온 불빛이 뿜어져 나오던 풍경을 연상시켜 줍니다. 실제로 구널은 밝은 주황빛과 푸른빛의 색채를 조합해내어 이런 스타일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쉽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의 간결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말 그대로 책상에 진득하게 붙어 앉아 컴퓨터를 붙잡고, 천장의 텍스처 하나하나를 붙여나가야 하는 작업입니다. 물론 그 작업 중간 중간에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지며, 작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작업 중간 중간에 10분 정도 휴식을 가지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구널은 말합니다. “그러면 작업을 하면서 좁아졌던 시야가 다시 트여서 차이점을 발견하기가 쉽게 되거든요. 언제나 자신이 실제로 배경 속에 들어가, 정말 이 배경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있다고 상상을 해보아야 합니다. 금속 벽면에 슨 녹 텍스처 하나하나까지 모두 파악해야 합니다.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하셔야 합니다. 지오메트리, 라이트, 그리고 텍스처는 지옥을 구성하는 데 필수요소라는 것이죠.” 구널은 덧붙여 말했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별로 지옥같아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타르타로스는 이번 여름 스팀으로 발매됩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