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5일

Formula Fusion은 어떻게 극한의 속도감을 구현하였는가

저자: Jeremy Peel,

반중력 레이싱 게임은 정말 인기가 있는 장르입니다. 와입아웃(Wipeout)과 같은 명작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중력 레이싱 장르의 제작에 임하기 전에 먼저 명심해두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피직스를 담당하는 미들웨어는 본래 반중력이 적용되는 환경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나, 플레이어들은 정말 빠른 속도로 게임을 진행하니 거의 수 km에 달하는 트랙들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 등 말입니다. 그리고 속도감 역시 정말 중요하죠. 이런 요소들의 구현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과제입니다.

게임 제작사 R8 역시 포뮬라 퓨전(Formula Fusion)의 개발 과정에서 위와 같이 까다로운 과제들을 해결해야 했으며, 이를 해결한 방법들을 다음에서 논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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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은 물리 효과의 개발

 

“언리얼 엔진 4는 저희가 원하는 방식의 레이싱 게임 개발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R8의 디자이너 칼튼 건트(Carlton Gaunt)의 말입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극단적인 속도까지 기본적으로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 문제의 원인은 피직스입니다. 현존하는 피직스 솔루션과 미들웨어는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힘과 움직임을 그대로 모사해놓은 것이며, 이는 R8가 추구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반중력 차량의 구현에 있어 현실은 그냥 시시한 걸림돌에 불과했으니까요.

“반중력 레이싱 게임은 애초에 비현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문제입니다.”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존 퍼디(John Purdie)는 지적합니다. “코너에서 돌 때에도 '자연스러운' 관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게임 속에서 피직스에 의존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꼭 영화에서 특수 효과를 제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감독이 와서 ‘진짜 현실하고 똑같이 만들어.’하고 말하더니, 결과물을 보고는 ‘아니, 이 정도로 똑같으면 안되지.’라는 것 같은 거죠.”

다행히 언리얼 엔진 4는 오픈 소스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서, R8는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post-Newtonian 메커니즘을 엔진에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무기나 차량의 상호간 인터랙션은 엔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활용하되, 포뮬라 퓨전(Formula Fusion) 내에서 일어나는 피직스 효과는 완전히 재량껏 구현해낼 수 있었습니다.

건트는 설명합니다. “저희만의 피직스 엔진을 새로 만들어 내는 작업은 꼭 이상한 나라의 조물주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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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배경에 어울리는 트랙의 제작

 

포뮬라 퓨전의 트랙 제작 역시 그 규모 때문에 굉장히 난해한 작업이었습니다. R8는 우선 트랙의 중추적인 부분인 회전, 급커브, S자 커브, 복합 커브 및 점프 구간부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제작진은 일단 트랙이 재미있어 보일 때까지 작업을 한 다음, 엔진 상에서 시험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먼저 원하는 만큼 트랙을 계속해서 돕니다.” 건트는 강조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속도감에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그냥 트랙이 충분히 재미있는지를 테스트하는 부분이니까요.”

레벨 디자이너는 R8의 아트 리드와 함께 반복 작업을 하면서 핵심 아트 애셋이 위치해야 할 곳을 파악했습니다. 물론 이 시점까지만 하더라도 트랙의 배경은 그저 밋밋한 벽돌들 뿐이었으며, 현재 포뮬라 퓨전에서 완성되어 있는 트랙의 배경인 네온 사인 투성이의 놀이동산과는 거리가 꽤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이 작업을 끝낸 다음 시각 효과는 아직 부여하지 않은 준 완성 버전의 트랙, 이른바 ‘레드 루트(red route)’를 제작하였습니다. 이 레드 루트는 말 그대로 흰색 배경에 붉은색 도로만으로 구성된 것이었습니다.

“속도감의 구현 작업은 여기서부터 시작했습니다.” 건트가 말했습니다. “트랙이 썩 만족스럽게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차를 여기저기에 박을 걱정 없이 굴릴 수 있는 도로가 생겼으니까요.”
바이오쇼크(Bioshock)를 플레이해 보신 분들이라면, 수중 도시 랩처(Rapture)에 처음 입장했을 때 고래 한 마리가 바닷속의 고층 빌딩들 사이를 헤엄쳐다니는 모습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고래는 이래셔널 게임즈(Irrational Games)의 아트팀이 가능한 한 아주 기본적인 기능만을 적용하여 렌더링한 효과였습니다. 실제로 바이오쇼크의 제작자들은 아주 짧은 순간에만 이 고래를 플레이어들의 눈 앞에 등장시킬 계획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작자들의 의도대로 플레이어들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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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8도 자신들만의 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비유적인 표현입니다만, R8의 제작진 역시 게임 속 트랙 대부분이 블러 효과 처리를 통해 그저 흐릿하게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자세한 세부묘사까지 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눈에 별로 들어오지 않는 구간은 이렇게 처리했습니다.” 건트는 설명합니다. “직진 구간이 좀 길게 이어진다 싶으면 플레이어들이 주변 애셋을 거의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커브 구간을 막 통과한 순간이라면 차량도 감속되어 있을 것이고, 플레이어들도 배경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겠죠.”

그래서 제작진은 가장 공들여 제작한 아트를 가장 까다로운 커브 구간에 배치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필연적으로 속도를 줄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특히 복잡한 커브가 집중되어 있는 트랙에서는 플레이어가 상당히 많은 시간을 허비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건트는 말합니다. “그러니 이런 부분의 배경에는 보다 공들여 제작한 애셋을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R8는 트랙의 개발에 근 2주 정도를 투자하면서, 가속 장치와 픽업 무기 아이템도 배치하여 플레이어들에게 테스트 플레이를 맡길 준비를 마쳤습니다. 물론 제일 먼저 자신들이 테스트를 시행한 다음, 그 다음에는 초기부터 자신들을 지원해 준 킥스타터 후원자들에게 테스트를 맡길 예정이었습니다.

포뮬라 퓨전의 트랙은 이 시점에서야 보다 평범한 파이프라인을 거치게 됩니다. 애셋의 최종 디자인이 끝났고, 배경 하늘이 빌드되었으며, 트랙의 배경도 보다 빽빽하게 채워졌습니다. 마침내 포뮬라 트랙 특유의 휘황찬란한 레이싱 코스가 완성된 것입니다.

“트랙을 정말 아름답게 꾸몄죠.” 건트가 끝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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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포뮬라 퓨전은 땅에 바퀴나 붙이고 달리는 레이싱 시뮬레이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속도감을 목표로 합니다. R8는 날개와 하프 스포일러를 장착한 차량의 공기역학부터 시야 뒤로 휙휙 지나가는 배경화면에 이르기까지, 게임 속 모든 요소에 이런 속도감을 부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속도감을 올리기 위한 시각 효과의 대부분은 게임의 배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건트는 설명합니다. “예를 들면 레이싱 트랙은 줄무늬 패턴이 그려진 텍스처로 이루어져 있으며, 플레이어들은 경주를 진행하면서 이런 줄무늬들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쳐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중거리에 위치한 가로등이나 기둥, 울타리 등도 모두 상하로 길쭉한 형태로 되어있어 굉장히 빠르게 지나치게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충분한 속도감을 제공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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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모션 블러 등의 시각효과를 더해, 이렇게 속도감을 더해주는 장치들의 효과를 한층 더 증폭시켜 줄 수 있습니다.” 건트는 덧붙여 말합니다. “또한 현재 속도에 따라서 카메라를 왜곡시켜주는 시스템도 구비하고 있습니다.”
페달을 밟으면 카메라는 점점 뒤로 당겨지면서 시점은 확대됩니다. 

“이는 영화 촬영 기법에 더 가까운 것입니다.” 건트는 말합니다. “카메라 시점의 배경을 전체적으로 왜곡시켜서 현재 카메라의 중심에 들어있는 피사체, 즉 플레이어의 차량의 크기는 거의 그대로인데 나머지 배경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아져 보이게 만들어,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였습니다.”

“이 속도감이야말로 게임 개발에 있어서 중점을 두었던 모든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시각이나 음향에 그치지 않고 게임 속 모든 요소 속에서 빌드하려 한 것입니다.”

포뮬라 퓨전은 스팀 얼리 액세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언리얼 엔진 4은 현재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