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k Pearce는 수상 경력을 보유한 작가이자 비디오 게임 개발자이며 Modern Storyteller의 설립자입니다. Nick은 게임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10년 동안 기업계의 변호사, 중재자, 전략 자문가로 근무했습니다.
더 포가튼 시티(The Forgotten City)는 닉 피어스(Nick Pearce)가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The Elder Scrolls V: Skyrim)으로 제작한 완성도 높은 모드입니다. 이 모드는 미국 작가 조합상(Writers Guild of America Award)을 수상하고 3백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일대 파란을 일으켰고, 닉 피어스는 이를 계기로 변호사로서의 본업을 그만두고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 독립형 버전은 단순히 베데스다(Bethesda)가 만든 스카이림의 요소를 단순히 걷어내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스카이림 원작은 드래곤본(Dragonborn)의 이야기와 게임 역사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모험이 펼쳐졌지만, 더 포가튼 시티의 경우 철저한 고증을 거친 고대 로마 시대의 요소가 더해지며 스토리가 확장되고, 동시에 플레이어의 도덕과 철학을 능숙하게 파헤칩니다.
에픽게임즈는 피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게임 개발자가 되겠다는 결정을 어떻게 내렸는지, 이 팀이 모드를 독립형 게임으로 다시 만들 때 언리얼 엔진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게임의 도덕성에 대한 탐구, 그에게 영감을 준 것, 소스 머티리얼에서 모드를 분리하고자 하는 개발자들에게 해줄 조언에 대해서도 들려드립니다.
스카이림에서 더 포가튼 시티 오리지널 모드를 만들 때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요? 그리고 대중에 공개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발하기까지 얼마나 걸렸나요?
닉 피어스: 저는 항상 스토리텔링을 좋아했습니다. 전통적인 글쓰기부터 시작했지만, 약 10년 전 제가 소설보다 비디오 게임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래서 소설 대신 대규모의 스토리 기반 모드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더 포가튼 시티 모드 버전을 만드는 데는 3년간 1,700시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누가 실제로 플레이를 할지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반응이 폭발적이더군요. IGN, PC 게이머(PC Gamer), 코타쿠(Kotaku) 등 여러 매체의 주목을 받았으며 37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미국 작가 조합상까지 수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이런 게임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모드를 독립형 게임으로 만들기로 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피어스: 2016년 코타쿠의 한 기사에서 이 모드가 '독립형 게임으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별생각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리그 오브 긱스(League of Geeks)의 개발자 몇 명을 만났는데 그분들이 제게 독립형 게임을 제작하라고 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드 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93%가 독립형 게임 제작에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동안 계획을 세운 후,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평이 대단히 좋은 것을 보니 이 결정이 제 생애 최고의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제작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어스: 가장 먼저 어떤 엔진을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선택지를 확인하고 하루 동안 각 엔진을 사용해 봤습니다. 언리얼 엔진으로 반나절 만에 너무나도 쉽게 멋진 환경을 만들고 나니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죠. 나머지 엔진들을 모두 삭제하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드 개발자에서 게임 스튜디오로 전환하면서 팀은 어떻게 성장했나요?
피어스: 언리얼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나자 UE4 전문 프로그래머가 필요했고, 알렉스 고스(Alex Goss)를 채용했습니다. 고스는 NASA와의 VR 우주유영 시뮬레이션 제작을 막 마친 참이었습니다. 그는 그 후로 지금까지 4년 반 동안 저희 팀의 핵심 인력이 되었습니다. 저축한 돈과 필름 빅토리아(Film Victoria)의 후원금 그리고 아낌없이 후원해준 언리얼 데브 그랜트에 오랫동안 의존해 개발하다가 퍼블리셔인 디어 빌리저스(Dear Villagers)를 만났게 되었습니다. 디어 빌리저스는 최고의 버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금과 지원을 제공해 주었죠. 저희는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더 포가튼 시티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요?
피어스:더 포가튼 시티에 영감을 준 작품은 아주 많습니다. 스타 트렉: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Star Trek: The Next Generation), 스타게이트(Stargate), HBO의 TV 드라마 로마(Rome), 애거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고전 추리 소설, 다양한 오픈 월드 RPG 등입니다.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실 겁니다.
이 게임은 도덕성 탐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고 때론 모호하기도 한 주제를 다루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어스: 저는 철학과 신학에 항상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런 주제를 다뤄본 게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도전해 보기로 했죠. 저희 게임을 디 이스케이피스트(The Escapist)에서 '철학적 역작'이라 평하고, 테크 랩터(Tech Raptor)에서 '게임 전체가 철학자와 소크라테스식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평한 것을 보고는 매우 기뻤습니다. 게임은 궁극적으로 엔터테인먼트지만, 복잡한 문제와 씨름하는 것도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도덕적 규범을 생각하고 스스로 평가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지금까지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이점이 잘 통했던 것 같습니다.
Modern Storyteller 이미지 제공
게임에 전투가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필요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런 일반적인 재미 요소가 없으면 유저들의 외면을 받을까 걱정했던 건가요?
피어스: 제가 게임에 전투를 추가한 이유는 모드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이 전투를 기대할 테고 전투가 없으면 실망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게임의 호흡을 조절하는 기능도 합니다. 이 게임은 다른 게임보다 말하고 탐험하고 생각하는 요소가 더 많은데도 유저를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 중간에 격렬한 액션 시퀀스를 넣었더니 분위기를 전환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역사적 고증과 디테일에 많이 신경 쓴 것 같습니다. 연구를 통해 알아낸 내용을 스토리와 게임 자체로 구현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피어스: 뛰어난 역사 전문가 몇 분과 함께 일했습니다. 그중 한 분은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케임브리지대에 재직 중인 필립 마티스작(Philiip Matyszak)입니다. 고전 역사책만 17권이나 저술했죠. 또 다른 전문가는 20년 동안 폼페이 유적을 발굴한 소피 헤이(Sophie Hay) 박사입니다. 마티스작 박사도 열성적인 게이머로, 저희는 20개월 동안 로마 건축, 미술, 문화, 관습, 음식, 의상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300여 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여기서 배운 내용이 게임 월드와 스크립트에 반영됐죠. 게다가 헤이 박사는 게임과 비슷한 시대가 그대로 굳어버린 폼페이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활용하여 저희 아트와 건축물이 실제와 최대한 가까워지도록 도와줬습니다. 저는 역사 애호가들도 도시를 탐험하면서 여러 역사적, 신화적 이야기들을 즐기기를 바랐습니다. 역사적 지식을 활용하면 다른 사람보다 게임의 핵심 수수께끼를 더 빨리 풀 수 있을 겁니다.
더 포가튼 시티를 모드에서 독립형 타이틀로 전환하면서 내러티브 길이가 두 배 이상 늘었는데요. 신규 게임 버전에서 또 달라진 점이 있나요?
피어스: 저는 모드의 팬들도 더 포가튼 시티를 다시 즐길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완전히 다시 쓰고 신규 퀘스트와 반전 그리고 엔딩을 추가했습니다. 물론 이제는 배경이 고대 로마 도시가 되었기 때문에 캐릭터와 배경 스토리도 바꿔야 했죠. 또한, 유기물을 황금으로 바꾸는 신화적인 황금활 등 새로운 게임플레이 메커니즘도 추가하고, 완전히 새로운 전문 성우가 대사를 녹음하고, 마이클 앨런(Michael Allen)의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음악도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제가 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표현했죠.
내러티브를 가진 오픈 월드를 만들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극복했나요?
피어스: 더 포가튼 시티는 기본적으로 갈수록 깊어지는 수수께끼를 플레이어 자신이 원하는 속도와 순서대로 수사하고 탐험하는 오픈 월드 살인사건 추리물입니다. 게임을 뒷받침하는 대화 트리와 로직이 굉장히 복잡하죠. 그래서 제 목표는 내부 흐름을 굉장히 깔끔하게 다듬어서 서로 얽힌 대화가 모두 자연스럽고 직관적이고 일관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목표를 달성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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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림에서 모드를 제작하다가 언리얼 엔진으로 더 포가튼 시티를 제작해 보니 어땠나요? 저희에게 알려줄 어려움이나 해결책이 있었나요?
피어스: 언리얼 엔진에는 여러 가지 훌륭한 기능이 많은데 그중 하나는 시간 여행을 시뮬레이션하기에 완벽한 레벨 스트리밍 시스템입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를 같은 장소에 두고 게임의 '레이어' 하나만 다른 레이어와 빠르게 바꿀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기능을 사용해서 2,000년 전 과거로 여행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었습니다. 아주 멋진 기능입니다.
모드를 독립형 타이틀로 전환할지 고려 중인 모드 제작자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나요?
피어스: 세 가지 중요한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모드를 제작했던 소스 게임에서 여러분의 지적 재산을 안전하게 분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법률 자문이 필요할 겁니다.
둘째, 게임 제작에는 항상 비용과 시간이 예상보다 더 소요됩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종잣돈이 있어야 하고 퍼블리싱 계약을 확보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후원금을 충분히 받아야 합니다.
셋째,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세요. 가격 구조가 굉장히 합리적이고, 툴은 세계 최고이며, 정말 손쉽게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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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윈도우(Windows) PC,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4 및 5, 엑스박스 원(Xbox One), 엑스박스 시리즈 S/X(Xbox Series S/X)로 동시에 출시됐습니다. 이렇게 여러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데 언리얼 엔진이 도움이 되었나요?
피어스: 언리얼 엔진은 주요 콘솔에 포팅할 수 있는 아주 환상적인 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업이 더 쉬웠습니다.
더 포가튼 시티를 제작할 때 가장 활용도가 높았던 언리얼 엔진 요소는 무엇인가요?
피어스: 대사가 많은 게임을 만들 때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캐릭터가 대화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내러티브 기반의 인디 게임들은 캐릭터를 넣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잘 만들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더 포가튼 시티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므로 처음부터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언리얼의 훌륭한 애니메이션 시스템을 통해 실제 인간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어와 대화하는 캐릭터는 서 있거나, 기대어 있거나, 앉아서 플레이어를 바라보고, 적절한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대사에 맞춰 입을 움직입니다. 더 포가튼 시티의 애니메이션이 AAA급 모션 캡처는 아니지만, 3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에서 이 정도로 괜찮은 캐릭터를 표현해낸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디자인 측면에서 어떻게 달성했는지 강조하고 싶은 게임플레이나 시각 요소 같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피어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플레이 요소는 신화 속 등장하는 황금활입니다. 유기물을 황금으로 바꿀 수 있어 다양하고 재미있는 게임플레이 기회가 생깁니다. 다가오는 적을 황금 조각상으로 바꾼 후 밀어버리면 뒤따라 오는 적들을 모두 넘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는 언리얼 엔진의 멋진 툴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캐릭터가 황금으로 완전히 덮일 때까지 캐릭터 위에 황금 레이어가 퍼지는 것을 시뮬레이션했죠. 또한, 캐릭터의 피직스를 역동적으로 무버블 스켈레탈 메시에서 딱딱한 조각상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상상한 거의 모든 것을 언리얼로 구현할 수 있어 정말 놀라웠습니다.
언리얼 엔진과 차세대 하드웨어가 제시하는 장기적 가능성 가운데 가장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피어스: 저희는 UE5의 비주얼 퀄리티를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개발자가 동시에 같은 레벨을 편집하는 기능도 기대됩니다. 그러면 프로덕션에서 가장 큰 병목 구간이 해소될 테니까요!
모던 스토리텔러라는 이름은 내러티브 기반의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지금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용 더 포가튼 시티를 마무리 중인데, 향후 타이틀도 내러티브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요?
피어스: 물론입니다. 저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하기 때문에 스튜디오를 설립했습니다. 제가 봤을 때 비디오 게임은 궁극의 스토리텔링 매체가 될 잠재력이 있습니다. 게임 인포머(Game Informer)에서 더 포가튼 시티를 '명품 내러티브 걸작'이라고 평한 것은 그야말로 제 꿈이 이뤄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비디오 게임이 다른 스토리텔링 매체와 어떤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피어스: 비디오 게임은 소설, 영화, TV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하면서 인터랙션 요소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매체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걸 느끼게 해주죠. 바로 성취감 말입니다. 저는 트위터(Twitter) 유저들로부터 더 포가튼 시티의 멀티 엔딩 중 한 엔딩을 보고 기쁨과 성취감을 느끼며 눈물 흘렸다는 쪽지를 종종 받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제가 게임을 제대로 만들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던 스토리텔러와 더 포가튼 시티를 더 알아보고 싶다면 무엇을 참고하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