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ze(메이즈)는 Finish Line Games가 제작한 1인칭 어드벤처 게임으로, 장르의 불문율을 깨고 그 전통을 조롱하며 모순 그 자체를 즐기라고 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괴상한 퍼즐을 풀고, 다양한 캐릭터들(개중에는 말하는 옥수수도 있습니다)과 상호작용하며 버려진 농장 밑에 묻힌 수수께끼의 시설을 탐험하게 됩니다.
저희는 메이즈의 공동 디렉터인 Daniel Posner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즈는 어떤 영감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언리얼 엔진 4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비디오 게임으로 희극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대체 어떻게 자아를 가진 옥수수가 등장하는 게임을 만드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DP(Daniel Posner): 적당히 마신 술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음주운전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 술은 책임감을 가지고 마셔야 합니다.
원래는 옥수수 밭을 배경으로 한 절차적 형성식의 미로 게임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옥수숫대 사이로 난 길이 계속해서 바뀌는 것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옥수수에 자아를 주었습니다. 이 말하는 옥수수들의 존재 의의는 바로 플레이어에게 까부는 것이고요. 게임의 스토리, 캐릭터, 불합리성, 그리고 시야 등은 여기서부터 발전되어 나왔습니다.
코미디적 요소는 마우스를 가지고 이리저리 찍어보는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에 도입하기에 굉장히 생소할텐데, 어떻게 다른 매체도 아닌 비디오 게임을 가지고 유머를 만들어낼 생각을 하셨습니까?
DP: 영화, 텔레비전이나 라이브 코미디에서는 화자 쪽에서 웃기는 부분이 나올 타이밍을 자신의 뜻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메이즈같은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이리저리 탐험을 하고 게임 속에 숨어있는 수수께끼들을 풀어나가면서, 청자 쪽에서 웃기는 부분이 나오는 타이밍을 조정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플레이어의 게임 플레이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획일화된 페이스로 게임을 즐기도록 고정시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비디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주로 마주쳤던 어려운 부분은 게임 메커니즘 속에 희극적 요소를 녹여내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게임 개발 내내 신경을 크게 썼으며, 스토리 상의 희극적 분위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퍼즐 메커니즘 시스템을 넣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에는 또 굉장히 음침한 분위기도 도는데, 이런 분위기는 의도적인 결정을 통해 만들어낸 컨셉인가요, 아니면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컨셉인가요?
DP: 옥수수밭이라는 배경 자체에서 소름끼치면서도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게임 개발 과정의 초기에는 자연히 공포 게임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갈수록 코믹한 부분이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저희는 게임의 분위기를 굉장히 음침하고 공포스럽게 전개해 나가다가, 중간에 뜬금없는 전개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웃음을 주는 식의 전개를 원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호러 - 코미디 식의 전개를 계속 병행하며 게임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공포나 코미디 중 한 가지의 게임만 원했던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실망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메이즈는 부조리한 희극으로 만들어졌지만, 배경의 현실성과 수수께끼로 인해 암울한 분위기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습니다. 이런 긴장감과 희극적 요소간의 대비 효과는 굉장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를 이렇게 끌어가기로 했습니다.
옥수수와 농장 말고도, 플레이어가 맞닥뜨릴 수 있는 인물과 지역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DP: 농장의 밑에는 과학자 2명이 80년대에 운영했던 버려진 연구 시설이 숨겨져 있으며, 이들의 진행했던 실험의 결과는 플레이어의 시각에 따라 성공으로 보일 수도 있고 비참한 실패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실험 결과들 중 한 가지는 바로 플레이어의 조력자이자 성질 더러운 러시아 로봇 곰 Vladdy입니다. Vladdy는 플레이어를 마지못해 도와주면서 온갖 모욕을 쏟아내는데, 그런 모습이 오히려 매력적입니다.
나머지 인물들이나 배경은 계속 수수께끼로 남겨두어야 하겠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망치고 싶지 않거든요.
메이즈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었고, 또 이런 요소가 레벨 디자인을 하는 데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DP: 메이즈는 비교적 개방적이면서도 거대한 배경을 가진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도를 얼마나 부여할지 결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이런 장르의 팬들 중에는 최소한의 제한만을 받으면서 최대한 많은 자유도를 가지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칫하면 많은 플레이어들이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고 싶었습니다.
일단 전체 스토리를 9개의 챕터로 나누어, 현재 플레이어 자신이 위치한 장소를 알아보기 쉽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도와 스토리 상 뭔가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동시에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접근 방식이 스토리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싶어하는 플레이어들과 게임 속 세계를 좀 더 심도있게 탐험하고 싶어하는 플레이어의 양 극단 모두에게 게임의 매력을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레벨 디자인의 경우, 굉장히 풍성하고 개연성이 있으면서도 굉장히 희극적인 역사를 가진 몰입도 높은 세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배경에 게임 플레이 상으로는 아무런 중요한 역할도 하지 않지만, 게임의 스토리에는 더 무게를 실어줄 수 있는 요소들을 배치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그냥 벽에 걸려있는 평범한 그림이거나 더욱 평범하게 농가의 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전지판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각 요소들은 게임 상의 과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거나 먼젓번에 이 곳에 살던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려주어, 메이즈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언리얼 엔진 4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DP: 많은 사람들이 공포 영화 덕분에 옥수수 밭 한가운데에 갇힌다는 상황에서 상당히 불안감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메이즈의 세계를 만들면서 그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시각적 정확도를 반드시 구현해내어야만 했습니다.
언리얼 4를 통해 플레이어가 실제로 걸어다닐 수 있는 메이즈의 작은 옥수수밭을 빠르게 프로토타입해냈습니다. 채 2주일도 걸리지 않아서 만들어냈지만, 그 결과물은 상당히 놀라워서 제작 과정을 다시 돌아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언리얼 엔진 4의 기능 중에 개발 과정에서 특별하게 유용했던 기능이 있었습니까? 또 그런 기능들을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DP: 언리얼 엔진 4의 기능 중에 메이즈의 개발에 눈에 띄게 유용했던 기능은 굉장히 많았습니다. 일단 마티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메이즈에는 스토리에 필수적인 영상이 45분 이상 들어있습니다. 이 영상은 모두 마티네를 활용해서 만들어낸 것으로, 작업방식 역시 마야를 통해 굉장히 쉽게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새로운 툴 시퀀서도 마티네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포함하여 만들어졌으며, 저희는 시퀀서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어 기대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언리얼 엔진 4의 라이팅 시스템은 정적인 씬과 역동적인 씬에 대한 놀라운 수준의 제어능력을 주어서, 최적의 퍼포먼스를 계속 유지하면서도 훌륭한 시각적 정확도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블루프린트도 프로그래밍 기술을 전혀 요구하지 않아,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각종 기능들을 개발하는 데에 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저희 제작진은 사실 게임플레이 로직을 개발하는 데 C++과 블루프린트를 50대 50으로 활용했습니다. 프로그래머들의 경우에는, 변경된 사항을 신속하게 테스트해볼 수 있는 Hot Reload 통합 기능이 굉장히 유용했을 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엄청난 시간을 아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캐나다는 인디 게임 개발 붐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트렌드의 중심 중 하나인 토론토에 계시는 분으로써,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생각하시나요?
DP: 토론토는 캐나다 최대 도시이자 수많은 대학들과 전문대가 모인 곳이며,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탄탄한 게임 개발사와 배급사들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한 캐나다와 온타리오 주 정부는 재정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소규모 인디 개발사들이 개발을 보다 쉽게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고, 독특하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들도 아주 관대하게 지원해줍니다.
Maize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DP: Maize는 현재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Steam의 판매 페이지와 Humble Store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저희 트위터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팔로우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