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비디오 게임 개발 세계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는 수중에 들어온 행운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언리얼 데브 그랜트를 받아 마련된 추가 지원 자금을 발판으로 삼아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마케팅 및 홍보 부분도 새롭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잠입 액션 장르에서 흥행작과 실패작이 두루 출시되었지만, 여전히 그 수가 부족한 탓에 많은 팬이 굶주려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임 프로젝트 디렉터인 로버트 와흐비(Robert Wahby)를 비롯한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는 아이소메트릭 시점의 잠입 액션 장르를 택했습니다.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는 인디 스튜디오의 중요한 자질인 ‘신념’을 바탕으로, 더없이 매혹적인 경험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회에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 팀과 만나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보고, 잠입 액션 장르를 재해석한 방식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는 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팀으로, 이번에 제작하는 ‘고스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타이틀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팀을 꾸리게 되었는지, 또 만만치 않은 이 인디 개발업계로 뛰어들게 만든 동력이 무엇인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고스트’를 개발하는 동력 중 하나는 아무래도 인디 업계에 진입할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인디 게임 개발에 어떤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시련이 없다면 도전하는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 그렇게 배워가는 거겠죠. 하지만, 사실 그보다도 저희 팀원 모두가 열렬한 게임 마니아이기 때문에 함께 자라온 게임 문화와 업계에 직접 몸담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고스트’는 저희 같은 소규모 팀에서 제작하기엔 꽤나 야심 찬 게임입니다. 하지만 저희 팀에게는 강한 단결력이 있죠. 그 덕분에 여러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 없이도 ‘고스트’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고스트’라는 게임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인지 많은 이들에게 다소 생소할 텐데요, 어떤 배경을 가진 게임인지 조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고스트’는 몰입도가 높은 아이소메트릭 시점의 잠입 액션 게임이며, 아나갈(Anargal)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합니다. 여러분은 과거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모진 고문 끝에 혈혈단신으로 달아나 모습을 감출 수밖에 없던 아서 아토리아스(Arthur Artorias)가 되어 게임을 진행합니다. 다들 죽은 줄로만 알았지만, 여러분은 8년 만에 몰라보게 변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진실을 파헤치며 복수를 감행하게 됩니다.
‘고스트’에서 여러분이 탐험하게 될 세계는 미스터리와 기이한 인물, 그리고 흥미진진한 미션으로 가득합니다. 어둠에 몸을 숨기고, 만반의 준비를 하여 복수의 칼날을 휘둘러야 합니다. 숨어서, 탐험하고, 생존하여 겨울의 첫날밤을 무사히 넘기세요.

팀원 중 이전에 언리얼 엔진 4를 접해보신 분이 있나요? 만일 있다면, 해당 경험이 현재 팀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만일 없다면, 이처럼 강력한 엔진을 학습하는 과정이 어땠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네, 저희 팀의 프로그래머인 루카스(Lukas)가 언리얼 엔진에 조예가 깊습니다. 그 외의 팀원은 모두 언리얼 엔진을 처음 접했는데, (복잡한 소프트웨어가 으레 그렇듯이) 학습 곡선이 약간 있기는 했지만 엔진 활용법의 감을 잡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레벨 빌딩 및 라이팅 부분이 정말 기막히게 우수하고, 사용하기도 쉽다는 점입니다. 레벨 프로토타입을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던 덕분에 환경 및 스크립트 이벤트에 살을 붙여 완성하는 일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고스트’의 주인공인 아서는 자신의 목숨을 노린 사건으로 인해 가족을 전부 잃고 8년 후에 돌아와 복수를 감행하고자 합니다. 아서의 동기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단순히 복수 때문만이 아닌 건가요?
이 게임의 아이디어 및 콘셉트는 지옥의 나락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헤어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서의 이야기는 곧 극심한 몰락과 그런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지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성장과 미스터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전형적인 영웅상에 비추어 보면, 아서는 영웅과는 거리가 멉니다. 아서는 가족의 재산을 도맡아 관리하며 호사스러운 삶을 영위해왔습니다. 그러나 ‘고스트’에서 아서는 익숙한 세계를 박탈당하고, 소중히 여기던 모든 것을 빼앗겨 파멸뿐인 삶으로 내동댕이쳐진 탓에, 오히려 전에 없던 용기와 신념을 새롭게 얻어서 돌아오게 됩니다. 그렇게 한 인물이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거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서는 자신이 종적을 감추고 있던 사이에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어느새 그레이터 헤븐(Greater Heaven)이라는 종교무장단체가 폭압적인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도시를 장악한 겁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아서는 뭔가 일이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되겠죠.

몇 개월 전에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가 언리얼 데브 그랜트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혹시 언리얼 데브 그랜트에 지원하면서 수상을 예감하셨나요? 또한 작업물을 제출하는 데에 대한 불안감은 없으셨는지요?
정말 감사합니다! 솔직히 믿기지 않는 일이죠. 당시에는 프로토타입 빌드를 개발 중이었는데, 기본적으로는 일단 팀이 되어 작업하는 방식을 익히고, 워크플로를 개발하고, 다양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등의 일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 이 정도면 괜찮게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프로토타입 빌드를 제출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프로젝트가 남들 보기에도 뛰어난 걸까’ 하는 궁금증이 늘 마음 한 켠에 있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고스트’를 에픽게임즈에 제출하고 나서도 개발을 계속한 끝에 프로토타입보다 훨씬 발전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게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완전히 다 뜯어고친 셈이었습니다.
결국 어찌 됐건 언리얼 데브 그랜트는 예상치 못한 유쾌한 선물이었습니다. 저희가 당선될지 떨어질지 감도 안 오는 상태였고, 그런 상태로 몇 달이 지났으니 떨어졌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 이메일 한 통이 와서 보니 저희가 수상자 목록에 포함되었다는 겁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믿기지 않아서 이메일을 몇 번이나 읽어봤죠! 이렇게 특별히 인정 받는 경우는 정말 흔치 않습니다.
언리얼 데브 그랜트를 수상하고 보니,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에게 어떤 의미가 있던가요? 언리얼 데브 그랜트가 팀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에도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언리얼 데브 그랜트를 수상함으로써 저를 비롯한 팀원들은 '고스트'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언리얼 데브 그랜트 덕분에 프로젝트가 주목받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익한 동기부여도 되었죠.
또한 그랜트를 받아 숨통이 조금 트인 덕분에 더 정교한 아이디어 및 콘셉트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3D 애셋을 그 예로 들 수 있죠. 예를 들면 움직이는 열차 위에서 벌어지는 아주 멋진 시퀀스가 있는데, 만약 언리얼 데브 그랜트가 아니었더라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또 그랜트 덕분에 추진할 수 있었던 개발 파이프라인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 캐릭터 디자인을 손보고 있고, 또 이 캐릭터들을 살아 움직이게 해줄 고급 애니메이션 쪽으로도 투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게임의 수준을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그랜트의 일부는 푸시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저희 프로젝트가 많은 분에게 다소 생소하겠지만, 앞으로 몇 개월 내에는 더 많이 알려지리라 생각합니다.

언리얼 데브 프로그램에 프로젝트를 제출하려는 분께 격려나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프로젝트의 잠재성이 드러나야 합니다. 프로젝트가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언리얼 엔진 팀이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뭔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야죠. 게임이 너무 조잡하거나 두드러지는 부분이 없으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힘듭니다. 다른 응모작들의 수준이 워낙 높으니까요. 일단 프로젝트를 끝까지 밀어붙이되, 아직 잠재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면 과감하게 프로젝트를 연기할 필요도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아이소메트릭 시점의 잠입 액션 게임이 제법 흥행을 거두었습니다. 예를 들면 ‘섀도우 택틱스 : 블레이드 오브 더 쇼군(Shadow Tactics: Blades of the Shogun)’이나 ‘세븐 : 더 데이즈 롱 곤(Seven: The Days Long Gone)’ 등을 비롯한 게임이 있었는데요.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고스트’만이 갖는 차별점이 무엇일까요? 또 혹시 특별히 영향을 받은 다른 게임이 있을까요?
저희는 잠입 액션 장르의 클래식한 요소들을 ‘고스트’에 많이 넣으려고 애썼습니다. 예를 들면 어둠에 몸을 숨긴다거나, 발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발을 뗀다던가, 제대로 된 잠입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아이소메트릭 시점에 기반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겁니다. 근래 몇 년 사이에 아이소메트릭 시점이 유행처럼 번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그전까지는 잠입 액션 장르가 일인칭이나 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었거든요. 잠입 액션 장르를 재해석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고스트’는 잠입 액션 장르의 대표작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로 씨프(Thief)나 스플린터 셀(Splinter Cell) 시리즈가 영감의 원천입니다. 아무래도 잠입 액션 게임의 근간이 되는 게임이니까요. 이 게임은 은신과 노출을 오가는 플레이 방식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탐험요소 또한 일품입니다.
‘고스트’도 이와 유사하게 탐험요소가 핵심적인 샌드박스 게임입니다. ‘고스트’는 무궁무진한 선택지와 하나부터 열까지 아이소메트릭 시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제작한 잠입 액션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자유도가 높은 디자인은 매끄럽게 이어지는 수직적 요소나, 이 점을 살리기 위해 구현한 시스템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다층 건물에서 잘 드러납니다. 플레이어가 각 층을 올라갈 때마다 해당 층 전체(바닥, 소품, 벽 등)가 순식간에 활성화됩니다. 이 덕분에 플레이어는 색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으며, 높이 제약이나 카메라 시야 제한이 없어 2층 높이의 발코니나 창문과 같은 경로로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전체적인 시스템이 잘 구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픽 쪽을 말씀드리자면, 저희 팀은 라이팅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건물 등 실내공간에 밀실공포의 느낌을 자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면 플레이어가 건물에 들어설 때마다 외부 세계는 새까맣게 처리됨으로써 플레이어를 둘러싼 공간에 초점이 강하게 쏠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스트'만의 독특한 기능 중 하나는 바로 화살제작 시스템입니다. 횃불 끄는 화살(water arrows), 독화살, 심지어 전기 충격 화살까지 만들 수 있는, 상당히 탄탄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이 시스템이 정말로 빛을 발하는 순간은 바로 이런 요소를 조합해 복합적인 화살을 제작할 때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독화살에 연기를 더해 조합하면 범위공격 효과가 나타나, 결과적으로 목표지점 주변 공간을 독 연기로 채울 수 있습니다. 이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30가지도 넘는 다양한 화살 조합 가운데 하나에 불과합니다. 화살제작 시스템은 공격적이나 방어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뿐만 아니라 퍼즐을 푸는 데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언리얼 엔진 4가 빛과 어둠(잠입 액션 게임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죠!)이 대비되는 환경을 조성할 때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특별히 유용했던 툴이 있나요?
단언컨대 라이팅 시스템은 언리얼 엔진에 내장된 시스템 중 가장 유용했던 시스템 중 하나였습니다. 시나리오마다 무드에서 디렉셔널 라이팅에 이르는 모든 요소를 아주 손쉽게 미세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 덕분에 ‘고스트’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엔진 내에서 애셋과 3D 오브젝트를 배치할 때 뭔가 묘한 성취감이 느껴집니다. 그냥 짠! 하고 나타나니까요. 이런 걸 보면 기나긴 세월 동안 언리얼 엔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으며, 또 얼마나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다른 엔진을 썼더라면 ‘고스트’의 모습은 분명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의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정한 툴을 꼽자면, 언리얼 엔진의 프로파일링 툴이 퍼포먼스 미세조정 및 최적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덕분에 한 씬의 각 액터를 일일이 확인해볼 필요 없이, 어떤 시나리오에서 퍼포먼스가 하락할 경우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고스트’의 개발이 아직 제법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혹시 게임 출시 전까지 언리얼 엔진 4의 툴 중 써보고 싶은 툴이 있는지, 또 해당 툴이 게임 개발에 어떤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인게임 시네마틱 제작에 시퀀서를 좀 더 활용해볼 계획입니다. 언리얼 엔진의 시퀀서는 시중에 나온 시네마틱 툴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니까요. 또한 주어진 툴에서 LOD 관련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합니다. 폴리곤 수 감소뿐만 아니라 인스턴스드 메시에도 활용함으로써 추가적인 퍼포먼스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와 ‘고스트’ 관련 정보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나요?
‘고스트’에 대해 더 알아보시려면 저희 스카이 머신 스튜디오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