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0일

Abzu의 바닷속으로 모험을 떠납시다

저자: Jeremy Peel,

게임은 물과 그다지 친근한 관계가 아닙니다. 겉보기엔 반짝거리는 물결이 정말 아름답지만, 수면 밑으로 들어가면 그냥 기후 디자인할 때 쓰는 안개로 대충 채워놓았을 뿐입니다. 또 일단 물에 닿자마자 죽는 게임이 아니라 하더라도, 물에 빠진다는 것은 곧 수영도 제대로 못하는 맥주병 캐릭터가 천천히 빠져죽어가는 꼴을 보면서 어떻게든 꺼내려고 애써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6

압주(Abzu)는 바다를 그런 불가촉 천민같은 존재로 만들어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서 물 속으로 들어와보라고 손짓하는 게임에 가깝죠. 저니(Journey)의 아트 디렉터인 맷 나바(Matt Nava)와 미술팀이 투입되어 바닷속을 부드러운 청록빛의 세계로 그려냈거든요.

또 이 게임은 해저 탐험의 즐거움을 아무런 제한도 없이 아름답게 표현해냅니다. 플레이어는 잠수복에 오리발까지 완전무장한 다이버가 되어, 물 속에서 마음껏 몸을 놀리며 헤엄을 칠 수 있습니다. 이런 자유로운 행동이 주는 즐거움은 직접 느껴보기 전까지는 말로 표현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압주에서의 수영은 꼭 슈퍼마리오 64(Super Mario 64)에서 쿠파의 성 스테이지를 점프로 통통 튀며 돌아다니는 그런 느낌입니다.

물 속을 자유롭게 노닐다보면 노란색 열대어 떼거리가 몰려와 플레이어를 자석마냥 졸졸 따라다니고는 합니다. 압주의 개발사인 Giant Squid는 이런 물고기 떼들을 위한 행동 시뮬레이션도 정교하게 짜놓았을 뿐만 아니라, 좀 더 큰 물고기들과의 먹이사슬 관계까지도 설계해두었습니다. 물론 이런 큰 물고기들은 플레이어가 매달려서 타고 다닐 수 있기도 하죠. 심지어 물 속에서 일렁거리는 해초 수풀의 움직임도 모두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을 빽빽하게 채워 만들어낸 것입니다.

Abzu_Pic3-770x467-390fec843e16f0dfa2a6c4d3a06411f16ee5a2b7“수풀이나 해초 하나하나가 모두 제각각 알아서 움직이고 게임 속의 물고기들과 상호작용을 하도록 설계되었어요.” 엔지니어 데렉 코니쉬(Derek Cornish)의 말입니다. “물고기들은 이렇게 역동적으로 만들어진 생태계에 맞춰 살아갑니다.”

게임 속의 배경을 이루는 해초 수풀과 물고기 떼는 자이언트 스퀴드사가 위치해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해안의 풍경과 꼭 닮아있습니다.

“이 게임의 핵심 컨셉 중 하나는 바로 스쿠버 다이빙의 묘미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라고 코니쉬는 설명합니다. “잠수 게임의 전통적인 요소인 산소 수치나 시간제한같은 것을 없애버린 덕분에, 플레이어들은 보다 폭넓은 자유도와 플레이 의욕을 느끼게 되죠.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게임을 하며, 환경을 탐험하고 게임의 스토리를 탐구할 수 있습니다.”

압주의 스토리는 말이나 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 초반에 플레이어의 잠수부는 해저 바닥에 처박혀 있던 수중 드론을 하나 찾아낸 다음, 한동안 같이 다니게 됩니다.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되다 보면 드론과 함께 해저 동굴 속을 탐험하던 도중, 갑자기 상어가 나타나 이 드론을 물고 이리저리 흔들어댑니다. 꼭 뼈다귀 물고 장난치는 강아지처럼 말이죠.

Abzu_Pic1-770x465-d61123f976e28c9c646f7ff12d468ce5517fafee“더 진행하다보면 플레이어 잠수부들은 저 상어와도 나름대로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게 됩니다.” 리드 프로그래머 브라이언 발라무트(Brian Balamut)의 말입니다. “상어는 일반적으로 무시무시한 괴물같은 이미지이고 실제 게임 초반에도 그런 느낌을 많이 주지만,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상황이 굉장히 재밌게 흘러갈겁니다.”

압주의 낭랑한 배경음악은 함께 저니를 개발했던 Austin Wintory 씨와 사운드 디자이너인 Steve Green가 함꼐 작곡한 것으로, 두 사람은 함께 “귀로 듣는 스토리텔링”를 만들어내어 게임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과 잘 조화시켰습니다.

“배경음악도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게임의 전개에 따라 점점 변화하게 됩니다.” 코니쉬 씨는 덧붙여 말했습니다.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라면 주변의 생물체나 배경의 변화에 따라 음악의 테마도 바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압주의 구체적인 스토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내일 발매되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테지만, 일단은 이 어항 속 풍경과도 같은 아름다운 환경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내용은 아닐까 추측됩니다. 플레이어는 페르시아 스타일의 아치 장식과 정자의 모습을 한 포탈을 통해 정신 속 세계로 이동한 다음, 자신의 생명을 약간 내놓아 죽어가는 바다의 생명을 되살리는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Abzu_Pic2-770x465-2a7eb371986927c1d14b4f0b87faa867779127da이게 또 아주 괴상한 장면인데, 완전히 죽어버린 바닷속에 파란색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더니 바닷속이 다시 생명을 되찾고 해초와 물고기들이 노니는 풍경으로 변하는 것이죠. 굉장히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압주는 엄연히 존재하는 자연 현상에서 아이디어를 받아 이런 장면을 연출해냈습니다. 바닷물의 온도와 농도의 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마술로, 잠수부들은 종종 바닷속에 이런 높은 농도가 만들어낸 웅덩이들을 발견한다고 합니다. 자이언트 스퀴드는 심지어 스쿠버 다이버들이 낚싯대를 이런 바닷속 바다에 드리우고 있는 사진도 찾아냈습니다.

“굉장히 괴상하죠.” 발라무트씨는 말합니다. “바닷속에서 또 강이 흐르는 게 보이는 겁니다. 바다는 그 자체로 이상한 존재인지라, 굳이 뭘 더 지어낼 필요도 없었어요. 진짜 말도 안된다니까요.”

제작사는 이 게임을 언리얼 엔진 4로 제작했으며, 코니쉬 씨는 언리얼 엔진의 소스 코드 공개 정책 덕분에 아주 독특한 수중 세계를 그려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수많은 게임 엔진들은 기본적으로 공중에서 돌아다닐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배경에 안개만 진하게 깔아주면 수중같은 분위기는 쉽게 낼 수 있죠.” 데니쉬씨는 말합니다. “하지만 저희 개발진은 아티스트들이 게임 속 세상을 바닥부터 마음껏 꾸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기대는 보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는 물 속으로 비쳐들어오는 햇빛을 쬐고 매너티들과 함께 해초 수풀 사이를 누비며, 스튜디오가 그리고 싶었던 파도 밑의 신세계를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까요.

압주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4와 PC로 발매되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 본사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