렐릭 시커: 하이포지엄은 아티스트 3인으로 구성된 한국 개발사 매시브 휠(Massive Wheel)에서 제작한 VR게임입니다. 아티스트로만 이루어진 이 작은 개발팀이 모바일VR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상의 그래픽 퀄리티를 위해 언리얼 엔진으로 어떻게 개발하였으며, 어떻게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매시브 휠(Massive Wheel) 팀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매시브 휠은 메이저 온라인 게임 개발사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아티스트 3명으로 구성된 개발사입니다. 3명이서 게임디자인과 아트는 물론, 코딩과 기획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하였고, 사운드도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에서 소스를 구입하여 직접 작업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첫 작품으로서 렐릭 시커: 하이포지엄이 구글 데이드림(Google Daydream)과 오큘러스 기어 VR(Oculus Gear VR)로 출시되었고, 올해 안에 스팀 VR(Steam VR), 안드로이드(Android), iOS 버전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렐릭 시커: 하이포지엄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저희 3명은 한국의 수많은 개발사들처럼 메이저 PC 게임, 그 중에서도 MMO 온라인 게임 개발이란 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짧지 않는 시간을 보낸 후에서야 특색없는 그 식상함에 지쳐, 색다른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가 문득 모바일로 3D 퍼즐 어드벤처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퍼즐 어드벤처란 장르가 희소성 있으면서 저희 세 명 모두 좋아하는 장르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티스트 세 명이서 다양한 분야의 난관을 극복해온 저희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개발 중인 버전을 SNS와 부산 인디 게임 커넥트 페스티벌에서 공개하면서 Relic Seeker가 VR에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다양한 유저들의 의견들을 반영하여, VR 개발에 대한 저희의 역량과 그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본격적으로 VR 개발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한국, 일본 등에서 여러 전시회에 참여하여 많은 분들이 저희 게임을 즐겨주셨고, 하나의 게임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기엔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유저들이 30분의 제한시간을 끝까지 채우며 플레이 해주셨습니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무시하지 않고 귀기울이며 노력한 결과, 높은 몰입도와 뛰어난 그래픽의 모바일VR 게임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게임 안에서 반복되는 공간은 거의 없고 수많은 퍼즐 오브젝트, 유니크한 구조물, 그리고 다양한 공간들이 계속 펼쳐지는데 3인 규모에서 개발은 문제 없었나요?
저희 팀의 강점은 3명 모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집착이 있었고, 3D 모델링 또한 모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가 적당하고, 디테일은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그 답을 찾아내는 과정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수천, 수만가지의 디자인과 모델링을 직접 해나아가며 필요한 데이터를 쌓아갔고, 그 결과 디테일하면서 특색있는 다양한 공간과 구조물들을 게임 안에 녹일 수 있었습니다.

언리얼 엔진을 선택한 이유는?
많은 장점 중에서 두 가지를 꼽으라면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와 블루프린트입니다. 3명 모두 아티스트 출신이면서 게임 개발 경험이 없던 저희가 엔진을 선정할 때 중요하게 여겼던 기준은 ‘우리가 원하는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전문적인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 구현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사실, 언리얼 엔진이 아닌 다른 엔진으로 이미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프로그래밍에 대한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해주고 노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블루프린트 기능과, 같은 환경에서 더 나은 그래픽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언리얼 엔진은 중도에 엔진을 바꾸는 중대 결정을 내릴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심지어, 개발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최적화인데 언리얼 엔진의 최적화 기능 중 HLOD과 Precomputed Visibility를 사용하여 상당량의 드로우 콜을 줄일 수 있었고, 멀티 뷰로 확실한 성능 향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더 줄여야 하는 드로우 콜은 블루프린트를 통해 제어했습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언리얼 엔진 4로 게임을 만들어본 적이 없으면서도 기존에 유니티 엔진으로 작업했던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선택한 언리얼 엔진 4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Relic Seeker: Hypogeum은 언리얼 엔진의 블루프린트만으로 개발되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C++네이티브 코드 작업에 서투른 저희가 원하던 모든 기능을 블루프린트만으로도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블루프린트는 직관성과 기능성을 모두 겸비하고 있었으며, 저희가 생각했던 퍼즐, 그리고 게임 전체를 블루프린트만으로 구성해 나가는데도 어떤 어려움도 없이, 심지어 그 이상의 것을 전부 가능케 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코드 한 줄 작성할 필요 없이 Relic Seeker: Hypogeum을 구글 데이드림과 기어VR 마켓에 무사히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 외 언리얼 엔진의 도움되었던 부분이 있다면 얘기해 주시겠습니까?
빠르고 현재 진행형인 엔진 업데이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VR은 시시각각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그 때마다 각각의 플랫폼 별로 새로운 SDK가 업데이트 되는데 언리얼 엔진은 이 부분에서 상당히 빠른 대응을 해주었습니다. 이는 출시 시기와 맞물려 최적화와 퀄리티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멀티 플랫폼 대응에 대해서도 언리얼 엔진은 저희 같이 작은 개발 팀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데이드림 버전을 우선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기어VR 작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최적화가 진척되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그 최적화 결과를 데이드림 버전에도 적용하기로 결정했고, 그 과정은 불과 몇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여러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고 유지 보수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커다란 장점입니다.

앞으로 언리얼 엔진을 고려 중인 인디개발사에게 해줄 조언 한 마디 부탁해도 될까요?
인디 개발사는 여러 플랫폼에 자신의 게임을 널리 노출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때문에 중점적으로 바라봐야 할 부분은 최소의 인원으로 여러 플랫폼 대응을 문제없이 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언리얼 엔진은 탁월한 선택이 되어 줄거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멀티플랫폼을 염두하고 작업하면서 한가지 룰을 갖고 있는데 각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언리얼 브랜치 버전은 최대한 언리얼 바이너리 버전으로 작업을 하고 매 새로운 버전이 올라올 때마다 바로바로 업데이트 하는 게 저희에겐 중요한 작업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야 최신의 버전을 유지하면서 추후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할 때 각 플랫폼 별로 수정 내용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리얼로 개발하는 개발자들 사이에선 블루프린트의 효용성에 많이 얘기들이 오고 가는 장면을 자주 보는데, 비프로그래머 출신의 개발자들이 언리얼 엔진의 블루프린트만으로 자신들이 계획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만으로 시작도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이런 분들께 오직 블루프린트만으로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갖춘 게임을 만든 저희는 블루프린트가 생각보다 무척 강력하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Relic Seeker: Hypogeum을 만날 수 있는 곳과 팀의 소식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데이드림 버전과 기어 VR 버전은 각 마켓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소식이 궁금하시면 페이스북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