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증후군에 시달려 보셨습니까? 자신은 사기꾼이고 그냥 평범한 삶을 사는 것처럼 주위 사람들을 모두 속이고 있다 생각하며, 이 사실을 언제 들킬지 몰라 항상 불안해하는 심리상태죠. 위 해피 퓨(We Happy Few)는 바로 그런 게임입니다.
“게임 전체가 대책없는 긍정주의자들로 가득 찼다고 보시면 됩니다.” 컴펄전 게임스(Compulsion Games)의 COO, 샘 애봇(Sam Abbott)은 웃으면서 말합니다. “저희 게임의 컨셉이 딱 그겁니다. 대신 플레이어의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 경찰봉이 대기중이라는 점만 빼면요.”
웰링턴 웰즈(Wellington Wells) 시의 시민들은 항상 약을 복용한 상태로 행복에 절어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60년대 대체역사속 영국의 끔찍한 풍경은 전혀 의식하지도 않죠. 플레이어의 생존은 플레이어 역시 이런 상황은 전혀 모르는 체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쾌활한 인사를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안그랬다간 곧바로 ‘다우너(downer)’로 낙인이 찍혀, 경찰봉 찜질을 당하게 될테니까요.
E3에서 공개된 당시에는 바이오쇼크(Bioshock)를 연상시키는 쨍쨍한 햇볕 아래에서의 공포 분위기나 1인칭 시점, 선형적인 줄거리 구조 영상으로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지만, 위 해피 퓨의 게임플레이 대부분은 잠입, 격투, 그리고 사회적 위장이 조합된 자유형 생존 플레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생존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해야 하는 설정을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애봇은 말합니다. “다른 게임들은 황무지 한가운데에 플레이어를 떨어뜨려놓고, 맨손으로 살아남으라고 시키죠. 저희도 똑같아요, 단지 플레이어를 도시에 떨어뜨려놨을 뿐이지. 식량도 얻을 수 있고, 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방에 집도 널려있고요. 그런데 도시에서 살아남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겠습니까”
사회의 구성원들은 쾌활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실 웰링턴 웰즈의 사회는 “붕괴하기 직전인 상황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도시를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행복의 알약, 조이(Joy)를 먹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의 사각지대 속에 숨어 살아야 합니다. 또한 기본적인 생존 욕구 뿐만 아니라 각 구역마다 다양하게 요구하는 적절한 사회적 조건도 충족해야 하죠. 플레이어가 보여주는 행동이나 입고 있는 옷이 특정 구역에서는 적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구역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조금씩 아이템을 모아 조합해 다른 아이템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상위 아이템은 좀 더 성공적으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며, 언젠가 이 도시를 탈출할 수 있을 거란 희망도 품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정말로 플레이어가 눈에 보이는 사람을 죄다 박살내면서 게임을 진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애봇은 설명합니다. “게임의 초점을 완전히 벗어난다고요. 이 게임의 초점은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린, 망가진 사회입니다. 매트릭스(Matrix)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플레이어는 매트릭스처럼 망가진 사회 속의 그 누구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지만,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를 입히는 겁니다.”
컴펄전 게임스는 언리얼 엔진 4로 게임을 제작하면서, 수많은 구역들로 구성된 거대한 도시가 자동으로 형성되도록 만들어내었습니다. 이 기능은 얼리 액세스 시기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현재 게임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는 E3에서 탄성을 자아냈던 영상처럼 선형적인 스크립트 이벤트로 도시의 내면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건 완전한 모험입니다. 인터넷의 공략집같은 건 없어요.”라고 애봇은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힌트나 꼼수 정도는 알려줄 수 있습니다만, 최단 공략법같은건 알려줄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2회차 플레이를 시작한다면 게임은 또 달라집니다. 하지만 핵심적인 스토리는 항상 존재하죠. 크고 작은 스토리들이 지도 곳곳에 뿌려져 있을 겁니다.”
플레이어들은 총 3명의 캐릭터들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E3의 영상에서 등장했던 주인공 캐릭터는 아서(Arthur)로, 웰링턴 웰즈 시청의 기록부에서 과거의 불쾌한 기록들을 편집하는 공무원입니다. 아서는 성실한 직원이지만, 과거에 겪었던 비극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결국 조이의 환상을 거부하고 약을 끊습니다. 이 결정은 인생 자체를 바꾸게 되죠.
아서의 사무실 벽에 붙은 포스터에는 이런 역설적인 말이 쓰여 있습니다: “행복한 과거를 즐기는 데는 결코 늦지 않습니다.” 컴펄전 게임스는 단순히 매트릭스 뿐만 아니라 테리 길리엄(Terry Gilliam)의 영화 브라질(Brazil)이나 몬티 파이튼(Python), 더 프리즈너(The Prisoner)와 뜨거운 녀석들(Hot Fuzz)같은 영국의 미디어들에서도 신랄한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저는 코로네이션 스트리트(Coronation Street)에서 자랐습니다.” 애봇은 뉴질랜드인입니다만, 결국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제 맨체스터 억양은 굉장히 구려요.”
영국 특유의 엉뚱한 느낌이 도시와 시민들 곳곳에 서려 있는 위 해피 퓨는 굉장히 실감나는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정작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컨셉 중 하나는 다른 곳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특히 미국의 약물 처방 문화에서 중요한 컨셉을 따왔죠.”라고 애봇은 말합니다. “바로 거기서 '불행하시다고요? 약을 드시죠.'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또한 페이스북에서도 상당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겉으로 온갖 가짜 행복을 찍어 올리게 만드는 소셜 미디어의 괴물 말이죠. 허나 웰링턴 웰즈에서는 현실 도피의 선택지도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숨어서 살아가는 것이나 생존을 위한 투쟁에 지쳤다면, 언제든지 다시 조이를 복용할 수 있죠.
“갑자기 세상이 해맑고 행복한 장소로 둔갑합니다.”라고 애봇은 설명합니다. “즐거운 음악이 들려오고, 모두가 친구가 되며, 내 발걸음도 경쾌해지죠. 물론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영국처럼 보이겠지만.”
위 해피 퓨는 현재 스팀 얼리 액세스, GOG, 험블 번들 과 엑스박스 원을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 본사는 기사 제작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