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생각할만한 여지가 많은 게임입니다.” Kite & Lightning 사의 COO August Bradley Cenname(어거스트 브래들리 시넘)이 열변을 토합니다. “출시된 후에 사람들이 이 게임의 본질에 대해 논하는 것을 하루빨리 보고 싶습니다. 이 게임은 온통 아이러니로 무장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게임을 잘못 찾아온 것일까요? Bebylon: Battle Royale(베빌론: 배틀 로얄)의 웹페이지는 분명 아기들이 요란하게 장식한 자동차에 탄 채 난투를 벌이는 VR 격투 체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혹시 뭘 잘못 눌러서 BioShock 시리즈의 후속작 프리젠테이션을 보게 된 것은 아닐까요?
“첫 인상만으로는 제대로 알아보거나 평가를 내리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시넘은 설명을 더합니다. “표면상으로 보이지 않을 수는 있어도, 정말 극에 달한 수준의 과장과 풍자를 동원해 게임 속의 세계관을 형성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분위기를 많이 본뜨기도 했습니다.”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공식 웹페이지를 다시 한번 보아도, 플레이어가 보게 될 것은 그저 Rolls Royce(롤스로이스)제 공기부양정에 타고 있는 슈퍼스타 아기들의 기괴한 모습 뿐입니다. 그것도 사방에서 환호하는 관중들 앞에서, 자그마한 인간 경쟁자의 기고만장한 자존심을 깔아뭉개주겠다는 아기죠. 무장이라고 해봐야 주먹질과 볼따귀 뿐입니다. 대체 어떤 고차원적 철학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그러나 Kite & Lightning 사가 지금껏 개발해온 게임들을 되짚어보면 분명 이 게임의 본질에 관해 재고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전작 1인칭 VR 미니 오페라 Senza Peso에서 사후 세계를 여행하는 영혼의 이야기를 그려내어 큰 유명세를 얻은 바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Steam 상점 페이지에 남긴 열광적인 반응을 보면, 지중해 풍의 건축물 및 불과 유황으로 그려낸 초현실적인 배경에서의 황홀한 체험에 대해 묘사한 소감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전작은 그랬는데 신작은 이렇단 말입니다.
“위엄 넘치는 서사시적 게임을 만들더니 이번 작품은 정신나간 넌센스란 말이죠.” 시넘은 다 이해한다며 웃었습니다. “물론 베빌론은 겉보기에 정말 멍청하고 웃기면서 그냥 다 때려부수는 게임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만 밑에 숨겨진 특징이 분명 존재합니다.”
베빌론은 VR 환경에서 구동되는 게임이지만, 조작 방식은 간단하게 기존의 컨트롤러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마치 레이싱 게임과 Smash Bros 시리즈를 합친 것 같은 파티형 격투 게임에 사회적 요소를 첨가한 듯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시넘은 이 게임이 “그보다 훨씬 더 심오하며 딱히 직접적으로 본을 떠서 만들 만큼 크게 영향을 받은 게임은 없다”고 합니다.
시넘의 말에 따르면, 그런 숨겨진 이면의 가치는 베빌론의 몸짓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게임 속에서 격투를 벌이는 아기들은, 다행스럽게도 서로를 실제로 공격하지 않습니다. 대신 타고 있는 차량 외부에 달린 거대한 솜방망이 주먹으로 상대의 자존심에 피해를 입힙니다.
차량에서 거대한 팔이 튀어나와 따귀를 치고 주먹을 날리면, 그 안에 타고 있는 아기도 그 공격을 따라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전투라기보다 차라리 스포츠의 득점 세레모니에 더 가까워보입니다. 그러니 플레이어들은 서로 그냥 싸우고 있다기보단, 서로 도발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류의 몸짓들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기는 힘들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예 언어로 표현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시넘의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통해, 아기들의 난투극에서는 절대 기대하지 않았을 우아함을 부여할 수 있었습니다.”
베빌론의 아트 디렉터 Cory Strassburger(코리 스트라스버거)는 시각 효과와 영화 제작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제작자입니다.
“이런 몸짓들이 품고 있는 내적 의미는 정말 아름다우며, 거의 심오하기까지 합니다.”라고 시넘은 설명합니다. “이렇듯 코리는 제가 지금껏 본 적 없는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요.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왜 Kite & Lightning의 재능이 낭비되는 수준의 기괴한 디자인을 한 자동차들을 내놓은 것인가요? 그리고 대체 왜, 아기들을 소재로 한 걸까요?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아기들이니까요.” 시넘은 말합니다. “내면 깊숙이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는 우리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성숙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외부에서는 심히 유치해보이는 욕망과 욕구, 그리고 희망 등이 마음 속 깊숙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죠. 그보다 더 기저의 내면 세계에서는 주변 세계에 대해 울거나, 떼쓰거나, 비합리적인 기대를 하는 등 그냥 아기들처럼 행동하고 싶은 충동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분명 사회적인 평가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베빌론의 설정(네, 이런 게임에도 설정이 존재합니다)에 따르면, 이 아기들은 엄밀히 말해 진짜 아기들이 아닙니다. 그냥 이들이 아직 어렸을 적에 인류가 불멸성을 획득한 것이고, 전혀 성장하지 않은 아기의 몸 속에 성숙한 성인들이 들어있는 꼴입니다. 그러니 아기 정치인, 아기 요리사, 아기 폭력배 등이 등장하게 됩니다.
아기의 도시 베빌론에서, 과장이란 일상의 한 부분입니다. 이런 측면은 단순한 격투 뿐만 아니라, 캐릭터 생성 기능에서 등장하는 털가죽이나 쇠사슬 등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코리는 정말 스타일 넘치는 아기들을 디자인해냈어요.
제작팀은 언리얼 엔진 4의 블루프린트 스크립팅 시스템을 가지고 우선적인 작업을 한 다음, 제작진의 프로그래머에게 C++ 면의 수정 작업을 맡겼습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결과물은 VR 중에서도 가장 빠른 진행 양상을 보이면서도 치열한 게임 플레이로 나타나주었습니다. 하지만 시넘이 바랐던 것처럼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단순한 격투가 아닙니다. 이 아기 격투는 실제로도 새로운 혁신처럼 보입니다.
“격투를 주제로 한 게임이 아닙니다.” 시넘은 말합니다. “그 주제는 바로 조롱과 자아도취적 자존감이죠. 인격과 갈등을 주제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이 게임이 기본적인 격투 게임으로서도 재미가 있어서 정말 마음에 들지만, 그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보람입니다.”
베빌론은 현재 VR 용으로 개발 중입니다. 언리얼 엔진 4는 현재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에디터 주석: PCGamesN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환상적인 게임을 선정하여, 해당 게임의 개발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Making It in Unreal"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에픽 본사는 기사 작성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