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9, 2019

버추얼 프로덕션: 조명, 카메라, 액션!

저자: Brian Pohl



때는 1981년, 매드 맥스(Mad Max) 시리즈 2편인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Mad Max: Road Warrior) 촬영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이제 갓 스물한 살 된 스턴트맨 가이 노리스(Guy Norris)는 멜 깁슨(Mel Gibson)과 나머지 배우들을 대신해 말 그대로 자기 목숨과 팔다리를 걸어가며 연기를 합니다. 릭도, 트러스도, 안전 케이블도 없이 말이죠. 당시 기술력으로는 안전장치를 편집으로 지워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이 무모한 청춘은 한 쪽 다리가 부러지고 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 노리스는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위치에 부러진 다리를 박스에 지지한 채로 최종 격투 씬을 끝까지 촬영해냅니다.

이제 시간을 빠르게 돌려 2015년으로 넘어오겠습니다. 이번에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를 촬영 중입니다. 감독인 조지 밀러(George Miller)는 여전히 가이 노리스에게 스턴트 쪽을 믿고 맡기는군요. 단지 한 가지 차이점은, 이제는 가이 노리스가 제 한 몸 불사르며 몸소 뛰는 대신 스턴트를 조직하고 디자인한다는 겁니다. 가이 노리스가 아들인 해리슨(Harrison)과 함께 작업한 목록 가운데에는 전설적인 매드 맥스 시리즈의 최신작인 매드맥스: 웨이스트랜드(Mad Max: Wasteland)를 비롯해 엑스맨: 다크 피닉스 (X-Men: Dark Phoenix)와 넷플릭스(Netflix)의 트리플 프런티어(Triple Frontier)도 있습니다. 이미 완성된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도 이들의 손길을 거친 작품입니다.

스턴트비즈라는 새로운 예술이자 기술

오늘날에는 스턴트맨들이 더욱 과감하고도 안전하게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 세트장에 있는 안전장치를 편집과정에서 디지털 작업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된 덕분이죠.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본래 스턴트비즈(stuntvis)는 스턴트 연기의 리허설 중 다양한 옵션을 촬영해서 감독에게 제시하는 프로세스를 지칭하는 용어였습니다. 하지만, CG 기술이 탄생하면서 스턴트비즈는 하나의 새로운 예술이자 기술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퍼포먼스 캡처, 실시간 렌더링 및 물리적 연산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버추얼 프로덕션 영역에서 주목할만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스턴트비즈입니다.

본 영상에 나타난 스턴트 시각화(스턴트비즈)는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조지 밀러 감독은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단 한 프레임조차 촬영하기도 전에, 이처럼 숨 가쁜 속도의 신나는 스턴트 시퀀스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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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스턴트비즈(상단)와 최종 결과물(하단) 비교

스턴트 팀은 늘 한발 앞서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곤 합니다. 가이 노리스와 그의 아들인 해리스도 마찬가지죠. 둘은 오늘날 스턴트비즈 영역에서 최첨단을 달리며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프로덕션 팀들이 협력해 액션 디자인을 작업하고, 실제 촬영에 앞서 창의력을 발휘해 이것저것 시험해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합니다. 

스턴트비즈는 프리비즈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 차원 진화된 형태입니다. 전통적인 프리비즈는 영화 샷과 일대일로 대응되는 샷을 사전에 렌더링하는 겁니다. 툴의 성격이 다소 정적인 탓에 프로덕션 과정에서 활용도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죠. 대개의 경우에는 촬영감독(DoP)이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이전에 전체 프리비즈가 완성되어 미리 렌더링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프리비즈에 구현되어 있는 조명과 카메라 각도는 본래 촬영감독이 구상했던 바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기존의 프리비즈는 완성 후 세트장까지 가져와봤자 쓸모가 없어집니다.”라며 해리슨 노리스가 꼬집어 말합니다. “촬영감독이 세트장에 와서 해당 프리비즈를 본다 한들 관심이나 가지겠습니까. 어차피 다른 사람의 구상에 불과한데요. 본인이 구상한 걸 표현하기 바쁘죠.”

미리 렌더링된 프리비즈는 수정에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촬영감독의 지시사항을 적용해 프리비즈를 다시 제작하는 일은 아예 고려대상조차 되지 못합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가이 노리스와 그의 아들이 아이디어를 낸 겁니다. 이들은 촬영감독을 비롯해 실질적으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더욱 인터랙티브하고 반복작업이 가능한 툴을 개발함으로써 크리에이티브들이 직접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해주고자 합니다.

인터랙티브의 장점

가이 노리스와 해리슨은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전체 시퀀스가 묘사된, 완전한 인터랙티브 환경을 다루는 툴을 만들어냈습니다. 프로덕션 팀과 협업하며 씬에서 카메라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고, 조명도 즉시 바꾸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전체 액션 시퀀스를 한 샷씩 작업하지 않고 한 번에 통으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집니다. 

가이 노리스와 해리슨은 제공된 환경의 디테일이 충분히 정교해야만 크리에이티브들이 최종 씬을 사실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인터랙티브 툴은 3D 모델, 지형도, 정확한 색상 팔레트, 게다가 먼지와 볼류메트릭과 같은 VFX 등 온갖 종류의 인풋을 활용해 상세한 ‘디지털 리허설’을 구축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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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노리스는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창작의 주체 의식인 거죠.”라며, “저희가 만든 이 툴셋으로써 촬영감독도 작업에 참여해서 라이팅을 조정하고 이것저것 실험도 해보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정확하고도 정밀한 프리비즈에 대해 자신이 창작의 주체자라고 느끼게 되는 겁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협업이 가능한 포괄적인 버추얼 프로덕션 툴 제작하기

본래 스턴트비즈의 취지는 스턴트의 계획 수립 및 실행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 같은 인터랙티브 세션이 주는 즉각적인 피드백에 이내 프로덕션 크루 전체가 매료되었습니다. 실상 노리스의 스턴트비즈 툴로 만들어낸 생생하고 살아 숨 쉬는 프리비즈는 모든 크리에이티브들이 다양한 옵션으로 반복작업을 거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의상부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의상부서에서는 툴을 활용해 의상 옵션을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다양한 색상 팔레트를 계속 시험하며 의상이 세트장과 액션에 잘 어우러지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해리슨 노리스는 “워낙 신속하게 작업이 가능하다 보니,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죠.”라며, “진정한 협업방식의 창의적인 샌드박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서에 관계없이 작업에 참여할 수 있으면서 영화의 시험용 영상을 일찍부터 얻을 수 있죠.”라고 덧붙였습니다.

가이 노리스도 이에 동의합니다. “다들 이 툴에 자연히 끌리게 될 겁니다. 이 덕분에 더 나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또한 해리슨이 덧붙이길,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낸 인터랙티브 환경 덕분에 더욱 창의적인 기회를 창출해내는 동시에 프로덕션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해리슨은 “이런 식으로 창의적인 가치를 부여한다거나 더욱 창의적인 시도나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동시에, 비용도 크게 절감해주는 기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라며,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죠.”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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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노리스와 해리슨이 여러 메이저 장편영화 프로젝트에서 이 혁신적인 버추얼 프로덕션 툴을 활용한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의 팟캐스트를 통해 더욱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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