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것은 창의적인 도전의 연속입니다.
여러분은 그런 도전 일부를 대비하고 있을 겁니다. 프로그래밍 학원을 다니고, 비주얼 아트 역량을 키우고, 아니면 사운드 디자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기도 합니다. 또는 QA 업체에서 일했거나 프리랜서로 현지화에 참여했을 수도 있습니다. AAA급 회사에서 수년간 일한 뒤에 '인디' 개발자로 새 출발을 한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여러분이 직접 금융을 공부했거나 경력 초반에 관련 업무를 우연히 맡아서 해봤거나 직원 가운데 경영 전문가가 있지 않는 한, 이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창의적이고 원대한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약간 흐릿한 이미지든 아주 또렷하고 구체적이든,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그림이 머릿속에 있습니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 비전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금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다양한 펀딩 유형의 차이점이나, 펀딩을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 앞에서 여러분의 스튜디오나 프로젝트를 피칭하기에 앞서 발표 대상이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여러 펀딩 유형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요약했습니다.
벤처 캐피탈, 엔젤 투자자, 프로젝트 펀딩, 지분 투자... 이게 다 무슨 뜻일까요?
사모펀드(또는 'PE'): 사모펀드 투자는 투자자들이 상장 기업을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경우 또는 아직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지분을 개인 또는 업체가 사들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자는 비디오 게임 업계에서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의 목표는 회사의 성장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입니다.사모펀드는 매우 다양하며 수동적인 역할을 택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반면에 지침을 제시하고 경영을 지원하면서 적극 개입하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보통 사모펀드 업체는 규모가 있지만 실적을 내지 못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그 기업을 재건하고 큰 수익을 올리고자 합니다.
비디오 게임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업체로는 프로비던스 이퀴티 파트너스(Providence Equity Partners), 인사이트 벤처 파트너스(Insight Venture Partners),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등이 있습니다. 비디오 게임 업계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도 있습니다. 게임 개발 스튜디오와 업계 선도업체를 지원하는 이 새로운 그룹에는 메이커스 펀드(Makers Fund), 코우룬 나이츠(Kowloon Nights), 히로 캐피탈(Hiro Capital) 등이 있습니다.
벤처 캐피탈(또는 'VC')은 전반적인 초기 단계 투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작지만 유망한 기업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고자 하는 사모펀드, 금융 기관, 개인 투자자에 의해 이뤄집니다. VC는 위험을 수반하지만 신규 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VC는 보통 자신들의 위험을 최소화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사회 의석이나 의결권 등을 통해 기업 거버넌스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합니다. 투자자의 의결권은 보통 창업자에 비해 약소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임금 인상, 지적재산권 판매, 기타 중요한 사업상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를 요구할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게임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 업체로는 세쿼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 바이어스(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이 있습니다.
엔젤 투자자: 엔젤 투자자는 보통 자수성가하고 경험 많은 기업인이거나 숙련된 임원입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전문적 또는 학문적 경험을 보유한 분야에 투자하며 잘 확립된 사업 계획과 탄탄한 경영팀을 갖춘 기업을 찾습니다.
'엔젤 투자자'라는 말이 천사처럼 들릴지 몰라도 이들 또한 투자에서 수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입니다. 다만 이들은 전문적인 지도, 멘토십, 신생 기업이 연락을 취하기 어려운 거물 투자자와의 교류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뿐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2012년 더블 파인 어드벤처(Double Fine Adventure, 이후 브로큰 에이지(Broken Age)로 개명)는 첫 비디오 게임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 킥스타터(Kickstarter)를 게임 개발자들의 고려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이디어는 단순합니다. 출시 전에 게임을 사람들에게 발표하고 투자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크라우드 펀딩은 복잡하고, 치열하며, 다소 스트레스 받는 일입니다. 거품이 사라진 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2019년 비디오 게임은 킥스타터에서 1,69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2012년 5,000만 달러 이상이었던 액수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입니다. 지금까지 5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게임 카테고리에서 발표됐으며, 2만 개 이상이 펀딩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이 카테고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TRPG 캠페인 보드게임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법 같은 비디오 게임 펀딩 방식은 아니지만, 적절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해볼 만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계획하는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킥스타터가 인기지만 인디고고(Indiegogo)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프로젝트에도 후원자의 개발자금을 전달하는 등 차별화된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투자: 크라우드 투자 모델은 크라우드 펀딩의 풀뿌리 커뮤니티 형성과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 프로젝트 펀딩을 결합한 것입니다. 2015년 설립된 피그(Fig)는 크라우드 펀딩과 소액 투자를 추진하는 큐레이션 플랫폼입니다. 이 모델은 39개 캠페인 중 25개(64%)를 성공시키는 성과를 냈습니다. 여기에는 더블 파인(Double Fine)에서 출시 예정인 사이코너츠 2(Psychonauts 2)와 드라스틱 게임즈(Drastic Games)의 사운드폴(Soundfall)도 포함됩니다. 또한 이 플랫폼은 출시된 11개 게임 중 5개에서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줬습니다. 5개 게임에서는 수익이 났고 6개 게임에서는 개발자금을 거의 전액 회수했습니다. 피그는 계속해서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얼리 액세스 상태인 게임에 대한 펀딩 캠페인인 '오픈 액세스'라는 모델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일부는 크라우드 펀딩과 크라우드 투자를 성장 동력이라고 보지만, 피그의 설립자이자 CEO인 저스틴 베일리(Justin Bailey)는 이를 성공 공식으로 여기는 데 우려를 표했습니다. 베일리는 개발자들이 어느 정도 추진력을 얻은 다음에야 이런 캠페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실제로는 개발자가 이미 가진 것을 크게 키우는 편이 더 잘 됩니다."라고 베일리는 설명했습니다. "모두가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합니다. 누구나 모멘텀이 이미 확립되었을 때 더 좋아하죠. 일이 진행되게 만드는 것이 아주 어려울 뿐입니다. '이 캠페인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이용자 수와 펀딩의 절반 이상은 내가 가져오겠어'라고 생각하고 들어와야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 크라우드 투자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퍼블리싱: 전통적 방식의 퍼블리싱 또한 개발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모델이 있지만, 보통 퍼블리셔는 개발 초기 펀딩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마케팅, 홍보, QA, 현지화, 퍼스트파티 관계 등)를 제공하여 개발사가 게임 개발과 관련되지 않은 업무를 처리하는 대신에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데만 주력하도록 지원합니다. 퍼블리싱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하게 다루겠습니다.
주요 퍼블리셔에는 EA, 액티비전(Activision), 2K, 유비소프트(Ubisoft),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Interactive Entertainment),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 반다이 남코(Bandai Namco),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소니(Sony), 닌텐도(Nintendo), 디볼버 디지털(Devolver Digital), 로 퓨리(Raw Fury) 등이 있습니다.
지원금 및 세액공제 혜택: 스튜디오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특정 유형의 펀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인터랙티브 미디어 업계의 현지 기업에 제공되는 정부의 금융 지원으로는 캐내디언 미디어 펀드(Canadian Media Fund)와 UK 게임즈 펀드(UK Games Fund) 등이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와 캐나다 퀘벡 주 같은 지방 정부는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합니다.
또한 일부 기업은 특정 툴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나 펀딩 기회를 제공합니다. 에픽 메가그랜트는 게임과 툴 개발자를 포함하여 학생, 교육자,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터 등 폭넓은 프로젝트와 크리에이터에게 총 1억 달러의 펀딩을 제공합니다. 언리얼 엔진으로 작업하시거나 커뮤니티를 위한 오픈소스 툴 및 리소스에 기여하고 계시다면 에픽 메가그랜트를 신청하는 것이 좋은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펀딩은 문제가 아니라 기회입니다
펀딩을 준비할 때는 여러분과 잠재적인 투자자의 동기가 일치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금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해결책이 필요한 문제로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필요에 의해 가족과 친구를 설득하여 프로젝트 지원을 받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투자 커뮤니티를 움직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그런 사람을 매일 봅니다. '안녕하세요, 자금이 필요합니다. VC든 퍼블리셔든 은행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냥 자금이 많이 필요합니다.'라는 식이죠."라고 익스큐션 랩스(Execution Labs)의 제이슨 델라 로카(Jason Della Rocca)는 말합니다. "그런 식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기회를 찾고 있다고 델라 로카가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의 스튜디오나 게임에 투자하는 일이 문제처럼 여겨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돈을 주는 사람들은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기회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마련입니다."라고 델라 로카는 설명합니다. "여러분의 어머니 입장에서의 기회는 은행 입장의 기회와 다르겠죠. VC의 입장이나 플랫폼 또는 퍼블리셔의 입장에서도 기회는 다 다를 겁니다."
델라 로카가 말하는 '펀딩 부족' 문제를 투자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로 바꾸어 생각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기회는 팀이 잘하는 것을 파악하고, 함께 일하는 인재의 장점을 내세우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서 중대한 갈림길이 생깁니다. 바로 프로젝트 펀딩 대 기업 지분 파이낸싱이죠.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다룰 것입니다.
원칙에 따라 펀딩을 추진하세요
펀딩을 찾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분 투자 또는 프로젝트 펀딩을 받는 과정은 장기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투자자와 여러 해 동안 함께 일하게 될 것이므로 알맞은 상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계약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유일한 투자 제안조차 거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탄탄한 스튜디오나 훌륭한 게임 콘셉트가 있다면 다른 제안도 금세 뒤따를 것입니다.
여러분이 개발자금 제공자에게 어떤 기회를 줄 것인지가 중요한 만큼 여러분이 투자자와의 관계에서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펀딩을 찾을 때 여러분의 핵심 원칙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모스(Moss)를 제작한 폴리아크(Polyarc)는 알맞은 투자자를 찾기까지 수년이 걸렸습니다.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탬 암스트롱(Tam Armstrong)은 지분 투자와 프로젝트 펀딩 가운데 어느 쪽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만 몇 년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프로젝트 펀딩에서는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우리가 원하지 않는 제약이나 요구 사항이 따라왔습니다."라고 암스트롱은 말했습니다. "좋고 나쁨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는 지적 재산권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당시 프로젝트 파이낸싱 옵션에서는 그것이 허용되지 않았죠. 반면 지분 투자의 경우 투자자들이 해당 지적 재산권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유지할 수가 있었습니다."
암스트롱은 물론 프로젝트 펀딩 가운데도 개발자가 지적 재산의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률 자문이 계약서를 검토하여 지적 재산 소유권, 통제, 사용에 대해 사례별로 조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결국 폴리아크는 지분 투자를 추진했지만, 이는 지적 재산권을 독점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지분 투자자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저희는 투자자가 회사의 성공을 함께 지향할 때의 이점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암스트롱은 설명했습니다. "저희가 받는 자금의 목적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이라는 저희의 목적과 비슷하다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