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6

ECHO, 진정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

By Brian Rowe,

가끔씩은 적으로 출현하는 인공지능이 너무 자비가 없어서 게임의 진행이 꽉 막힐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플레이어들은 계속해서 도전하고 또 도전해, 적의 패턴을 익히고 반사신경에 최대한 집중하며 자신의 능력을 날카롭게 연마합니다. 하지만, 만약 적이 플레이어 자기 자신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신작 ECHO에서는 플레이어의 분신이 적으로 출현합니다. '궁전' - 고대 문명이 남긴 수수께끼의 유적 - 에서 만들어진 에코(메아리)는 플레이어와 똑같이 생겼고, 똑같이 행동합니다. 또한 아주 중요한 점은 이 에코들이 플레이어를 보고 학습하고 행동을 보고 익숙해지며, 이런 지식들을 플레이어에게 덤벼들 때 써먹는다는 점입니다. 플레이어가 달리면 달릴수록 에코는 더 빠르게 달리게 되며, 플레이어가 총을 쏘면 쏠수록 날아오는 총알은 점점 더 정확해집니다.

그러니 플레이어들이 이런 적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결정하는 것은 게임 전체의 클리어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일입니다. 에코는 출현할때마다 이전에 플레이어가 내렸던 선택들을 학습한 상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의 결과를 생각하면 얼마만큼만 실력을 발휘해서 에코를 상대해야 할지 잘 가늠해야 합니다.

ECHO는 Ultra Ultra 개발사의 데뷔작입니다. 제작사의 CEO이자 게임 디렉터 Martin Emborg(마틴 엠보그)는 어떤 아이디어를 통해 ECHO를 만들게 되었는지, 이런 독특한 인공지능을 가진 게임을 만들면서 어떤 난관에 부딪혔었는지, 또 이런 과업을 성취하는데 왜 언리얼 엔진 4를 선택했는지 등을 친절한 인터뷰를 통해 말해주었습니다.

Q: ECHO는 Ultra Ultra 개발사의 첫 작품이잖습니까. 예전에도 언리얼 엔진 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또 이번 프로젝트에 언리얼 엔진 4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틴: 저희들 대부분은 IO-Interactive 사에서 일했었고, 거기서는 개발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엔진인 Glacier 2를 사용했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개발사를 설립하고 나니 새로운 개발 도구를 찾아야만 했죠. 사실 타이밍도 기가 막혔어요. 스튜디오가 ECHO를 구상하고 있던 당시에 엔진이 출시되었으니까요. 어떤 엔진을 사용해야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시각적 정확도를 구현해낼 수 있을까 알아보던 차에, 그 때 뜬금없이 언리얼 엔진 4가 개발 발표를 하더니 출시가 된 거죠. 꼭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딱 우리가 구현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완벽하게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엔진이, 주머니 사정에 딱 맞춰서 출시가 된 거예요. AAA급 개발사에서 뛰쳐나오자마자 동급의 게임 엔진으로 인디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더군요.

Q: Ultra Ultra라는 개발사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진건가요?
 
마틴: 그게 바로 저희 회사의 비전입니다!

Q: 개발 팀원 중 상당수가 AAA 개발사에서 일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인디 개발사로 전환해보니 어땠습니까? 또 인디 개발사로 전환한 직후에, 이런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했던 부분이 있었나요?
 
마틴: 어떤 사업이든 일단 설립을 하고 경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존경심부터 들게 되더라구요. 제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IO-Interactive의 리더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사를 운영하는 것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가장 중요한 동기는 바로 저희가 원하는 게임을 저희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유롭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동기를 부여해주는데다, 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훨씬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거죠. 그런 면에서 진정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가끔씩 창의적인 활동보다 물류 관리같은 경영적인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하는 점은 좀 별로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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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게임의 주인공 En(엔)은 누구고, 왜 '궁전'으로 가게 되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마틴: 많은 게임에서는 별 볼일 없거나 그냥 평범한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수수께끼의 사건에 휘말리는 스토리를 차용하곤 하죠. ECHO에서는 아예 주인공 자체를 수수께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플레이어는 엔의 정체와 엔이 궁전에 오게 된 이유를 하나 둘씩 알아가게 됩니다. 게임 스토리를 스포일러하지 않는 선에서 말씀드리자면, 엔은 누군가를 다시 되살려내기 위해 갔다고만 말씀드리죠. 하지만 이 누군가가 왜 죽었고, 엔과의 관계는 무엇이었고, 대체 어떤 이유로 엔에게 그토록 중요한 사람인지는 플레이어가 직접 알아내어야 할 과제 같군요.

Q: ECHO는 시각적으로도 굉장히 황홀한 게임인데요. 일반적인 SF 장르로부터 기대하는 풍경과는 꽤 차이점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그래픽 스타일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인가요
 
마틴: 돌이켜 생각해보면, 게임 속 그래픽 스타일의 아이디어는 아마 J. L. 보르헤스의 명저인 "바벨의 도서관"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일 겁니다. 단편 속에 무한이라는 개념을 품어, 아주 아름다우면서 사람의 의식을 사로잡는 명작이죠. 굉장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깁니다, 뭐 도서관 그 자체에 대한 묘사는 상당히 부족한데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뭐 영원을 논하기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니까요. 물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나 메모리즈 같은 영화들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았죠. 또 사람들이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작품을 콕 찝어서 여기서도 영향을 받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또 곰곰히 생각해보니 실제로 영향을 받은 경우가 꽤 많았어요. 그 전까지만 해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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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코가 플레이어의 행동을 통해 학습한다면, 정말 최악의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 되겠군요. 이런 컨셉은 대체 어디서 영감을 얻으신 건가요? 또 에코는 어떤 행동들을 배울 수 있죠?
 
마틴: ECHO의 장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자면, 그 어떤 게임보다도 플레이어 그 자신을 가장 흥미롭고 복잡한 요소로 만들어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이 점을 핵심 게임 플레이로 초점을 맞췄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할 수 있는 것, 하는 행동, 보여주는 반응, 이 모든 것은 곧장 에코가 학습해서 결국 플레이어나 적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써먹게 될 것입니다.

게임의 맵 역시 초반에는 굉장히 직관적이고 일직선적으로 구성이 되어있지만, 레벨을 진행할수록 점점 에코들과 '만나는' 구간을 많이 만들어 둘 겁니다. 또 이런 학습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에코를 가르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고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될 겁니다. 에코에게 뭔가를 가르쳐서 플레이어가 당장 득을 보았다 한들, 궁극적으로 에코는 이렇게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플레이어에게 해를 입히려 들 것이니까요.

뭐 그렇다 한들, 에코에게 가르쳐서 일방적인 우위를 얻을 수 있는 행동들도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에코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 있죠. 뜬금없이 사과를 먹으려고 갑자기 멈췄다고 칩시다. 그 순간부터 사과를 먹는 행동을 학습한 에코들은 과일이 보일 때마다 거기 집중하느라 근처에 있는 플레이어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될 겁니다.

Q: 플레이어들은 혹시 에코가 너무 강해지지는 않을까 신경을 써야 할까요?
 
마틴: 물론이죠, 당연한 말씀입니다! 플레이어는 언제나 에코를 너무 강력하고 위험하게 만들지 않는 선까지만 행동하면서 목표를 완수하고 싶어질 겁니다. 항상 어떤 행동을 할지 주의깊게 결정하면서 플레이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만, 언제나 말은 쉬운 법입니다. 플레이어는 플레이 도중에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이나 생존 본능 등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높죠. 그러면 플레이어는 본격적으로 상황을 봐가면서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니, 저는 그 때부터 바로 게임의 진가가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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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런 플레이어의 행동과 인공지능의 행동, 그리고 라이팅의 끊임없는 조화는 레벨 디자인으로 접근하는 과정에 어떤 영향을 끼쳤습니까?
 
마틴: ECHO는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의 행동 하나하나는 그대로 적들에게 학습되며, 이로 인해 서서히 강력해지는 적들의 능력은 게임의 클리어 자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뭐든지 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려가며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따라서 레벨 디자인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목표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고, 이로 인해 수많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에코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칠수록 똑같은 레벨의 공략 과정도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선택이 누적되는 만큼 전략에도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에코들에게 문을 사용하고 헤엄을 치는 등 간단한 능력만을 부여했다 쳐도, 그 순간 맵을 순찰할 수 있는 범위가 엄청나게 역동적으로 변해버립니다. 원래는 안전범위였던 곳이 완전히 위험한 곳으로 뒤바뀌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할 수 있는 것이죠. 근본적으로 저희는 레벨 디자인을 할 때 이런 에코의 행동양식을 퍼즐 요소로 활용해 레벨을 클리어할 수 있도록 설계를 했습니다.
 
Q: 아무래도 에코의 학습 메커니즘 개발을 통해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게임 요소를 개척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언리얼 엔진 4를 통해 대체 어떻게 이런 요소를 만드실 수 있었습니까?
 
마틴: 인공지능 제작은 엄청난 과제였습니다. 처음에는 플레이어의 행동을 한번 익히면 매우 긴 주기동안 완벽하게 따라하며, 학습한 행동을 실행할 때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요소들을 고려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굉장히 흥미롭기는 했지만,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게임 플레이에 무작위적 요소가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느껴졌을 뿐더러 좋은 게임 플레이 경험을 만들어내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플레이어는 자신이 에코에게 뭘 가르쳤는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이를 통해 다음 행동을 예상하여 몇 수는 앞서서 움직이는 것이 게임의 본래 컨셉이었습니다. 따라서 개발팀은 훨씬 짧은 주기를 두고 행동을 학습하며 필요없는 행동은 잊어버리는 역동적인 인공지능을 만들어내야만 했습니다.

대부분의 인공지능은 C++로 만들었지만, 언리얼 엔진의 내비메시 시스템은 굉장히 강력하고 빠른 도구인지라 인공지능을 역동적인 존재로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기능이야말로 에코의 행동양식을 실현시킬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소였으며, 프로젝트 초반에 빠른 이터레이션 작업과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데에도 엄청난 도움이 되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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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ECHO의 제작 과정에서 예상보다 훨씬 유용했던 언리얼 엔진 4의 기능이 있었습니까?

마틴: 블루프린트는 전체 제작과정을 엄청나게 끌어올려준 유용한 도구입니다. 팀원들 대부분이 블루프린트를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거나, C++ 다시 컴파일하고 로드하는 귀찮은 짓을 하지 않고도 많은 요소들을 수정할 수 있었어요. 또한 프로그래머들도 간단한 조언만으로 개발팀 동료들의 블루프린트 디버깅을 도와줄 수 있었죠.

또한 언리얼 엔진 4의 최적화 수준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계속 무거운 그래픽을 추가하다보니, 퍼포먼스가 상당히 떨어져서 거의 플레이가 불가능할 지경이 될 거라 예상을 했었죠. 하지만 놀랍게도 언리얼 엔진은 거뜬히 극복해내더라고요.

그리고 언리얼 개발자 커뮤니티의 도움이 없었다면 개발기간은 훨씬 길어졌을 겁니다. 정말 귀중한 답변들을 많이 받았어요.

Q: 최근에 개최되었던 PAX West 행사에 ECHO를 출품하셨었죠. 대중에 데뷔작을 처음으로 공개하던 심정은 어떠셨나요?
 
마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엄청 긴장했었어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반응이 엄청나게 긍정적이더라고요! 첫번째 그룹이 게임 데모를 플레이하기 시작하니 정말 신경쇠약에 걸릴 것 같았어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번째 플레이에서는 굉장히 빨리 죽더라고요. 이렇게 빨리 죽어나가다보니 사람들이 그냥 재미없다고 게임을 집어치우고 가버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도 되더군요. 하지만 다들 한번 익숙해지니, 굉장히 오랫동안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던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게임을 공개한다는 것은 게임 개발자에게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사람들이 우리가 만드는 게임을 기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자체가 엄청난 동기부여를 해주거든요. 그러니 ECHO를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더더욱 노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Q: 에코의 개발 과정이나 더 많은 정보에 대해 알고 싶다면 어디로 가면 될까요?

마틴: Echo-Game.com에서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 @theUltraUltra 트위터 계정과 Facebook.com/uullttrraa페이스북 페이지도 팔로우하셔서 더 많은 정보를 계속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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