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와 슈퍼빌런의 가상 세계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을 보며, 그처럼 비범한 캐릭터들이 평범한 시민 역할을 맡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구체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주인공들이 단조로운 칸막이로 가득한 평범한 사무실을 오가며 직장 생활에서 오는 인간 관계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LA에 기반을 둔 개발사 애드혹 스튜디오(AdHoc Studio)는 2022년 디스패치(Dispatch) 개발을 시작하며 바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이 게임은 미국 드라마 오피스(The Office)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를 가진 내러티브 중심의 슈퍼히어로 오피스 코미디로, 모든 선택이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게임은 지난해 출시 이후 여러 시상 부문에서 인정받았으며, 스토리와 세련된 비주얼, 그리고 에런 폴(Aaron Paul), 제프리 라이트(Jeffrey Wright), 에린 이벳(Erin Yvette), 로라 베일리(Laura Bailey), 트래비스 윌링햄(Travis Willingham), 매튜 머서(Matthew Mercer) 등 화려한 성우진에 대해 플레이어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작지만 강한 애드혹 팀은 게임 업계의 경험을 어떻게 활용해, 출시 10일 만에 100만 장 이상을 판매하는 동시에 에피소드형 어드벤처 장르를 더 발전시킬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언리얼 엔진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이 슈퍼히어로 프로젝트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애드혹의 CTO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데니스 레나트(Dennis Lenart)와 리드 프로그래머 세스 킹슬리(Seth Kingsley)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디스패치가 거둔 모든 성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프로젝트를 아직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게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슈퍼히어로 오피스 코미디라는 콘셉트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CTO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데니스 레나트: 디스패치는 현대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슈퍼히어로 오피스 코미디입니다. 플레이어는 로버트 로버트슨(Robert Robertson), 일명 메카맨(Mecha Man)으로 플레이하게 됩니다. 숙적과의 대결에서 메카 슈트가 파괴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슈퍼히어로 디스패치 센터에서 영웅이 아닌 디스패처의 역할을 맡게 되죠. 전직 슈퍼빌런들의 갱생을 담당해 팀을 관리하고 사내 관계를 헤쳐 나가며 복수를 위해 슈트를 재건해야 합니다.
디스패치 개발을 시작했을 때, 저희는 오피스 같은 코미디 TV 프로그램에서 가장 좋아하는 요소들을 가져와 어벤져스(The Avengers)와 같은 슈퍼히어로 팀의 재미있고 환상적인 세계와 결합한 경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비범하고 강렬한 색감을 가진 캐릭터들이 단조로운 칸막이로 가득한 사무실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초기부터 저희를 매료시켰던 이미지였고, 이를 바탕으로 콘셉트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또한 소규모 팀으로서, 캐릭터들이 반복 등장하는 사무실 같은 시트콤 스타일의 공간으로 게임의 배경을 제한한 점도 예산 측면에서 도움이 됐습니다.
내러티브 중심의 프로젝트로서 디스패치의 상호작용 요소에 대한 핵심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에피소드 기반 어드벤처 게임 장르를 어떻게 한 단계 발전시키고자 하셨나요?
레나트: 내러티브와 게임플레이 요소가 매끄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저희에게는 매우 중요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인 로버트가 일상적인 직업으로 디스패처 역할을 맡은 것은, 플레이어가 ‘게임적인’ 요소들을 즐기는 동안 활용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맥락을 만들기 위한 방식이었습니다. 근무가 끝나면 그는 헤드폰을 벗고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할 사내 정치와 갈등에 휘말리게 됩니다. 다만 이 게임의 경우, 동료들이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디스패치의 상호작용에 있어 저희의 목표 중 하나는 이전에 작업했던 게임들보다 더 깊이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었으며, 동시에 누구나 쉽게 시작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단순함을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무 단위로 인원을 배치하는 방식이 지닌 전략적 성격은 이를 구현하기에 가장 완벽한 방법이 되었습니다. 프리 프로덕션과 프로덕션 전반에서 오랜 기간 이를 반복 작업하며, 전체 시즌 콘텐츠에 걸쳐 확장해 적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내러티브 씬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애드혹의 첫 오리지널 타이틀인 이 프로젝트에 언리얼 엔진을 선택하신 이유와, 개발 과정에서 특히 돋보였던 UE 기능은 무엇인지 그 이유와 함께 설명해 주시겠어요?
레나트: 저희는 2022년에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언리얼 엔진 4.27을 사용했습니다. 개발이 상당히 진행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엔진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면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출시까지 해당 버전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는 UI 아티스트들이 겪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게임패드 지원의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 언리얼 엔진 5의 ‘CommonUI’ 기능을 4.27 버전으로 백포팅했습니다. 이를 통해 UI 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모두가 공통된 시스템으로 게임패드 지원을 구축할 수 있었고, 이전처럼 훨씬 더 많은 수작업이 필요하지도 않았으며, 대부분 문제없이 작동했습니다.
애드혹 스튜디오는 어디에 위치해 있으며, 디스패치를 개발하는 팀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레나트: 저희는 2018년 설립 이후 원격 근무를 중심으로 운영해 온 스튜디오입니다. 덕분에 전 세계 각지의 재능 있는 개발자들로 팀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와 비교적 가까운 시간대에 있으며, 이곳에 있는 인원이 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애드혹의 내부 핵심 팀은 약 30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 단계에 따라 프로젝트 필요에 맞춰 외부 계약직원이나 외주 파트너를 추가로 투입해 팀 규모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디스패치 방식의 게임플레이를 어떻게 개발하셨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어떻게 찾아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빠르게 반복 작업을 진행하는 데 언리얼 엔진 기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레나트: 블루프린트는 저희 팀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UI/UX 아티스트들이 매일 함께 작업하면서 반복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내부 플레이테스트도 자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디자이너들은 종종 새로운 기능을 스스로 만들어내곤 했는데, 이는 저희 같은 소규모 팀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플레이 가능한 수많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제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플레이테스트할 수 있는 역량 덕분에, 때로는 즉석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며 반복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희의 핵심적인 '근무 단위 디스패치' 메커니즘은 개발 과정 내내 계속해서 발전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한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블루프린트였습니다.
상징적인 캐릭터들을 생동감 있게 구현하는 데 엔진 내 애니메이션 툴을 활용하셨나요? 그렇다면 이를 통해 어떤 이점을 얻으셨나요?
레나트: 앞서 언급했듯이, 저희는 프리비즈가 필요한 게임의 주요 장면에서 시퀀서의 컨트롤 릭 키프레이밍을 활용했습니다. 저희는 소규모 팀이었기에, 애니메이터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시퀀스를 열어 타임라인을 확인하며 동선과 씬 배치를 편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