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역설!의 비주얼과 게임플레이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게임이나 영화는 무엇인가요?
탕기: 플레이데드(Playdead)의 게임들부터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프로젝트를 구상할 당시에는 인사이드(Inside)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분명히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시네마틱한 접근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특히 분위기와 무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작품과의 공통점은 주로 내러티브가 환경을 형성하고, 그 환경이 다시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을 이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그런 어두운 분위기를 의도하지 않고, 유머와 만화 같은 느낌을 유지하는 방향을 지향했습니다.
지금의 다윈을 보면, 저희 어린 시절에 즐겼던 많은 게임들이 참고가 됐습니다. 최근 게임들 중에서는 비주얼부터 게임플레이까지 언래블(Unravel), 오리(Ori), 리틀 나이트메어(Little Nightmares) 같은 작품들도 떠오릅니다.
또한 오래된 포인트 앤 클릭 게임들, 특히 루카스아츠(LucasArts) 작품들도 이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서사뿐만 아니라, 특유의 부조리한 유머(촉수도 영향일까요? 아마도요…)와 전반적인 만화풍 비주얼 역시 참고가 되었죠.
오자르: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한 세대를 풍미했던 레트로 게임 문화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차세대 혁신과 클래식한 올드스쿨 감성을 결합한 메탈 기어 솔리드(MGS), 툼 레이더(Tomb Raider), 어스웜 짐(Earthworm Jim) 같은 작품들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다양한 곳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언차티드(Uncharted), 툼 레이더 같은 대표적인 게임부터 레이더스 오브 더 로스트 아크(Raiders of the Lost Ark) 같은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비주얼과 유머 측면에서는 한나-바베라(Hannah-Barbera)의 고전 애니메이션이나 루니 툰(Looney Tunes) 같은 작품들도 좋은 참고가 됩니다. 미카와 저는 로드 러너(Road Runner)와 와일 E. 코요테(Wile E. Coyote)를 특히 좋아합니다. 여행과 이국적인 요소라는 주제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험에 깊이와 모험적인 감각을 더해 줍니다.
오드월드: 에이브스 오디세이(Oddworld: Abe’s Odyssey) 역시 큰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저는 드러나든 그렇지 않든, 강한 스토리텔링과 인상적인 비주얼이 결합된 게임을 좋아합니다.
많은 분들이 다윈의 역설!을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를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처음부터 팀의 목표 중 하나였나요?
탕기: 네, 물론입니다. 저희는 비주얼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차별화된 비주얼과 플레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해답은 단순히 그래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연출, 게임플레이와 시네마틱 간의 자연스러운 전환, 그리고 음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는 플레이어를 하나의 견고한 세계로 온전히 몰입시키려는 저희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오자르: 이를 위해 2.5D 플랫포머 형식을 선택했습니다. 한때 3D 버전도 시도해 봤지만, 결국 내러티브를 보다 선형적인 흐름으로 이끌어 모든 요소를 세밀하게 제어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액션과 스토리텔링의 흐름을 조율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게임 경험을 더욱 매끄럽게 만들고, 플레이어가 단순히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스토리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탕기: 그렇기 때문에 화면에서 UI를 최대한 배제해, 몰입감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오자르: 다만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입었는지, 발각되었는지 등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사운드 없이 플레이하거나 게임패드 입력 없이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가 있기도 하죠. 그래서 다윈의 애니메이션과 몸의 색상 변화 등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다윈이 문어라는 설정 덕분에 이러한 표현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문어를 주인공으로 한 선택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다윈의 사실적인 움직임과 이동 방식(예: 빨판, 벽 타기, 좁은 틈 통과)을 구현하기 위해 언리얼 엔진을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오자르: 부드럽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문어의 특성에 걸맞은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Maya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과 실제 물리 기반의 움직임을 적절히 결합하고 싶었습니다. 언리얼 엔진은 이 두 요소를 매우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게 해주었죠. 제작 초기에는 한동안 다윈에게 단 두 개의 애니메이션만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는 엔진이 제공하는 가능성을 계속 되짚어 보고 새롭게 고민하는 과정을 즐깁니다. 종종 언리얼 엔진을 둘러보고 블루프린트 노드를 발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리고 준비가 되면 캐릭터를 거의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수준으로 재구성하며, 모든 동작을 다시 설계하는 동시에 프로그래밍을 단순화하고 복잡성을 최소화합니다.
언리얼 엔진은 매우 깊이 있고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작업을 진행하는 내내 새로운 툴을 계속 발견하게 됩니다. 캐릭터 역시 개발 전반에 걸쳐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진화해 왔다고 볼 수 있죠.
게임의 잠입과 플랫포밍 메커니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다윈의 특성은 무엇이며, 이러한 메커니즘을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하고 다듬는 데 UE가 어떻게 도움을 주었나요?
오자르: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벽 타기 능력입니다. 다윈은 어떤 형태의 물체든 360도 자유롭게 매달려 이동할 수 있죠. UE의 블루프린트는 이런 요소들을 마음껏 실험하고 확장해 볼 수 있는 훌륭한 툴입니다. 에디터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우클릭만으로 특정 노드에 대해 엔진이 기본 제공하는 모든 기능과 노드를 탐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도, 제공되는 다양한 옵션을 살펴보면 이미 구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덕분에 익숙한 방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게 되고, 작업을 진행할수록 자연스럽게 이해의 폭도 넓어집니다.
다윈의 위장과 먹물 효과를 구현하는 데 언리얼 엔진의 머티리얼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오자르: 문어의 본래 능력 중 하나가 위장이기 때문에, 이를 엔진 내에서 모방해야 했습니다. 월드를 캡처한 뒤 동일한 텍스처를 캐릭터의 실제 텍스처에 재투영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며, 이는 언리얼 엔진에서 머티리얼과 렌더 타깃을 활용하면 매우 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탕기: 맞습니다. 단순히 '투명하게' 보이는 것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는 그림자를 표현할지, 적들이 실제로 무엇을 보게 할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오자르: 먹물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게임 메커니즘과 관련된 요소입니다. 물속과 물 밖에서 예측 가능한 궤적에 따라 먹물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중심으로 설계했습니다. 이 게임은 2D이지만 깊이감이 있습니다. 배경 오브젝트에도 먹물을 발사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여기서는 플레이어에게 올바른 피드백을 전달하는 인터페이스 설계가 더 큰 과제였습니다.
ZDT의 개발 팀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언리얼 엔진 5는 개발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탕기: 저희 팀은 핵심 인력 15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일부는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음성이나 음악 등 특정 분야에서는 외부 계약자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오자르: 언리얼 엔진은 매우 다양한 기능과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각 구성원은 자신에게 맞는 작업 환경과 역할에 집중하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맞춤형 방식 덕분에 각자의 전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고, 작업 결과를 팀 전체와 즉시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모든 팀원이 프로젝트 전반의 진행 상황을 항상 함께 공유할 수 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블루프린트 비주얼 스크립팅을 활용하셨나요?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셨나요?
오자르: 네, 다윈의 역설!에는 변화가 많은 메커니즘이 포함되어 있어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필수였습니다. 독특한 메커니즘을 테스트하고,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흥미롭지 않다면 과감히 제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반복 작업이 매일 이어지는 만큼, 이러한 과정을 매끄럽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했습니다.
테크니컬 디렉터 시몽 잠뷔: 블루프린트 비주얼 스크립팅은 주로 게임플레이와 환경 메커니즘을 빠르게 프로토타이핑하기 위한 핵심 툴로 활용됐으며, 이를 통해 신속한 반복작업, 실험, 그리고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간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노드 기반 구조 덕분에 로직을 빠르게 수정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 반복 작업의 효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기능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성능, 확장성, 장기적인 유지관리 관점에서 평가해 블루프린트를 유지할지 C++로 전환할지를 결정했습니다. 많은 경우, 성능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반복 작업과 가독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면 블루프린트를 최종 구현 단계까지 그대로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블루프린트를 게임플레이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레벨별 내러티브 연출과 특정 이벤트를 구성하는 데에도 폭넓게 활용했습니다. 이 툴은 매우 사용자 친화적이어서,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는 게임 디자이너나 레벨 디자이너도 코드 작성 없이 타이밍, 흐름, 상호작용을 직접 제어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내러티브 콘텐츠를 더 쉽게 반복 작업하고, 창작을 주도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고, 스토리텔링과 게임플레이 간의 긴밀한 조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UI 메뉴 역시 블루프린트를 활용하기에 매우 적합한 영역이었습니다. 작은 로직이나 레이아웃 변경을 빠르게 적용하고 즉시 테스트하며, 긴 처리 시간 없이 빠르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매우 신속하게 반복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